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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를 타파해야 군사독재 타도 가능"을 외친 조옥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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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23.11.13  | 최종수정일 2023.12.04

 

“모든 차별은 성차별에서 시작된다“
조옥라 서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1978년경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던 중 약 9개월 동안 농촌여성들과 함께 지내면서, 한국사회의 가부장적 구조를 통감했습니다. 그는 이를 계기로 여성문제 연구에 뛰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1984년, ‘또 하나의 문화’ 모임을 창립합니다. 그처럼 사회학과 여성학을 연구하며, 같은 종류의 답답함을 느끼던 동지들과 함께였습니다. 정진경, 조은, 조한혜정, 조형 등이 그들이지요.
 


이들이 ‘또 하나의 문화’ 모임을 시작한 80년대는 군사독재시기였습니다. 즉 민주화운동, 노동운동이 당시 운동계의 주류이고 핵심이었지요. 그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여성운동, 문화운동은 당장의 삶과 거리가 있는 것처럼, 즉 다소 배부른 넋두리처럼 취급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조옥라 교수는 ”성차별이야말로 우리 삶의 모든 고통과 맞닿아 있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즉, 성차별과 성에 대한 편견이 다른 불평등 및 편견과 합쳐져 사회를 더욱 불합리하고 불평등하게 만든다는 것이지요. 결과적으로 양성 불평등을 해소해야 빈부격차 등 다른 불평등도 해소되며, 가부장제를 타파해야 군사독재도 타도할 수 있다는 관점입니다. ‘또 하나의 문화’가 성차별, 가부장제에 특히 주목한 것은 그 때문입니다.
답답해서 시작한 ‘또 하나의 문화’
”답답해서 못 살겠다“라는 한탄과, ”뭐라도 하자“,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계속할 수 있는 일을 하자“라는 제안 끝에 시작된 것이 ‘또 하나의 문화’ 모임이고, 무크지의 발행이라고 조옥라 교수는 말합니다. 그 ‘답답함’의 원인들 중 하나, 즉 당시 직면했던 문제들 중 하나는 제자들의 사회진출이었습니다. 여성들이 아무리 수준 높은 교육을 받아도, 일할 곳이 없었던 것입니다.
”유명한 학자들을 모셔다가 강의를 들어봤는데, 다들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들만 하는 겁니다. 우리는 지식인들을 위한 전문서가 아니라, 일반 대중들을 위한 저술활동을 하고, 삶에서 느끼는 문제들을 공유하며 대안문화, 또 다른 문화를 추구하자고 했어요. 그렇게 해서 만든 게 <또 하나의 문화> 무크지입니다.“
<또 하나의 문화> 창간호의 제호는 ‘평등한 부모 자유로운 아이’입니다. 이 제호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다고 합니다. ”사회가 평등하지도 자유롭지도 않은데, 어떻게 그런 부모와 아이가 있을 수 있냐“라는 것이지요. 조옥라 교수는 ”물론 현실, 특히 당시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그것은 하나의 지향점이었다“라고 합니다. 
‘또 하나의 문화’는 토론의 장인 무크지 발행에 주력하는 한편, 여성예술인 지원이나 어린이 캠프 등 다양한 문화활동과 교육활동을 펼치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