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기록원

아카이브 방문
 

아카이브는 열정적인 수집가이며, 완고한 문지기인 동시에 친절한 안내자입니다. 세계의 모든 아카이브는 이 세 가지 일을 위해 노력을 기울입니다. 한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지방 영구기록물관리기관으로서 서울기록원도 같은 일을 합니다. 2019년 문을 열고 몇 년 간 힘을 쏟았던 모든 일도 세 개의 일로 모입니다.

열정적인 수집가로 서울기록원은 시정 100년의 역사에서 영구적으로 보존해야 하는 35만권의 기록을 이관하여 보존서고에 넣었습니다. 그 기록들은 경북 청도의 서울특별시 문서보존소에서 수십 년 동안 격납되어 있던 것이었습니다. 과거의 기록을 오늘의 서울로 옮겨와 미래의 활용을 위한 새로운 질서와 체계로 정리했습니다. 한편 서울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스스로 쓰고, 만든 기억과 기록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시민의 기억과 기록은 서울 기록의 중요한 한 축입니다.
 

완고한 문지기로서 역사적인 기록의 영구적인 보존을 위한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온습도 관리 등 기본적인 환경 조성부터 바스러지고 상처 입은 기록을 온전히 복원하기 위한 일도 중단없이 했습니다. 물리적으로 훼손된 기록을 새것처럼 만들 수는 없습니다. 다만 “변형하거나 왜곡하지 않으면서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은 창조만큼이나 고귀한 일”이라는 프란시스 베이컨의 말을 우리의 보존 복원 업무에서 중요한 지침으로 삼기도 했습니다.

친절한 안내자로서 서울기록원은 아카이브 전시의 고유한 문법을 고민했고, 소장 기록의 ‘울창한 숲’을 탐험할 수 있는 기록 카탈로그와 가이드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시민이 원하는 행정 정보를 공개하고, 학술 연구와 조사의 재료가 되는 기록을 제공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더불어 문화로서의 기록을 알리고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을 만나 기록문화의 새로운 지향을 엿보기도 했습니다. 시민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기록에 대해 함께 이야기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습니다.

서울기록원이 첫발을 내디디고 여러 지역에서 새로운 아카이브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반가운 일입니다. 어딘가에서도 아카이브를 마음에 품고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카이브의 친구가 생기는 일을 환대와 연대의 마음으로 반깁니다.

전 지구적인 감염병의 위기로 계획했던 일을 다 하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몇 가지 이정표를 만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새로운 아카이브를 만들고 시작한 여정 자체가 우리에게는 큰 보상일 것입니다. 우리는 서울기록원에서 경험한 성공과 시행착오를 돌아보며 새로운 市政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아카이브는 모으고, 보존하여 누리는 일에 계속 집중하겠습니다. 그 일은 아카이브의 변하지 않는 사명입니다. 처음 서울기록원의 문을 열 때의 다짐 그대로 우리는 아카이브의 일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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