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익환

작은박물관 스탬프투어 (2025년 10월호)

각각의 주제가 역사의 줄기로…‘작은 박물관,  큰 감동’ 

 
“하나가 된다는 것은 더욱 커지는 일이다.” 문익환 목사님의 말처럼, 작은 박물관들이 모였을 때 각각의 외침이 뭉쳐 큰울림이 되었습니다. 8개의 박물관은 조금씩 다른 주제를 갖고 있지만, 식민지배에 맞서고, 독재에 저항하며,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온몸으로 저항한 피맺힌 삶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역사의 소용돌이가 없었다면 그저 평범했을 사람들. 하지만 일상이 무너지고 시대에 휘둘린, 그리하여 작은 박물관에 남겨진 그들의 삶을 돌아보는 것은 때론 고통스럽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이들의 ‘한’의 조각들이 결국 오늘날 우리를 면면히 이어준 씨줄과 날줄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린다는 역사의 교훈. 작은 박물관을 순례하며 얻은 큰 깨달음이었습니다. <편집장>

제국주의 식민 지배에 맞섰던 민중의 역사, 권위주의와 독재에 저항해 현재의 대한민국을 일군 민주화운동의 역사, 민중투쟁의 역사를 계승해 독재로의 회귀를 막아낸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까지, 한국 사회에는 더 조명받고 알려져야 할 역사가 많습니다. 이러한 뜻을 가지고 서울 내에 운영 중인 여덟 곳의 기관이 모여 지난 2024년부터 <작은박물관 스탬프투어> 를 시작했습니다. 

작은박물관스탬프투어 팀은 각각의 기관을 보다 널리 알리고 스탬프투어 참여 독려를 위해 여러 홍보활동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는 서울시공익활동센터에서 주관하는 '2025 공익활동의 날' 행사에 홍보부스를 설치해 많은 시민에게 스탬프투어 프로그램을 알리고 기관 홍보를 진행했습니다. 다가오는 10월 18일에는 김근태기념도서관에서 주최하는 제2회 <마을의 곳간 도서관으로 오세요> 행사에도 <작은박물관스탬프투어> 팀이 참여해 키링 만들기 체험을 진행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한국 사회가 한 세기 가까이 극복하지 못한 레드 콤플렉스와 권위주의, 독재의 잔재와 식민주의적 세계관은 모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에 대항하고자 조직된 투쟁 역시 필연적으로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전개되었습니다. 각각의 주제를 다루는 공간을 방문해 역사를 한 줄로 엮는 경험을 해 보는 것은 우리가 더욱 넓게 사유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또한 현재의 한국 사회가 어떤 역사가 이어져 만들어졌는지 깨닫고 나아갈 길을 상상해 볼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작은박물관스탬프투어>가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위인하>
 
[🚩작은박물관 스탬프투어 참여 방법🧭]
1. 구글 폼 신청을 통해 스탬프투어 북을 받는다.
2. 여덟 곳의 기관을 방문해 관람 후 방문한 박물관의 페이지에 스탬프를 찍는다.
3. 마지막으로 도장을 찍은 기관의 담당자분께 스탬프북을 보여주고 완주 도장과 완주증, 완주 축하기념품을 받는다.
 

  
1. 근현대사기념관: 동학부터 4.19까지 근현대사 조명

◇ 근현대사기념관(서울시 강북구 4.19로 114) 화-일 9:00~18:00 (17시 30분 입장마감)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추석 연휴
 
3·1운동의 발원지인 봉황각과 순국선열들의 묘역 그리고 국립 4·19민주묘지가 자리잡은 강북구 근현대사기념관은 2016년 5월, 동학농민운동부터 4·19혁명까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전문적으로 조명하는 기념 공간의 필요성에 의해 개관하게 된 기념관입니다. 상설, 기획 전시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여 독립 정신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걸어온 길을 알리고자 힘쓰고 있는 근현대사기념관은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체험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란 문구 눈에 띈다. 
 
◇기념관 외부에 큰 길을 따라 열사들의 동상이 도열해있다. 한 분 한 분 찾아보는 의미가 남다르다.
 
 

2. 김근태기념도서관: 민주화에 헌신한 김근태 선생 업적 기려 

◇김근태기념도서관(서울 도봉구 도봉산길 14) 평일 9:00~20:00 주말 9:00~17: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법정공휴일
 

평생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김근태 선생의 삶과 업적을 기리고자 김근태 선생과 평생의 동지 인재근 선생 삶과 의정활동의 터로 삼은 도봉구에 건립된 도서관입니다. 도봉구 최초의 민주주의 복합 문화 공간인 김근태기념도서관은 고 김근태 선생의 정신과 가치를 이어받아 민주주의 삶을 현재화하고, 새롭게 발현하는 장소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김근태기념도서관은 공익기관이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보루로, 정보격차와 불평등을 해소하는 사회적 장치로, 평생학습과 지식정보의 생산기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꾸준히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옆 건물 ‘기억곳’에 김근태선생의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재판이 열릴 때마다 김근태의 부인 인재근은 몰래 녹음기를 숨기고 입장해서 절절한 육성을 테이프에 담았다.

