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된 기록물

문익환 목사가 옥중에서 사용했던 찬송가

이번에 소개해 드릴 것은 문익환 목사의 감옥 생활을 보여주는 대표 사료로 통일의 집 전시에도 활용되었던 옥중 찬송가 입니다.

 

문익환 목사는 1976년 <3.1민주구국선언사건>에서 성명서를 작성한 혐의로 투옥된 이후 <김대중내란예비음모사건>, <방북 사건> 등 여섯 차례에 걸쳐 10년 3개월 간 감옥생활을 하였습니다. 이 찬송가는 문익환 목사가 투옥되었을 때 사용했던 것으로 전주, 서대문, 진주, 안양, 안동 등 여러 차례 감옥의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습니다.

   


[설명] 보라색 천으로 감싸져 있는 옥중 찬송가에 붙여진 여러 장의 열독허가증, 감옥에 반입되었던 도서는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한편, 찬송가 안에는 문익환 목사가 아껴두고 봤을 것으로 짐작되는 다양한 글들이 붙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접 개사한 찬송가 가사(443장 평화의 누룩)를 아내인 봄길 박용길 장로가 정성껏 쓴 종이도 붙여져 있고 또한 3.1 운동 60주년을 맞아 예배 반주자로 봉사할 것을 다짐하고 있는 봄길의 서약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설명] 반주자로 봉사할 것을 다짐하는 봄길의 서약서

 

 

이 옥중 찬송가가 갖고 있는 보존과 관련된 주요 문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오랜 감옥 생활 중 사용되었던 것으로 사료 자체가 노후화 되었음

- 도서의 제본 상태가 좋지 못하고 틀어져 있으며 삽입된 다양한 메모 등의 상태도 심각함

- 지력(紙力) 약화로 기록 부분이 뭉개지거나 희미해져 가고 있음, 시간이 흐를수록 상태 악화가 예견됨

 

 

※훼손된 기록물 시리즈에서는 사)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가 소장하고 있는 귀중한, 그러나 훼손되어 있는 기록들에 관해서 다루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