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정원의 영혼과도 같은 곳
영혼의 정원
정도준
게시일 2022.09.07  | 최종수정일 2022.11.01


이 공간은 다음에 건물을 지을 것을 기약하고 아껴둔 대지였다. 그러나 그냥 두기에는 정원의 분위기를 헤친다는 생각으로 일단 경계라도 먼저 쌓아 두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외곽돌담을 쌓기 시작했다. 그 후 여러 동산을 만들고 작은 잔디광장을 만들고 7층탑을 쌓았다. <생각하는 정원>을 조성하며 쌓아올린 경험들이 하나하나 성장의 버팀목이 되었듯이, 이 탑에는 ‘혼불탑(魂불塔)’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탑을 이룬 층마다에는 <생각하는 정원>이 성장하면서 겪었던 성장의 마디들이 하나하나 새겨져 있는 듯하다.

이렇듯 ‘영혼의 가든’은 변화에 변화를 거듭한 끝에 어머니의 품과 같이 평온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정원이다.  더구나 정원을 둘러싼 돌담이 이곳을 든든히 지켜주는 보호자의 역할을 하고 있어 아늑함이 느껴진다.  이곳의 돌담은 다른 곳에 비해 무척 높아 만든 이의 혼이 더욱 부각되는 듯한 느낌을 주며 그 앞과 뒤에는 아담하고 정교한 돌문이 찾는 이에게 친근감을 더해준다.

사실 이 정원은 만든 이에게는 영혼과도 같은 공간으로, 성범영 원장은 노구(老軀)를 이끌고 도로변의 담벼락에 올라가 여름날의 뜨거운 뙤약볕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정원 한 켠에 돌담을 쌓았다.  <생각하는 정원>의 식구들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숨죽일 수밖에 없었다.  참으로 어렵게 이루어진 공간이었다.  돌이켜 보면, 이 돌담은 기술이나 재주로 쌓은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영혼으로 쌓아 올린 것이기에, 돌담에 귀를 기울여 보면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감동이 전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