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증자
한재희
미추홀학산문화원
게시일 2024.02.03  | 최종수정일 2024.02.03

'학익동 이야기'

 


시민기증자 한재희님은
2023년 진행한 '미추홀, 나의 집' 공모전에 학익동 재개발 지역의 사진으로 참여했다.

 
        


아버지가 흥한방직에서 근무하셨고, 근처 일본인 사택에서 살았다는 이야기와 커가면서 찍어온 집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깊었다. 이에, 따로 연락을 취해 만나뵙게 되었고, 구술 인터뷰를 통해 많은 이야기와 옛 학익동 일대의 모습이 담긴 80장의 사진을 기증받았다.




"사진기를 들고 다니면서 그렇게 사진을 많이 찍은 거야. 아버지가 어디든 가든 다 사진을 찍어주셔서 우리 어릴 때 사진도 그래서 다 남아 있는 거예요."

"찍으면 일단은 다 현상을 하셨어요. 안 하신 적이 없어요. 필름도 다 있어요. 우리 아버지가 놔두신 필름. 못 버리는 그런 분이야. 뭘 이렇게 놔둬야지 버리시는 분이 아니야."

그 당시 사진을 현상하는 데에 적지 않은 돈이 들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찍은 사진들은 모두 현상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학익동 일대의 모습이 담긴 귀한 사진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맨날 아버지한테 왜 저런 걸 못 버리냐고 그랬는데 나도 아버지 닮았나 봐. 옛날에 아버지가 회사에서 쓰던 자 이런 거 다 있어요. 대나무 잔데 지금 cm랑 mm 있잖아요. 그때는 한자 두자하는 자가 새겨진 자가 있어요. cm가 같이 있는 대나무 자예요."

뭐든 버리지 않으시는 아버님처럼 한재희님도 아버님의 물건들을 버리지 않고 가지고 계셨다.


 
한재희님 기증 물품


아버님이 옛날에 썼던 가계부, 회사에서 사용하던 자, 예식장 결제 영수증, 그리고 한재희님의 건강기록부 등
사진 외에 그때 당시에 물가와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물건들이다.


한재희님의 인터뷰가 끝난 뒤, 며칠 후 한재희님의 어머님을 따로 모셔 더 많은 이야기를 기록했다.



사진을 통해 옛 기억을 더듬어 한재희님이 기억하시는 이야기보다 더 자세하고 깊은 내용을 담을 수 있었다.


"재개발 때문에 그것도(옛날에 살던 집) 못 보게 되고 사진으로밖에 볼 수가 없구나 하고 생각하니 그 시절이 너무 아쉽다는 생각뿐입니다. 나도 이 아카이브를 해서 알지만 재개발을 하게 되면 무조건 그 동네를 가서 아카이브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조그만 거라도 옛날 물건들이라는 게 굉장히 소중하잖아요. 그런 물건도 잘 가져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 "

한재희님은 옛날부터 살던 동네가 재개발로 없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더욱더 기록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문화원 또한, 기증받은 기록물을 누구나 쉽게 보고 공유할 수 있도록 정리해 남겨놓고자 한다.

 
한재희
- 용현1·4동 마을박물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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