재호한인교육
소수민족5호
AMA
게시일 2025.04.30  | 최종수정일 2025.05.12

호주의 원주민을 말한다.

원주민, 백인 그리고 이민자

 
* 참석자 *
앤 그레이 (호주교회협의회 원주민국 국장)
앤드류 커티스 (빈민지역 백인목사)
죤 가벳 (호주 도시 농촌 선교부 간사)
양명득 (연합교단, 소수민족선교원 원장, 사회)
 
양 : 안녕하세요. 오늘 저희 선교원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이렇게 원주민과 백인과 우리 아시아 이민자들이 한자리에 앉아 이야기할 기회가 드물어요. 원주민과 백인 사이, 백인과 이민자 사이에 대화가 꽤 있는데 이민자와 원주민 사이에 대화는 거의 없는 편이군요. 오늘 이 자리를 통해 호주 사회 속의 인종 문제와 다문화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함께 일을 찾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모색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먼저 이 호주의 원주민 사회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할까요.
 
그레이 : 우리 원주민들은 사실 이민의 희생자들이지요. 200년 전 유럽에서 이곳에 이민 온 백인들의 정착에서부터 원주민들의 생활, 문화 등이 파괴되기 시작했어요. 때때로 호주의 백인들이 이 땅에 오래 산 것처럼 얘기하는데 불과 200년 밖에 안되요. 우리 원주민들은 이 땅에 적어도 40,000년 전부터 살았어요. 그런데 백인들의 기술과 과학으로 전체 인구의 2% 정도 밖에 안되는 소수 그룹으로 만든 것이지요. 우리 원주민들도 이것을 많이 알고 있어요.
 
가벳 : 현재 백인들 사이에는 원주민 문제로 죄의식을 느끼고 있어요. 200년 전 우리 조상들이 정말 원주민들에게 그런 짓을 했나 믿지 못하다가 역사책에서 실제로 읽고 듣고 깨달아 창피하기도 하고 하지요. 그런데 문제는 지금의 백인들도 비슷한 방법으로 원주민들을 무시하고 차별하고 있는데 그것을 보지 못하는 것 같아요. 200년 전에는 무력으로 원주민들을 죽이고 몰아냈지만 지금은 구조적으로 원주민들이 사회에 참여하기 어렵게 돼있지 않습니까?
 
그레이 : 2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별로 없어요. 원주민들이 이곳 시민으로 인정된 때가 1968년 이였어요. 22년 전에야 투표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어요. 스스로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백인들이 역사를 왜곡하고 자기 자녀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고 그래서 지금까지 원주민 이슈가 심각하게 논의되지 못했던 것이지요. 항상 이 사회에서 소외당한 겁니다.
 
양 : 백인들의 대부분 태도는 거의 바뀌지 않았지만 원주민들의 의식은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해지고 원주민들의 대응도 점점 조직화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100년 전에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사회 곳곳에 원주민들의 단체가 있어 백인 정부에 압력을 가하는가 하면 또 한편으로는 백인들을 교육시키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원주민들에게 동정적인 백인들과 이민자들이 상당히 있어요. 일례로 이제는 NSW주 고등학교에 원주민 역사를 선택과목으로 가르치고 있어요. 막 자라나는 백인 자녀나 이민자 자녀들이 원주민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이것 또한 원주민들의 투쟁 결과죠.
 
커티스 : 그 말이 맞아요. 우리의 주변을 시인하는 거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주민들에 대한 인종 차별은 끊이지 않고 있어요. 지난번 신문에 보니까 어느 술집에서 원주민이 맥주를 사려고 카운터에 기다리고 있는데 백인 주인이 30분이 지나도 모르는 척 무시하며 술을 안 팔았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 원주민은 그 백인 주인을 정부의 인종차별위원회에 고발하여 벌금을 물게 했어요. 그러나 이런 사례는 오직 겉으로 드러난 것일 뿐 시정되지 않은 사례는 훨씬 많으며 더욱이 사회적으로 받는 각종 차별은 아주 심각합니다. 우리 원주민들은 의료혜택이 없어요. 또한 학교에 원주민 학생이 들어가도 도중에 하차해요. 학교에서 백인들이 이 땅을 발견했다고 가르치는데 그것은 거짓말 이거든요. 백인들이 이 땅을 침범했어요. 학교를 졸업해서 자격이 있어도 원주민들이 작장을 갖기는 어려워요. 일반 의식에 아직도 원주민은 게으르다, 무능하다 등의 잘못된 인식이 퍼져있기 때문이죠.
 
