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나의 자유를 침범하는 무례한 질문들
AMA
게시일 2026.03.15  | 최종수정일 2026.03.15

 
제가 한국에 온 이후로 개인적으로 꽤 모욕적으로 느껴지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누군가가 제 히잡을 보고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이게 뭐예요?”
이 질문 자체는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기쁜 마음으로 설명해 줍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에 이어지는 말입니다.
지금 한국에 있는데 왜 그걸 쓰고 있어요? 벗어도 되잖아요.”
 
사실 이 말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저는 항상 이것이 제 종교의 일부이며, 제가 스스로 원해서 기쁘게 착용하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설명합니다.
둘째, 이런 말은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고 느껴집니다. 제 신념과 종교에 대한 존중도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이런 말은 제 자유에 대해 간섭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마치 제가 스스로 선택할 능력이 없는 사람처럼 대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어떤 분들은 스스로의 선택으로 히잡을 벗기도 합니다. 그것은 각자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저에게 벗으라고 말하는 것은 조금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제가 요즘 계속 생각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원래 사람들 사이의 존중은 기본적으로 서로에게 당연히 존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왜 저나 저와 같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제 신념과 종교, 그리고 문화도 존중해 달라고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걸까요?
저는 다른 사람들의 문화와 믿음을 존중합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믿음과 생각이 존재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가 아직 아랍 문화나 특히 이슬람 문화에 완전히 익숙하지 않다는 점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1년 넘게 지내면서 비슷한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되다 보니 조금 놀라게 되었습니다.
아랍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기본적으로 억압받고 자유가 없는 사람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결코 그 여성을 돕는 행동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그 여성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아랍 사회에는 저와 같이 자유롭게 살아가며 자신의 선택을 스스로 결정하는 성공적인 여성들이 매우 많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동정의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불쌍하게 여기는 태도는 전혀 필요하지 않습니다.
저와 제 주변의 많은 여성들, 특히 이집트 사회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은 충분한 자유와 존중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어디에나 그렇듯이 좋지 않은 사례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랍 사회 전체의 모습이라고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아랍 문화, 그리고 이집트 사회는 여성을 억압하는 체계를 기본 원칙으로 삼는 사회가 아닙니다. 그러나 종종 마치 그것이 아랍 사회의 본질인 것처럼 이야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말이 여성에 대한 폭력이나 안타까운 문제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런 문제들은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여성에 대한 폭력과 같은 문제들은 아랍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더 높은 비율로 나타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공정하게 말하자면, 이런 말을 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후에 매우 친절하고 예의 있게 대해 주었습니다.
 
 
이 글을 쓴 루루님은 이집트 여성이다. 아친 회원인 김우용님과 결혼하여 지금은 한국에서 살며 의료통역사 시험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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