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0723 이종옥 김석중 님과 이희호 여사를 만나다
제169신 81. 7. 23(목) 안녕하세요. 오늘은 여름 행사들 때문에 가정 방문이 없는 날 입니다. 종옥, 석중님과 같이 5가에 나갔읍니다. 오래만에 mio kim을 만났어요. 그 마당에는 푸른 잎 사이로 하얀 목련이 끝도 없이 피어있어서 이상하군요. 때아닌 목련이 말입니다. 당신 코흘리개 친구는 지금 미국으로 출타 중이라서 전화를 할 수 없었읍니다. 성심이가 선물로 가져온 손수건이 예뻐서 (면회때 마다 손수건을 가지셨기에) 보내드립니다. 무늬가 너머 예쁘죠. 성심이 본듯이 쓰세요. 이가 시지 않으신지? 건강을 빌며 오늘도 안녕히 용길 [시 필사 <어린이의 벗 > 엄기원] 어린이의 벗 소파선생 50주기를 맞아 엄기원 1931년 7월 23일 어둠에 환히 비치던 큰 별 한개 떨어졌네. 빛이 꺼졌네. 소파 방정환 그는 분명 사람이었네. 건장한 젊은이. 그렇지만 그는 분명 사람이 아니었네 하늘의 별이었네 별중에 샛별. 어른의 속물로 부림받던 생명들 아이를 [ 어린이 ] 라 부르고 사람 대접을 해 주자고 날마다, 달마다, 해마다 북치고 나팔 불고 소리치며 쫓아다닌 젊은이. 이야기 나그네길 8도 삼천리를... . 아, 오늘의 어린이들 행복하여라. 오월의 어린이 날 감사하여라. 소파가 아니었으면 어찌 이그쁨 맛보랴? 소파가 아니었으면 어찌 대접 받으리 나라 꽃송이들. 해뜨면 거리에서, 나무그늘에서 시골집 사랑방에서 어린 조무라기를 이야기 친구 되고, 밤이면 등불 밑에서 동화를 쓰고, 동요를 짓고 일본 땅 한 복판에서도 젊은이들과 뜻을 모아 색동회 만들었다네 어린이 운동을 폈다네. 소파는 영원한 어린이의 벗. 오늘 우리는 모여 50년 전 그를 기리네. 소파가 연설하던 천도교 강당에서. 이제 세계속 한국으로 발돋움하여 태극기 앞세유고 나라 빛내는 우리 새싹들. 당신이 부르짖던 구호처럼 씩씩하고 참된 어린이가 되어 서로 사랑하며 도와간다네. 50년 전 그 날 어둠에 환히 비치던 큰별 떨어져 빛이 꺼졌지만 1981년 7월 23일 별 다시 솟았네. 우리들 가슴속에. 아아, 소파 방정환 선생 어린이의 벗이 되어 영원히 살아있네.
박용길
1981.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