양 : 인종 차별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는데 원주민들에 대한 인종 차별 이외에도 이민자들에 대한 편견이 대단해요. 저희 사무실에서 접수하는 인종 차별 케이스를 보면 학교에서 놀림을 당했거나 길거리에서, 상점에서 당했다고 하는 가벼운 것에서부터 조직적으로는 아시아 이민자나 유대인들을 테러하는 계획된 범행들까지도 있습니다. 언어로 인종 차별하는 것이 법에 걸리는 것도 이제 2년 정도밖에 안됐어요. 그전에는 인종 모욕이 법에 저촉되지 않았지요.
몇 주전 시드니 근교에서 백인 오토바이족과 남태평양 사람들과 집단 싸움이 있었는데 신문의 평이 인종을 바탕으로 한 집단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래요. 이런 폭력이 앞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시사로 볼 수 있겠습니다.
 
가벳 : 인종 차별 이야기만 나오면 우리 백인들이 할 말이 없는데 부끄러운 일이지요. 또 우리 백인 사회 중에도 사실 계급주의가 있어 소수의 엘리트 그룹이 대부분의 농부들과 노동자들을 무시하고 중심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배제해요. 인종 차별의 또 다른 한 면이지요. 호주는 계급이 없는 평등한 사회라고 알려졌지만 그렇지 않아요. 백인 중에도 교육을 못받아 가난한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자본주의라고 하는 거대한 호주 사회 구조를 볼 때 소외당하는 백인 그룹도 간과해서는 안되지요.
양 : 호주 사회에서의 민중은 그러니까 원주민, 이민자들 그리고 소외당하는 백인들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군요. 화제를 돌려서 다문화 정책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 호주 정부가 융화와 통합 정책에 실패한 후 다문화 정책을 70년대 초부터 들고 나왔는데 그 성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커티스 : 다문화 정책은 모든 인종과 문화가 서로 용납하고 배우며 이 사회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지고 살자고 하는 정부 정책인데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호주의 각 소수 민족들이 그들 고유의 전통이나 언어를 잃지 않고도 이곳 사회에 공헌하고 있는데 아직 정부 차원의 정책 결정에는 큰 영향을 끼치고 있지는 못하지만 기회의 문은 훨씬 넓어지는 것 같아요.
 
그레이 : 다문화 정책을 원주민 입장에서 보면 수상한 점이 있어요. 다문화라는 불분명한 어휘에 우리 원주민도 몰아넣고 있거든요. 사실 원주민들은 다문화 중의 한 문화로 되기를 거부해요. 백인들이 어디 다문화 중의 한 문화로 자기들을 생각합니까? 소수 민족을 그렇게 뭉뚱그리는데 원주민 이슈를 그것에 포함시키려는 의도지요. 우리 원주민의 문화는 우선적으로 해결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민자들의 이슈와는 틀려요. 다문화라고 하는 파티속에 우리 원주민들만 더 소외당하고 병들어 가는 것이지요. 이민자들도 이것을 봐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원주민들이 아시아 이민자들을 적대시하게 되지요.
 
양 : 원주민 이슈가 이 땅에서는 우선적으로 다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감합니다. 또 다문화 정책이 원주민과 이민자를 이간시킨다는 점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가고요. 그런데 바로 그것이 문젭니다. 만약 우리 이민자와 원주민이 서로 적대시하면 그것이 바로 백인 정부가 의도하는 것이어요. 그러므로 그런 원주민들의 통찰을 우리 이민자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해야 합니다. 우리가 서로를 모르니까 백인들의 함정에 빠져요. 이민 2세들이 학교에서 백인들의 교육을 받는데 어떻게 원주민들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가벳 : 원주민들의 그런 생각을 우리 백인들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부터가 이제는 대화도 자주 갖고 프로그램도 같이 하는 구체적인 일들을 해야 할 거라고 봅니다.
 
