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 토머스의 방명록

20081216, 세찬 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치는 추운 겨울날.
얼핏 보기에도 다 낡은 옷을 얇게 입은 한 외국 청년이 관람로 앞에서 안내판에 묻은 물기를 손으로 닦아가며 나무에 대한 설명서를 읽고 있었다.
그 청년은 3시간이 넘도록 설명서를 읽으면서 나무와 분재를 감상했다.
그리고 방명록에 자신의 느낌을 빼곡히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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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00여개가 넘는 나라를 다녀 보았지만 이 정원은 최고 중의 최고이며 또 가장 유명한 정원입니다.
이 정원은 뛰어난 아름다움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심오한 지혜와 철학적인 교훈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사색적인 시들과 은유적이면서도 강렬한 표현들을 읽다보면 인생은 궁극적으로 분재와 같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곳을 방문하게 될 미래의 방문객들도 그냥 급하게 보고 지나갈 것이 아니라 그리고 무작정 좋아할 것이 아니라,
아름답고 경이로운 분재 작품, 원장님의 글 속에 담겨 있는 깊고 현명한 생각과 교훈을 오래도록 감상하고 깊이 명상했으면 합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인생의 어느 여정에 있든지, 자연과 예술이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 정원을 방문한다면,
분명 다른 곳에서는 얻을 수 없는 삶의 통찰력을 얻게 될 것입니다.


(제이콥 토머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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