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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을 들여다보는 남녀동인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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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23.11.13  | 최종수정일 2023.12.14


여성동인에게 묻습니다.

1995년 7월, <또 하나의 문화>에서는 독립, 역사, 성평등, 민주시민, 문화까지 총 5개 분야에서 ‘나의 의식지수’를 점검해보는 총 53개의 질문과, 질문별 3개의 선택지(그렇다/판단이 안선다/아니다)를 여성동인들에게 내놓았습니다.
현실적으로, ‘독립’은 곧 경제적 독립입니다. 물론 ‘독립을 하겠다’라는 심리적 독립의지가 바탕이 돼야겠지요. 이에 따라 ‘독립성’ 문항은 경제적 자립능력이 있는지, 데이트 비용을 공평하게 부담할 것인지, 재산은 부부 공동명의로 할 것인지 등 ‘경제’에 관한 내용이 많습니다. 또한 혼자 당당하게 여행하고 식당과 극장에 갈 수 있는지, 자신의 일에 남탓을 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지, 나이듦이나 남다름에 당당한지 등 심리적 내용까지 총 11개의 문항으로 구성됐습니다.
‘나’만 생각하지 않고 ‘우리’, ‘동시대인’과 ‘지구촌’을 인식하고 있는지에 ‘역사의식’ 문항은 총 9개가 주어졌습니다.
‘성평등’ 문항은 총 12개. 이성과 동성을 대할 때의 태도가 일관되는지, ‘여류시인’ 등 성차별적 언어를 쓰지 않는지 등입니다. 
가장 문항이 많은 분야는 ‘민주시민의식’입니다. 약속을 지키는지, 계층간 불평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시민의 권리가 침해당할 때 행동하는지 등 총 13개의 질문이 주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문자(글)문화의 정착과 이성적 성찰에 대해, 총 8개의 문항이 주어졌습니다. 하루 1시간 이상 책을 읽는지, 메모와 글쓰기를 습관화하고 있는지, 지나친 일반화를 자제하는지 등입니다.

이 질문을 던진 지 2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한 세대가 바뀌었다는 이야기지요. 2023년 오늘, 1995년에 던진 질문들이 썩 낡아 보이지 않는다면, <또 하나의 문화>가 지닌 선진성 때문일까요, 흘러온 시간에 비해 변화가 미미했기 때문일까요.
 
남성동인에게 묻습니다. 

2000년 1월, <또 하나의 문화>에서는 남성동인들에게 ‘나의 의식지수’를 점검해보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인간해방, 여성과 남성, 결혼과 가정, 직장 생활까지 총 4개 분야에서 총 35개의 문항이 남성동인들에게 주어졌습니다. 분야별로 대표적인 문항 몇 가지만 추출해봅니다. 

[인간 해방 운동-총 5개 문항 중] 
‘여성 해방 운동을 인간성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운동으로, 다른 인권 운동과 동등한 비중을 가지고 동시적으로 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과 남성-총 11개 문항 중] 
‘여성을 멸시하는 것은 비민주적 태도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남성 중심적 사회에서 자신의 언어와 행동이 때로는 여성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음을 인식하고 언행에 주의한다’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그린 대중 매체(광고, 드라마, 영화 등)를 거부한다’
[결혼과 가정-총 13개 문항 중] 
‘가사 노동은 가족원 모두의 책임이며, 특히 부부간에는 합리적으로 분담한다’
‘아내의 사회 활동을 존중한다’
‘아내에게 시댁에의 일방적 희생을 기대 및 강요하지 않으며, 장인과 장모를 친부모와 똑같이 대한다’,
‘만일 아내나 다른 여성이 강간을 당했을 경우 다른 종류의 폭행을 당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인식하고 대처한다’
[직장 생활-총 6개 문항 중]
‘같은 작업 같은 노동에서 남녀간의 임금 격차는 불합리한 것이므로, 이를 시정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여자 상사의 권위와 책음을 남자 상사의 경우와 똑같이 인정한다’

2023년 오늘, 대한민국 남성들에게 다시 이 질문들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마도 아버지 세대에게 주어졌을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과연 23년 전과 얼마나 바뀌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