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기억너머
저 기억너머 개인전 - 오재미동 갤러리
김리아
게시일 2022.01.19  | 최종수정일 2022.04.01

< 저 기억너머 개인전 - 오재미동 갤러리>


후원 | 오!재미동 영상센터
협찬 |서울메트로 충무로역
주최 | 서울영상위원회
기획 | I.SEOUL.U
관람시간 | 11:00am~08:00pm / 일,공휴일 휴관

충무로영상센터 오!재미동 갤러리 미술동네
OHZEMIDONG GALLERY
서울 중구 퇴계로 지하 199 충무로역사내
Tel. +82.(0)2.777.0421
www.ohzemidong.co.kr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고 선택했지만, 진저리 나는 순간이 있다. 내가 의도하지 않은 일들로 뒤통수를 휘갈기는 돌멩이들을 마주친다. 그때마다 삶은 아름답다는 말은 쓰레기통으로 직행이다. 입속에서 생전 내뱉지 않던 욕지기가 저절로 나오고, 사람을 마주 보기도 싫어지고 얘기하기도 싫어진다. 그리고 나중에는 그들과 같은 행동을 하며 이렇게 살아야 한다며 스스로 합리화하는 중얼거림을 반복한다. 이렇게 삶을 꾸리다가 갑자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화기 속 그녀가 요즘엔 산골에 있다고 했다. 도시의 편리함과 네온사인의 반짝거림이 없는 깜깜한 산골에 있다고 했다. 얘기만 들어도 깜깜한 그곳에서 그녀는 한참을 지내더니 그림을 한 점, 두 점 그려냈다. 불빛 하나 없는 그곳에서 별빛을 보고 달빛을 보았다.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꽃들도 그려줬다. 내가 아는 그녀의 산골에서 삶은 도시의 나처럼 날아오는 돌멩이들을 받아내는 삶이었는데 그녀는 그 속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했다. 그리고 내게 보여준다. 그런데도 살아가는 이유가 있다고 온몸으로 표현해준다. 어쩌면 우리는 매일 살아가는 일상에서 포착되는 이런 찰나의 순간이 아름다워서 살아가는 게 아닐까. 그 순간을 찾기 위해 우리는 여행을 가고, 그림을 보러 발길을 움직이는 게 아닐까. 짧은 감탄과 눈으로 보고 지나치기 쉬운 그 순간을 그려내 줘서 그녀에게 참 고맙다. 덕분에 나는 날아오는 돌멩이를 피하며 한숨 돌릴 수 있었다.
■ 김인숙




도시에서의 기억 ● 줄 곧 도시에서만 자랐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부산에서, 성인이 되고서는 서울에서. 대부분의 생활을 하며 지냈다. 내 고향이라 하면 이러하다. 빼곡한 건물과 네온사인에 둘러싸여 있어, 그 속에서 수 없이 마주치는 먼지 같은 사람들과 설키며 쌓인 기억들이 도시에 관한 어떤 구체적인 장면보다는 연결된 인과를 좇아 작업하게 만들었다. 이 후 산골에서 몇 년 간의 삶이 되려 도시에 관한 구체적 이미지를 만들었다.




산골에서의 기억 ●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 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정지용의 '향수'는 나의 일상이 되었다. 상상도 못한 이미지가 펼쳐진 곳 에서 약 2년간의 시간을 보내며 자연의 경이로움과 공포를 함께 느끼며 살아갔다.
■ 김리아


 

저 기억너머 개인전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