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귤러 뷰티(Singular Beauty)와
K-뷰티가 나아가야 할 방향
한국 문화의 글로벌 인기와 함께 K-뷰티에 대한 관심 또한 점점 과포화되어가는 현시점에서 브랜드 또는 제품은 대세와 주류를 피해서라도, 소비자의 꾸준한 선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반적인 K-뷰티의 흐름에 묻어가는 브랜드는 시장에서 도태되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미래의 소비자는 상품의 소비/이용에 있어 점점 더 다양한 요소를 포괄하게 될 것이며, 개인을 독특하게 만드는 요소를 찾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소비자 개인이 더 똑똑해지고, 소비 범위가 늘어남에 따라 성격에서부터 개인적인 선호도와 필요성, 문화적 친밀감, 성적 취향, 성별의 정의 및 연령에 이르기까지 개개인의 매우 주관적인 정의에 영향을 받는다. 즉, ‘SINGULAR BEAUTY’라는 뷰티무브먼트가 뷰티업계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나’라는 존재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는 스스로를 특별하게 느끼게 하며, 자신의 독특함을 수용하는 브랜드에 점점 더 매료될 것이다. 이제 소비자는 유전적 혼합에 대해 말할 뿐만 아니라 성별에 대한 유동성, 다양한 연령 등을 포괄해가며 개인의 다양성을 자유롭게 얘기하고 있다.
이채원 BEAUTYSTREAMS 한국 마케팅 & 세일즈 이사
1. 모든 연령을 포괄하는 ‘K-뷰티’로의 진화1)
많은 국가에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아름다움의 이상은 젊어 보이는 것, 즉 ‘젊은’ 외모와 관련이 있다. 대부분의 뷰티 브랜드는 부드럽고 모공이 보이지 않고 탱탱한 피부와 갈색 또는 금발 머리가 표준이라고 전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사용자 현실과는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뷰티 산업 종사자들이 이러한 현실을 당연히 알고 있지만 ‘안티에이징(Anti Aging)’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소비자의 탑 키워드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나이 듦에 대한 방식은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모발 질감과 수십 가지 다양한 피부색에 관한 포괄적인 접근 방식을 찾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전 세계 소비자들은 나이를 포괄하는 브랜드 또는 제품과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점점 더 찾고 있다. 예를 들어 2021년 유럽의 중앙연령(Median Age)은 44.1세이지만, 아프리카의 경우에는 18.8세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면, 어떻게 또 언제부터 안티에이징 제품의 사용을 권장해야 하는 걸까? 숫자로 보여지는 나이가 많다고 해서 ‘불행하다’, ‘슬프다’는 느낌을 주는 대신, 80세 이후를 포함하여 삶의 모든 단계와 연결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면 어떨까?
2030년이면 전 세계 인구 6명 중 1명이 60세 이상이 된다. 현재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10년 이후에 타깃 소비자층이 대부분 60세가 된다는 사실을 고려하고 있을까? 대한민국이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점 또한 브랜드의 장기적인 계획에 참조해야 한다. 뷰티산업의 브랜드 에코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다양성’은 제일 먼저 다양한 연령 스펙트럼에 관련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젊음을 유지하려는 한류 소비자를 대상으로 고전적인 접근 방식으로부터 변화를 수용하고,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삶의 축복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변화하는 피부 질감과 머리색, 목소리 톤까지 모든 것이 긍정적이고 비차별적이며, 불안을 유발하지 않도록 뷰티업계는 새로운 가치를 장기적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1) 본 글은 BEAUTYSTREAMS의 내부 뷰티트렌드예측전문 리포트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글로벌 소비자의 요구와 수요의 변화를 고려하여 2023~2026년 기간 동안 예상되는 ‘Singular Beauty’에 대해 설명하고 뷰티 한류의 확장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언하고자 한다.
2. 성별의 진화: 고정관념의 탈피
통계 자료에 따르면(Statista, 2023), 2021년 전 세계 인구의 약 2%가 트랜스젠더, 젠더 플루이드(Gender Fluid: 성별이 유동적으로 전환되는 젠더) 또는 논 바이너리(Non-Binary: 국적, 연령, 성별 등 경계가 없고 구분 짓지 않음)라고 자신을 명시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미국 젊은이의 5%가 그들의 성이 태어날 때의 성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 논 바이너리 인구는 소수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뷰티 브랜드가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에 있어서 모든 성별을 포함하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관행이 되었다. 그러나 간혹 지나치거나 정형화된 표현은 단순히 따라하기식 마케팅으로 보일 수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즉, 젠더를 표현하는 것에 대해 포괄적으로 차별하지 않고, 다양한 젠더를 자연스럽게 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마케팅 전략에서 제품 개발팀까지 화장품 생산 전 과정에서 다양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동일한 접근방식을 제품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그’ 또는 ‘그녀’라는 대명사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브랜드는 ‘them’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특정 성별로부터의 비호감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턱수염그루밍 제품과 같이, 분명히 성별에 따라 달라 보이는 브랜드일지라도 ‘남성 전용’ 마케팅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버려야 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성별에 따라 피부 요구 사항이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따라서 제품개발 시 성별 특성은 고려하되 피부 고유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는 제품 또는 브랜드임을 강조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성별의 소비자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성 정체성 관련 캠페인 이미지 (출처: 셔터스톡)
3. 소수에 대한 도전
많은 통계자료 속 매출 수치와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대부분의 브랜드는 가장 수요가 많은 제품을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로 정하고, 그 주류를 지향한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이 늘 맞는 것은 아니다.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성공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기를 원한다면 한 번쯤은 다르게 생각해봐야 한다. 스킨케어 시장의 선두 주자가 내놓은 제품을 보고 유사한 제품을 만들어 같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한다면, 후자 브랜드를 택할 소비자는 1% 미만이 될 수도 있다. 이보다는 틈새 또는 특수 소비자 그룹을 대상으로 진정성을 가지고 반향을 불러일으킬 주장과 브랜드(제품)를 지향해야 한다. 대부분의 뷰티 브랜드는 여전히 젊음과 레드카펫 위의 유명인에게서 영감을 받은 외모에 이상을 두고 있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여기에 공감하지 않고 있으며,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단점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이 또한 자신만의 아름다움이라고 홍보하는 브랜드에게 더 기회가 있다.