커티스 : 제가 일하는 곳에는 창녀들이 많이 사는데 백인 빈민들도 이 사회에서 고통을 받고 있어 다른 이들의 어려움을 쉽게 이해해요. 공감대를 확대해 우리의 편을 자꾸 만들어야지요.
 
그레이 : 이민자들의 어려움에 대해 우리 원주민들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피난민 문제나 인종 차별 문제는 어느 한 인종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정의 차원의 문제이거든요.
 
양 : 오늘 이 토론에 참석하신 여러분들은 다 교회 계통의 책임있는 자리에서 일하고 계신데 교회의 입장에서 보는 문제를 지적해 보시죠. 이민자 문제를 간단히 이야기하면 이민자 교회들이 상당히 커지고 있어요. 타국에 와서 제단을 쌓고 신앙 생활도 참 열심히 해요. 그런데 그것과는 대조적으로 백인 교회는 자꾸 줄어들고 있어요. 전체적으로 교인 연령도 높고요.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문제 또한 심각합니다. 그래서 백인 교인들이 이민자 교회가 성장하는 것을 한편으로는 감사하며 대견하게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겁을 먹고 있어요. 이민 교회가 백인 교회를 삼켜버리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교회 재산, 법규, 다문화 목회 등이 현 호주 교회의 중요 안건으로 토론되고 있어요.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다문화 목회에 큰 희망이 있고 호응도 좋은 편이라고 봅니다.
 
그레이 : 원주민 문제는 내년 2월 세계교회협의회(WCC)에 대대적으로 알릴 계획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호주 기독교인을 포함해서 알찬 계획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호주 기독교인을 포함해서 세계 각처에서 오는 기독교인들에게 원주민을 소개하는 좋은 기회지요. 여러분들도 제가 도움을 요청하면 좀 도와주세요.
 
커팃스 : 도시빈민 목회는 우리 백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관심이 적어요. 창녀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기독교인들을 아주 싫어하는 경향이 있지요. 그밖에 집 없는 거리의 청소년 문제도 매우 심각한데 교회가 그 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봉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제 외국으로 선교하러 나가지 말고 우리 주변을 보아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 복음의 기쁨을 모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양 :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이야기의 결론을 낼까요? 앞으로 우리가 서로 도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그레이 : 우리 원주민, 이민자, 도시빈민자들의 고통받는 이야기를 한 책으로 묶어내면 어떨까요? 호주 민중들의 이야기로 말입니다.
 
가벳 : 그것 좋은 생각이군요.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찾아서 책으로 내면 교육용으로는 효과가 클거예요. 이야기처럼 영향력 있는 것이 있습니까?
 
양 : 또 한 가지는 우리가 다 사무실을 가지고 있으니 인턴 한 사람씩을 서로 교환해서 우리 2세들이 서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 어떨까요? 말하자면 원주민 학생 한 명을 우리 사무실에 보내줘요. 우리 젊은 이민자 한 명을 원주민국으로 보낼께요.
 
커티스 : 좋은 생각입니다. 우리들이 일하는데도 한 명 보내주세요. 우리가 숙식을 책임지고 맡겠습니다.
 
그레이 : 가능합니다. 다음 달부터 할 수 있어요. 사실 내년 2월 WCC 준비로 일손이 부족한데 누구든지 환영입니다(웃음).
 
가벳 : 우리 그리고 자주 만납시다. 비형식적으로 만나 식사도 하고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하지요. 오늘 선교원에서 초청해 주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양 : 고맙습니다. 내년 WCC가 눈앞에 다가왔는데 그때를 준비하기 위해 서로가 필요하면 도움을 청합시다. 그전에 또 한자리에 만나면 더욱 좋지만 그렇치 못하면 캔버리에서 만나지요,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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