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익환_<늦봄의 서재>

송건호 회고록 ‘이 땅의 신문기자, 고행의 12년’ (2024년 2월호)

“이성이나 지성이란, ‘양심’과 동의어”

 
  
◇송건호의 ‘이 땅의 신문기자, 고행의 12년’이 실린  『청암 송건호선생 화갑기념논문집』(1986)
  
 
4차 수감(1985. 5. 20~1987. 7. 8) 중 늦봄은 전주 교도소에서 봄길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송건호의 화갑기념 논문집에 실린 ‘이 땅의 신문기자, 고행의 12년’을 읽고 ‘양심’에 대한 의견을 전한다. 늦봄은 송건호의 글에서 ‘이성’, ‘지성’이란 말이 ‘양심’과 동의어로 사용되는 것을 보며, 양심이란 변절을 정당화하는 능력을 가진 이성과 지성이 흔들리지 않게 바른 판단들 내릴 수 있는 맑음이요, 날카로움이라고 평가한다. 이어 쫓겨난 기자들이 불안과 유혹을 뿌리치며 살아온 것을 ‘지성적인 양심’이라고 말한다. 송건호의 지성의 양심은 겨레를 위한 언론자유이며, 외골수로 그 외로운 길을 12년 한눈팔지 않고 걸어온 의지 또한 겨레를 위한 것이라고 봄길에게 전한다. 

 
◇1987년 8월, 교도소에서 풀려난 문익환과 나란히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송건호. 

 
송건호(1926~2001)는 언론인의 지조를 지킨 인물로 1974년 동아일보 편집국장으로 취임한 이후 편집국에 상주하던 중정 요원을 내보내고, 기사검열을 거부했다. 이에 박정희 정권은 광고탄압과 100여 명의 기자를 강제해직시켰다. 결국 그 역시도 신문사를 나와 기자들과 민주화 언론자유투쟁에 나섰다. 1980년 전두환 시기에 투옥되어 모진 고문을 받았고, 그 후유증으로 돌아가시게 된다. 

늦봄과 송건호는 직업이나 생애는 달랐지만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이루려는 사회적 역할은 크게 다르지 않다.

<글: 박영옥>
 
월간 문익환_<늦봄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