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한류의 현황과 전망
해외 속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한식에 대한 관심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과거 한식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이 주로 일부 국가에 편중되었다면, 최근에는 한국문화의 인기로 촉발된 음식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추세이다. 또한 외식에 그치지 않고, 한국 식품을 구매하거나 가정에서 한식을 직접 조리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한국 농식품(K-Food)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정부에서는 음식 한류의 긍정적 파급 효과가 외식 시장뿐만 아니라 한국 농식품 수출과 관광 등 타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정책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한류와 연계해 한식의 해외 저변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모처럼 확산되고 있는 음식 한류가 관광을 비롯한 여러 연관산업 분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융합한류시대(한류 4.0)에 걸맞은 전략과 지원이 요구된다.
황윤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1. 한식 위상 변화와 음식 한류 현황
1-1. 한식의 국내외 위상 변화
한식은 우리나라 기후와 자연조건, 인구・사회 및 경제 여건 변화와 이에 따른 소비자 식생활과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면서 계승하고 발전해 온 음식으로, 역사적・문화적인 중요성이 상당히 크다. 그러나 최근 한식의 국내외 위상은 한식을 둘러싼 여건이 변화하면서 영향을 받고 있다. 국민 소득이 증가하고 농식품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외국 음식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외식시장에서 한식음식점의 비중이 절반 내외로 여전히 많지만, 외국식음식점이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한식의 국내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2015~2019년에 서양식음식점과 기타 외국식음식점이 각각 7.4%, 15.4% 증가했으며, 중식과 일식음식점의 증감률도 약 4%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들은 아직까지 가정에서는 한식 위주의 식생활을 하고 있어, 우리 고유의 음식으로서 한식이 갖는 중요성은 여전히 크다고 할 수 있다.
해외의 경우, 2000~2010년대 이전까지는 한식을 제대로 알거나 접해 본 경험이 있는 해외 소비자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한식을 전 세계에 알리려는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과 한국문화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한식의 해외 위상이 커지고 있다. 초창기에 한식 세계화는 국내 외식기업의 해외 진출을 통해 주로 이뤄졌다. 그러나 한식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한식당의 해외 현지 창업은 물론 현지화된 한식 메뉴를 판매하는 음식점이 증가하는 등 한식 세계화의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식에 제약이 생기면서 한식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관심이 한국 농식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김치, 장류 등의 전통 식품을 포함한 한국 농식품(K-Food)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된 한류가 패션,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한식과 한국 농식품 분야 전반에서도 보다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관심이 가시화되면서 ‘음식’ 한류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식 관련 이미지(출처: 셔터스톡)
1-2. 음식 한류의 현주소
한국문화에 대한 해외에서의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타국 문화에 개방적인 젊은 층에서 한국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한식의 경우에도 단순히 관심을 두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한식을 경험한 젊은 층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20년에 실시된 해외 소비자 조사에서 한식을 인지하는 해외 소비자 비중은 57.4% 정도였다. 그러나 20대 젊은 층의 한식에 대한 인지도는 62.6%로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의 젊은 소비자들은 한식에 대한 만족도와 취식 경험도 비교적 높은 편이어서, 이들 계층이 한식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면서, 비교적 젊을 때부터 한식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경험을 갖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과거 한식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이 주로 일부 국가에 편중되었다면, 최근에는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촉발된 음식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추세이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2011년에는 한식에 관한 검색이 주로 동북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나, 2020년에는 북미, 유럽, 서남아시아 등으로 검색 지역이 다양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문화에 대한 해외에서의 관심이 커지면서 한식에 대한 만족도와 취식 경험도 높아지고 있다. (출처: 셔터스톡)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 2~3년여간 국내외 외식시장이 위축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는 한식의 해외 위상이 커지고, 음식 한류가 확산되면서 해외 한식당 수가 크게 늘고 국내 외식기업의 해외 진출이 증가했다. 해외 한식음식점 수는 2009년 9천여 개에서 2017년에는 전 세계 90개국에 33천여 개로 증가했다(농림축산식품부·한식진흥원, 2017). 국내 외식기업 해외 진출은 1982년 한식음식점인 ‘우래옥’의 미국 진출로 시작되었다. 2000년대 이전까지는 국내 외식기업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지 않았으나, 2010년대 이후 해외에서의 한식 위상이 커지고, 한식 수요층 증가에 힘입어 음식 한류가 확산되면서 국내 외식기업의 해외 진출이 점차 늘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에는 160개 국내 외식기업이 해외에 진출했으며, 해외에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외식기업 브랜드 중에서 한식 메뉴를 취급하는 브랜드가 45.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외식업중앙회, 2020; 황윤재 외, 2021). 한국식 치킨까지 포함할 경우, 이러한 비중은 60.8%에 달한 해외 진출 외식 브랜드의 한식 메뉴는 육류, 찌개류·탕류 등은 물론 기타 국수류・면류・죽류・밥류 등으로 다양화된 양상을 보인다.