예를 들어 백색증 소비자를 기반으로 하는 브랜드 사례를 예측해 보자. 전 세계 1만 7천 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 백색증을 겪는 소비자처럼, 얼핏 보면 작아 보이는 소비자 그룹에도 상당한 시장잠재력이 있다. 소비자 기반은 미국에서만 2만 명 정도로 예상되며 세계적으로는 약 2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 백색증 환자 전용 브랜드가 민감성 피부(전 세계 인구의 50~70%가 겪고 있는 질환)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백색증을 포함한 민감한 피부를 가진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한 자외선 차단 관련 연구(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자외선 차단 제품 시장 규모는 2027년까지 미화 168억 4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에는 틈새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시작했지만, 유사한 피부 고민을 해결해줄 제품을 찾는 더 큰 소비자 그룹을 끌어들인다면 시장은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소수’에 대한 고려는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는 K-뷰티에 더 적합하고 필요한 방식일 수 있다.
4. 차세대 맞춤형 뷰티: 맞춤형 소매 및 제품 경험
뷰티산업에서 개인화 또는 ‘일대일 맞춤형’이라는 아이디어는 쉽지 않은 주제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에게 고유한 아름다움을 교육하고 그들 또한 개개인의 피부, 헤어, 바디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맞춤형 미용기기나 제품을 통해서 솔루션을 제공받고 싶어 한다. 오늘날 바쁜 라이프스타일과 팬데믹 이후 나타나는 여러 스트레스를 덜어줄, 즉 집에서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뷰티 솔루션에 대한 수요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증가함에 따라 개인화 뷰티 디바이스(가정용 미용기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소셜미디어와 뷰티 블로거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가정에서 사용 가능한 뷰티 디바이스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콘텐츠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뷰티 트렌드, 피부 관리 및 신제품 출시, 사용 방법에 관해 정보를 제공한다. 이러한 콘텐츠가 제품 인지도를 높이고 더 나아가서 개인화된 뷰티 디바이스의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자 상거래와 소셜 커머스 시장의 확대는 뷰티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요인이다. 팬데믹을 지내면서 메타버스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매출이 급격히 현실화됐다. 맥킨지의 연구에 따르면, 개인화에 뛰어난 회사는 평균적으로 경쟁사보다 40%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한다고 한다. 개인화는 더 이상 온라인 광고 캠페인이 아닌, 고객이 선호하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통해 고객을 만나는 방식이다.

5. 결론
제품 회전이 빠른 한국 뷰티산업의 특성상 당장의 트렌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어려운 현실이 존재한다. 그러나 한류의 흥행에서 비롯된 K-뷰티가 아닌, 한국 화장품 브랜드 자체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장기적인 안목으로 소비자가 변화할 방향을 예측하고 대비해야만 한다. Singular Beauty라는 컨셉은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현재도 존재하고 있고, 향후 몇 년 동안 확장될 것이다. 특히 젠더에 대한 시각 다양화에 대해 미주와 유럽은 잘 대처하고 있다. 한국 뷰티산업도 이러한 시대변화에 맞추어, 한류 수용자를 대상으로 논 바이너리와 같은 다양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고정관념을 탈피한 제품 개발과 사용자와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피부색과 헤어 질감을 고려하는 방식, 다양한 연령층을 포함해 글로벌시장에 나아가는 방법이 미래 한류의 수출을 위한 방안이 될 것이다. 또한 문화다양성, 즉 다양한 소비자에 대한 브랜드의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He/She와 같은 성별 이분법에서 비롯된 표현을 버려야 한다. 제품을 개발할 때, 성별에 따른 스킨케어 요구 사항은 염두에 두더라도 성별을 넘어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글로벌 소비자들을 만나야 한다.
세계 한류 수용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크게 변화함에 따라 각 카테고리 간의 경계 또한 허물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정신적・심리적 케어를 다룰 수 있는 뷰티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K-뷰티가 확장되길 기원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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