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평화-통일 아카데미 <통일 할아버지와 떠나는 한반도 평화 여행> 수업 현장]
“그럼 낙지는 뭐라고 불러요?” “(북에선) 오징어라고 부르죠”
◇2회차 한반도 평화 여행 수업. 대북 인도적지원과 평화교육, 남북 어린이 교류 등 남북의 어린이들을 위해 힘써온 단체 (사)어린이 어깨동무의 윤희근 강사가 ‘한반도 평화 여행 크리에이터’를 소개하고 있다.
라면이 ‘꼬부랑국수’라구요?
어린이 평화·통일 아카데미 2회차 수업이 한창이다. <령리한 너구리>라는 북녘 만화영화를 감상하며 어린이들이 묻는다.
“저게 무슨 말이에요?”
“사투리인가?”
북녘의 단어를 배울 때는 라면을 ‘꼬부랑국수’로, 주스를 ‘과일단물’로 부르는 것을 보고 신기해한다. 오징어를 낙지라고 부른다고 알려주자 어이없어 하고, 웃기도 한다.
“그럼 낙지는 뭐라고 불러요?”
“오징어라고 부르지요.”
“에엥? 이상해요!”
“제주도에서 고구마를 감자라고 부르듯 북녁에서 쓰는 말도 조금씩 다르지요”
어린이들은 여전히 고개 갸웃
강사님은 제주도에서는 고구마를 감자라고 하고 감자를 지슬이라며, 지역마다 쓰는 말이 조금씩 다르듯 북녘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한다. 북녘의 표준어는 평안도 사투리라는 말도 덧붙인다. 남녘의 표준어인 서울말도 사투리인가? 어린이들은 여전히 고개를 갸웃한다.
◇1회차 시조 야외 수업. 고춘식 시인이 시조 쓰는 법을 강의하고 있다.
이번 아카데미에서 우리 동네 놀이터, 단풍, 비, 가을, 친구, 통일 등 다양한 주제의 시조 70여편이 탄생했다.
북녘 지하철은 몇호선까지 있어요?
이어서 2004년에 어린이 어깨동무에서 남녘 어린이가 북녘에 방문한 영상을 시청한다. 또래가 쓰는 말은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운 모양이다. 북녘의 지하철역을 보며 몇 호선까지 있냐고 묻기도 하고, 놀이공원이나 수영장, 볼링장이 공짜라는 이야기에 부러워하기도 한다. 남북 어린이들이 함께 바둑도 두고, 춤을 추기도 하고, 어울려 노는 것을 보며 만나보고 싶다고 한다.
어린이들이 쓴 시조에는 통일의 마음 가득
남북이 분단된 지 오래 되었기에 서로 쓰는 말이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언어에서는 사회와 시대의 인식이 드러나므로, 생각하는 것도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늦봄 문익환이 처음 평양에 방문하여 김일성 주석을 만날 때 선물한 것도 『우리말 갈래사전』이었다. 그는 김일성 주석에게 남북공동 국어사전 편찬을 공동으로 작업하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은 현재 편찬 중인 『겨레말큰사전』의 디딤돌이 되었다. 처음에 말이 오가고, 물건이 오가고, 사람이 오가고, 그렇게 남과 북의 민중들이 만나며 조금씩, 차근차근 평화롭게 통일하자는 것이다. 궁금해하고, 연결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모든 게 시작된다. 이번 아카데미에서 어린이들이 쓴 시조에는 그러한 마음이 가득했다.
<진가을> 교육사,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북쪽의 친구들아
김라희(4학년)
친구야 친구들아 북쪽의 친구들아
우리가 만나는 날 언제일지 모르겠다
친구야 친구들아 제발 만나 놀자꾸나
놀자꾸나 그리고 또 다시 갈라서지
말자꾸나 또 다시 가족과 헤어지지 말자
전쟁이 없기를
|
◇참여자들은 남북한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면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등을 골라 자신들만의 여행 계획을 세웠다.
◇참여자들이 한반도 평화 여행을 무사히 마치면 ‘한반도 여권’에 도장을 찍어주었다.
◇4기로 참여한 아름다운마을학교 어린이들, 인솔해주신 선생님과 과 함께 찍은 단체 사진.
🙆♀️🙆 2022 어린이 평화·통일 아카데미 <통일 할아버지와 떠나는 한반도 평화 여행>은 초등학생 어린이들을 위한 통일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 늦봄 문익환의 이야기를 들으며 남과 북의 역사를 배우고, 생명을 사랑하며 사는 삶의 가치를 체득합니다.
☞ 시 편지 쓰기, 한반도 여행 계획 세우기 등의 예술·놀이 활동을 통해 평화 감수성을 키우고 한반도를 자유롭게 여행하는 상상을 합니다.
• 주관: 사)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 협력: (사)어린이어깨동무 • 후원 : 강북문화재단
월간 문익환_12월 <통일꾼 늦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