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가 24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찾은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정문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4일 조선업 외국인 인력 수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울산을 방문한 가운데,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이 항의 시위에 나섰다. 조선업 인력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노동환경 개선 등의 문제는 외면한 채 이주노동자를 대거 투입하려는 정부의 ‘땜질식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이주노동자들의 참혹한 실상도 개선하지 않은 채 정부가 앞장서 이주노동자 도입을 확대하는 것은 “국제적 망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와 울산이주민센터, 중대재해 없는 세상만들기 울산운동본부 등은 이날 한 장관이 방문한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정문 앞에서 “이주노동자 확대 중단하라”, “이주노동자도 인간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정부를 규탄했다. 이들이 내건 현수막에는 “조선업 인력난 해결이 최저임금 이주노동자 확대인가? 이주노동자 국제 취업 사기 방관하는 법무부, 각성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간 윤석열 정부는 조선업 인력난 해소 대책으로 이주노동자 도입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업체의 고용요건 및 이주노동자 취업 기준을 완화하고, 업체별 고용 허용 인원을 늘려주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1월에는 법무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기업별 외국인 기능인력(E-7)의 도입 비율을 기존 20%에서 30%로 2년간 상향하는 방안을 발표했고, 최근에는 숙련기능인력(E7-4)에 대한 쿼터를 기존 규모보다 30배 많은 3만 5천명으로 대폭 늘렸다.
한 장관은 이날 울산조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조선소가 지금 인력이 부족해서 배는 못 보내고 있어 안타깝다”며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E-7-4(숙련기능인력) 비자 확대 등 인력 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4일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해 본관 1층에서 외국인 근로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11.24. ⓒ뉴시스
그런데 금속노조와 정의당이 지난 10월 발표한 ‘조선업 이주노동자 실태조사’를 보면, 정부가 이주노동자 도입에만 관심을 쏟고 이후 노동실태에 대한 관리·감독은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최근 급격히 증가한 일반기능인력(E7-3) 이주노동자의 경우, 고액의 수수료를 내고 들어오거나 우리 정부가 보장한 임금보다 적은 임금을 주기 위해 이중 계약서를 쓰는 경우가 만연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정부가 이들의 도입 권한을 민간업자인 조선사 사용자단체에 내맡긴 결과라는 게 당시 실태조사의 분석이었다. 노조는 이를 “취업 사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항의 시위에 나선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윤용진 사무장은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올 초부터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를 하고 있는데도 법무부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이런 문제는 개선하려 하지 않고, 또다시 이주노동자를 늘리겠다는 건 국제적 망신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정책으로는 오래 가지 못한다는 걸 알리기 위해 항의 시위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 사무장은 “조선업에 인력난이 발생한 이유는 노동 강도 대비 저임금 문제 때문인데, 정부는 이에 대한 개선 없이 이주노동자만 어마어마하게 투입하겠다는 정책으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의 파업 이후 도대체 한 게 무엇인가. 이걸 개선하지 않은 상황에서 인력난이기 때문에 사업주의 의견을 받아들여서 전 세계에서 이주노동자를 모집해, 그것도 불법적인 방식으로 조선소에 집어넣었는데 이게 정상인가”라고 비판했다.
출처: 민중의 소리 202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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