외식을 통해서만 한식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식품을 구매하거나 가정에서 한식을 직접 조리하는 해외 소비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 농식품(K-Food) 수출은 2022년에 역대 최고치인 88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년간 농식품 수출은 약 5배 성장했으며,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8%에 달했다(농림축산식품부, 2023). 2019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30개월 동안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식 영상 콘텐츠의 수요와 공급이 5~7배가량 증가했으며, 미국 월마트와 아마존 등에서 한식 관련 상품에 대한 월별 리뷰도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농림축산식품부·한식진흥원, 2021).
2. 음식 한류 확산을 위한 정책적 노력
2000년대 중반 이후 한식이 국가 이미지 제고는 물론, 경제적·산업적 파급 효과가 상당하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정부 차원에서 한식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2009년에 농림축산식품부가 해외 한식 저변 확산을 위한 「한식세계화 추진전략」을 수립하는 등 한식정책의 초기에는 주로 한식에 관한 해외 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 중심의 정책과 사업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국내 한식산업 육성과 해외 한식 저변 확산을 위한 정책 등 국내외 정책 병행으로 한식정책 추진 방향을 전환했다. 정부는 이러한 정책 기조를 반영해 2014년에 국내외 한식정책을 포괄하는 「한식정책 발전방안」, 2015년에는 「한식진흥 정책 강화방안」을 수립했다.
최근에는 농어업 및 식품·외식산업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식품·외식산업 정책 틀 속에서 한식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음식 한류의 긍정적 파급 효과가 외식 시장뿐만 아니라 한국 농식품(K-Food) 수출과 관광 등 타 산업에도 미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식품뿐만 아니라 농업 분야 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케이-푸드(K-Food)+ 수출 확대 추진본부’를 발족하면서 한류와 연계해 한식의 해외 저변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3. 제언
한류는 1990년 한국 드라마로 시작되어(한류1.0), 한국음악(한류2.0), 한국문화(한류3.0)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면서 보다 다양화되고 심화되어 왔다. 현재는 한류 4.0시대를 맞아서 단순한 관심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 소비자의 일상에 한류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식도 그간 정부 정책과 ‘문화 한류’에 기대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음식 한류’로서 고유의 영역을 구축하면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외식뿐만 아니라 한식을 일상적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한국 농식품(K-Food) 수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문화와 한국 음식에 대한 해외 속 관심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음식 한류’가 당분간 더욱 확산되어 전 세계적으로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소비 트렌드와 입맛의 변화가 지속된다는 점에서 보다 체계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류 4.0시대는 융합한류 시대로서 한식, 패션, 관광, 대중문화 등 다양한 영역 간 융합을 통한 한류 콘텐츠의 재창조가 요구된다(이상호, 2020. 2. 12.). 한식에도 이에 걸맞은 전략과 지원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구글 트렌드. https://trends.google.co.kr.
농림축산식품부 (2023. 2. 23). “케이-푸드(K-Food)+ 수출 확대로 농산업 혁신 동력 창출”. URL: https://www.korea.kr/news/pressReleaseView.do?newsId=156554249
농림축산식품부·한식진흥원 (2017). 「글로벌 한식당 현황 조사 결과」.
농림축산식품부·한식진흥원 (2020). 「2020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
농림축산식품부·한식진흥원 (2021). 「해외 한식문화ㆍ산업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
이상호 (2020. 2. 12). [한류 4.0] ① 한류 30년... ‘기생충 쾌거' 바탕 한류 4.0 시대로 도약해야. 《뉴스투데이》. URL: https://www.news2day.co.kr/article/20200212148022
한국외식업중앙회 (2020). 「한국외식산업 통계연감 2020」.
황윤재 외 (2021). 「식재료산업과 연계한 한식산업 발전 방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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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재 외 (2021). 「식재료산업과 연계한 한식산업 발전 방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