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익환_<보존연구실 601호>

수도교회 그림 마운팅 처리 (2025년 7월호)

철거 전 그림으로 남은 교회, 예쁜 새집 지어주기

  
안녕하세요. 문과와 이과의 경계를 넘나드는 늦봄 아카이브 보존연구실입니다. 오늘 작업대에 놓인 사료는 엽서 크기의 작은 그림이네요. 작품보다 약간 큰 갈색 배경지 아래에, 공책 크기 금색 비단으로 한 번 더 배접된 있는 형태입니다. 뒷면을 보니 종이에 부착했다가 뗀 듯 종이 조각이 남아 있습니다. 
 
 ◇수도교회 전경 그림(1979. 2, 김정 작) 앞면과 뒷면
  
 

수도교회 교인 김정 화백의 판화

▲작품 설명
교회 건물을 중심으로 주변이 묘사되어 있고 옅게 채색된 작품입니다. 어반 드로잉(도시 풍경을 스케치하듯 그린 그림)의 느낌이 나기도 하지요? 자세히 보면 판의 경계와 계단 벽에 잉크가 묻어있고 연필로 23개 중 20번째 작품이라는 표시가 있어 판화임을 알 수 있습니다. 작가는 김정 화백이며, 그림 속 건물인 수도교회의 교인이었습니다. 

수도교회는 문동환 목사가 한신대 교수 시절 1967년부터 1974년까지 시무한 곳입니다. 기성교회의 안일한 모습과 개인주의 신앙에서 벗어나기를 강조했고 ‘세상을 위한 교회’, ‘평신도 중심의 교회’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당시 예배 순서 표지를 장식한 ‘깨어진 지구를 짊어지고 있는 지게’ 심볼은 이러한 뜻을 담아 만든 것입니다(문동환, 2009). 
   
종로구 사직동에 있는 수도교회는 1980년 도시계획에 의해 갑자기 철거당해 이전해야 했습니다. 작가는 1979년 2월에 그림을 남겼는데 이미 철거 계획을 알고 마지막 모습을 기록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두껍고 단단한 보드지로 보존처리

▲마운팅 처리 과정
그림 속 교회 건물은 부서지고 말았지만, 작품에는 ‘마운트(Mounts)’라는 튼튼한 집을 만들어 줄 차례입니다. 마운트는 기록물을 전시하거나 보관하고, 옮기거나 다룰 때 적합한 보존용기 형태입니다. 두껍고 단단한 보드지를 사용하여 안정적으로 지지해 주며 모양새도 보기 좋지요(국가기록원, 2022). 보존처리 시, 작품에 닿는 모든 재료는 기록물에 유해하지 않은 보존용(고급 품질) 제품을 사용해야 합니다.

①보드 재단과 경첩 연결 
보드를 A4용지 크기로 뒷받침과 덮개 2장을 자릅니다. 덮개에는 창을 뚫어 작품이 보이게 해야 하는데(윈도우 프레임) 45도 칼을 이용하여 비단이 살짝 보이도록 작품보다 크게 자릅니다. 덮개를 여닫을 수 있도록 두 보드를 나란히 놓고 타이백 테이프로 연결합니다. 보드지가 어긋나거나 날카로운 부분이 있다면 사포와 본폴더로 매끄럽게 마무리합니다. 
 
◇45도 칼과 자른 단면 정리(좌), 뒷받침 보드와 덮개 연결(우)
 
 
② 작품 가장자리 올 정리(접착)
이전에 꾸몄던 흔적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고 비단 끝의 풀린 올 하나하나에 접착제를 발라 면에 붙여줍니다. 단면을 걸림 없게 정리하고 올 풀림을 막아 안정성을 높이는 과정입니다. 접착제는 메틸셀룰로오스를 사용하는데 다시 제거할 수도 있고(가역적), 종이 성분에서 추출한 화합물이어서 책 보수에 많이 사용됩니다. 
 
◇메틸셀룰로오스로 비단 풀린 올을 접착
 
 
③여백 종이와 작품 고정
작품이 뒷받침 보드에 직접 닿거나 취급 시 손으로 자주 만지게 되면 작품에 부담이 가기 때문에 종이로 가짜(추가) 여백을 만들고 작품과 여백 종이를 연결합니다. 동양의 배접은 작품을 보강하기 위해 뒷면 전체에 풀칠해서 배접지를 덧대는데 서양의 마운팅 기법은 작품을 균형적으로 고정할 수 있는 지점에만 종이 경첩(hinge)을 붙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작품지 가장자리에 가짜 여백 종이를 대고 한지 조각으로 연결
 
 
④보드에 작품 부착 및 마무리 
여백이 붙은 작품을 윈도우 크기에 맞게 배치하고 종이 경첩(hinge)을 상단이나 왼쪽에 붙여 뒷받침 보드에 연결합니다. 
 
◇작품 여백 뒷면에 경첩을 만들어 뒷받침 보드에 고정  
 
 

작품이 자리 잡은 새집이 완성되었습니다! 한층 보기 좋고 안정감도 생겼습니다. 이제 강제 철거 되는 일 없이 그림 속 수도교회가 새로운 마운트에서 편안하게 보존되기를 바랍니다. 

<글: 박에바> (시연: 김미정, 박선정)

[참고문헌]
국가기록원 기록관리 공공표준 「기록매체 요건 및 관리기준」 NAK 12:2022(v3.1)
국가기록원(2024) 「종이기록물 복원처리 매뉴얼」
문동환(2009) 『문동환 자서전』, 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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