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이야기

정말 기가막힌 책이더군! "Tribes of Yahweh"를 읽고

옥중편지에는 문익환 목사가 감옥에서 읽었던 책들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은 1982년 5월 2일에서 5일 사이에 작성된 옥중편지에 나오는 고트발트(Gottwald)의 『Tribes of Yahweh』라는 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감옥에 있던 문익환 목사에게 이 책을 보내준 사람은 같은 신학자이자 교수이기도 했던 동생 문동환 박사인데 편지를 보니 후에 동료였던 서남동 목사도 같은 책을 감옥으로 보내주셨다고 하니 당시 학자들에게 주목받던 책이었던것 같습니다.

 

문익환 목사는 이 책을 읽고 정말 "기가 막힌 책"이라고 하였는데 그 이유는 바로, 성경에 나오는 전쟁에 대한 고트발트의 새로운 해석에 감탄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정말 고트발트(Gottwald)의 『Tribes of Yahweh』를 잘 읽었어. 기가 막힌 책이더군. 제일 속시원했던 것이 판관기나 여호수아서의 전쟁 기록이 침략 전쟁 기록으로 보였었는데, 그게 아니고 해방 전쟁이었다는 것이니 얼마나 혁명적인 새 학설인가? 그런데 야훼 신앙이 평등 사회를 향한 사회적인 몸부림의 아들이지 그 반대가 아니라는 사회과학적인 가설을 새김질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더군. 마침 서남동 목사가 같은 책을 다시 보내 주어서 다시 읽으면서, 그 가설에 일단 수긍이 가기는 했는데. 그러고 나서 생기는 의문을 적으면 이런 것이 될 텐데 고트발트 씨에게 전해서 대답을 듣게 해주었으면 좋겠어."

 

최근에 통일의 집에서는 소장자료들의 수량을 파악하는 작업을 하였는데 이 작업의 와중에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책장을 넘겨보았더니 책의 소유자를 표시해 놓은 서명, 날짜 그리고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뜯겨진 도서열독허가증.. 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문익환 목사가 손수 연필로 메모한 듯한 "1981년 5월 19일" 은 이 책을 받은 날짜인지 아니면 처음 읽기 시작한 날짜인지는 정확히 확인할 수 없지만 옥중 편지가 작성된 날짜와 비교해보면 거의 일 년의 시간을 거쳐 감옥 안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새김질을 하셨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  책을 보내준 고마운 동생의 이름(from : Stheven )도 적혀 있었습니다. 

 

한편, 이 한 장의 편지에는 학자로서의 문익환의 면모도 잘 드러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든 의문들을 그나 지나치지 않고 편지에 구체적으로 적고 있지요. 그리고 동생에게 저자인 고트발트씨에게 이 질문들을 전해서 대답을 듣게 해 달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동생은 이 편지를 받고 저자에게 질문들을 전달했을까요?  고트발트씨의 답장이 담긴 편지를 찾게 된다면 또 소개드리겠습니다.

 

 

문익환 목사가 고트발트(Gottwald)에게 어떤 질문들을 했을까 궁금하시면 1982년 5월 2일에 쓴 편지를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