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외국인
하루빨리 본국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신대연
게시일 2026.05.18  | 최종수정일 2026.05.18


하루빨리 본국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 화성외국인보호소의 보호외국인 A
 
 
올해 1월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돼 현재 7개월째 보호소 생활을 하고 있는 나이지리아인 A(42)씨는 본국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하지만 보호소에 기약 없이 발이 묶여 있다. A씨의 문제를 해결해 줄 주한 나이지리아 대사관과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는 서로 책임을 떠넘긴 채 하루하루 시간만 보내고 있다.
 
외국인보호소는 미등록 상태의 외국인들을 단속 및 구금한 뒤 본국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목적의 시설이다. 국내엔 2(경기 화성, 충북 청주)이 있다. 대부분의 보호외국인들은 이른 시일 내 자진 귀국을 택하는데, 본국 송환을 거부하거나 난민 신청을 한 이들의 경우 6개월 이상 장기 구금되는 사례가 생긴다. A씨의 경우도 6개월 이상의 장기 구금에 해당한다.
 
보호외국인마다 배정된 담당자(매니저)들의 주된 업무는 자신이 맡은 보호외국인을 최대한 빨리 출국시키는 것이다. 이들은 보호외국인의 생활을 관리하고, 이들의 출국 일시 및 비용 문제를 상의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보호외국인이 장기간 본국 송환을 거부할 경우, 이들은 보호외국인에게 최대한 빨리 출국할 것을 압박하고 때로 강제송환 결정을 내린다.
 
이처럼 A씨의 출국 및 귀국은 보호소에서 반기는 일이다. 또한 그에게는 고령에 병환 중인 아버지, 올해 10살인 쌍둥이 아들과 7살 아들이 있다. 하지만 그는 본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의 고향은 나이지리아 동부의 작은 마을인 반면 여권은 남아공(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남아공이 아니라 나이지리아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A씨는 나이지리아에서 자동차와 탱크 트롤리 정비사로 일했다. 이후 모잠비크에서 일을 하다 돈을 벌어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 기회를 주기 위해 한국행을 결심했다. 그가 한국을 택한 이유는 주변에서 한국의 전기전자제품을 많이 접해 발전된 나라로 동경했기 때문이다. 그는 20159월에 한국에 입국한 이후 충남 천안과 경기 안산의 자동차부품업체 두 곳에서 근무했다.
 
물론 이런 처지가 된 데에는 그의 잘못도 있다. 그의 남아공 여권은 위조여권이다. 그는 이에 대해 나이지리아 여권을 사용하기 위해선 모잠비크에서 나이지리아로 돌아가야 했지만 그렇게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는 브로커의 권유로 한국과 무비자 협정을 맺은 남아공 여권을 만들었다. 이 점에 대해 그는 위조 여권으로 한국에 온 것을 깊이 반성하고, 고향에 돌아가게 되면 보호소 생활을 교훈으로 다시 한국에 오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6, 나이지리아 영사는 화성보호소를 방문해 A씨에게 여행증명서 발급을 약속했다. 여행증명서 발급은 곧 자국민 인정을 의미해서, 발급될 경우 그는 무사히 고향에 돌아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 후 나이지리아 대사관은 A씨의 여행증명서 발급을 차일피일 미루고, 보호소 및 A씨를 면회하는 시민단체 측의 문의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A씨 가족들이 연락했을 때 대사관 측은 이는 한국의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문제라고 답변했다. 한편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와 화성보호소는 A씨의 문제는 나이지리아 대사관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대사관과 출입국사무소가 A씨의 출국 문제를 외면하고 서로 책임을 미루는 배경에는 현행 출입국관리법상 보호외국인에 대한 구금 기간 제한이 없다는 이유가 있다. 햇볕도 공기도 제대로 드나들지 않는 보호소의 생활환경은 열악하다. 하지만 A씨는 그보다 편찮으신 아버지와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 생각에 면회 중 눈물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