 
 

3. 문익환 통일의집: 늦봄이 살던 집 복원해 개관

◇문익환 통일의집(강북구 인수봉로 251-38) 월-금 10:00~17:00 토 13:00~17:00
휴관일 매주 일요일 포함 법정공휴일
 

 수유리 골목길에 위치한 빨간 벽돌집은 문익환 목사가 살던 곳이었습니다. 1994년 문익환 목사가 세상을 떠난 후, 아내 박용길 장로가 ‘통일의집’이라는 현판을 써 붙이고 집을 일반 대중에게 공개했고, 2011년 박용길 장로 별세 후 방치되었다가 통일맞이 사무실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2018년에는 문익환 목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옛 모습대로 복원하여 지금의 모습으로 개관하게 되었습니다. 문익환 통일의집과 한신대학교 수장고, 늦봄 문익환 아카이브에서는 한국 근현대 격동기를 지나온 한 가족의 기록이자, 민주화와 민간 통일운동의 살아있는 역사로서 기념비적인 유물과 사료를 전시하고 이러한 역사를 알리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통일의집 뒷뜰에서 보이는 레오다브가 그린 문익환 그래피티. 인자한 미소가 인상적이다.
 

◇안방에 전시된 문익환-박용길 부부의 사진(1993)

 
 

4. 박종철센터: 6·10민주항쟁과 열사의 사료 전시

◇박종철센터(서울특별시 관악구 대학5길 7) 화-토 09:30~17:30
휴관일 매주 일요일, 월요일, 법정공휴일

  
6·10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청년 박종철을 기리기 위해 생전 그가 다니던 학교가 있는 관악구에 건립된 기념센터입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박종철 열사의 정신과 업적을 알릴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관악구민이 자발적으로 건립 과정에 힘을 써 주셨다고 합니다. 박종철센터는 이에 화답하고자 6·10민주항쟁과 박종철 열사 사료 수집과 발굴의 거점 다양하고 열린 질문들이 교차하는, 청년세대를 위한 모색의 공간 주민자치의 실천적 의제를 생산하고 경험하는 공간 문화와 예술, 역사와 철학이 해석되고 공유되는 지역문화 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외부 작은 뒷뜰엔 벤치에 앉은 박종철의 동상이 있다.
 

◇박종철의 누나가 짜준 목도리. 종철이 수배 중인 선배에게 둘러줘서 새로 짜는 중이었다. 

 
 

5. 식민지역사박물관: 일제 침탈 맞선 항일투쟁의 역사

◇식민지역사박물관(서울시 용산구 청파로47다길 27) 화-일 10:30~18:00 (17:30 입장마감)
휴관일 매주 월요일, 설·추석 연휴, 노동절 
 

식민지역사박물관은 일본제국주의 침탈의 역사와 그에 부역한 친일파의 행태, 독립을 위해 힘쓴 수많은 분과 그들이 일군 항일투쟁의 역사를 기록하고 전시하는 최초의 일제강점기 전문 역사박물관입니다. 이 소중한 역사문화 공간은 수많은 국내외의 시민들께서 보내주신 성금과 기증자료에 힘입어 마련되었습니다. 식민지역사박물관은 일제잔재와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동아시아의 평화를 향한 길에 디딤돌이 되고자 하며, 더 나아가 동학농민전쟁의 ‘횃불’에서 '빛의 혁명'으로 면면히 이어지는 독립 정신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 가꾸어 나가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친일인명사전편찬 관련 내용이 설명되어 있다. 
  

◇면사무소에 갔다가 지원병으로 끌려간 특별지원병 이은휘의 장행기. 그는 파푸아뉴기니에서 전사했다.

  
 

 6.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 청계천에 자리한 노동인권 교육의 장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105) 화-일 10:00~18:00 (3~10월), 10:00~17:30 (11~2월) (마감 30분 전까지 입장)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당일

 
전태일기념관은 청년 전태일이 활동했고 분신 항거로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청계천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1981년 전태일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가 발족해 오랜 세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많은 시민의 노력으로 2019년 문을 열 수 있었습니다. 전태일기념관은 학생들과 노동자들의 노동인권 교육의 장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 시민 모두가 노동의 가치를 깨닫고 노동의 의미를 이해하고 배우는 모두의 공간이 되는 목표를 이정표 삼아 운영되고 있습니다.
  

◇어머니 이소선 여사가 아들의 영정을 끌어안고 오열하는 모습.

  

◇한 개층을 2층으로 나눠 비좁고 열악했던 그 시절 작업실을 재현해 놓았다.

 
 

7. 이한열기념관:  6월항쟁의 기록... 열사 유품 등 전시

◇이한열기념관(서울 마포구 신촌로12나길 26) 월-금 10:00~17:00
휴관일 매주 주말, 1월 1일, 명절연휴 및 공휴일

 
이한열기념관은 이한열 열사의 유품을 비롯한 1987년 유월 항쟁의 기록을 보존하고, 연구하며, 전시를 통해 민주주의의 역사를 교육하는 박물관입니다.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선생님께서 국가로부터 받은 배상금과 시민 성금으로 2004년에 세워졌으며, 2014년 사립 박물관으로 새롭게 개관하였습니다. “기념관을 세우는 과정은 열사의 뜻을 잊지 않겠다던 그 시절의 약속을 지키는 일입니다. 흩어져 있던 서로의 손을 잡아 우리의 출발점을 되돌아보게 하는 일이며, 삶의 방향을 찾고자 하는 후대에 민주주의 역사를 가르치는 일입니다.”라는 문장을 새기며 이한열기념관은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위해 목숨 바친 열사의 정신과 올바른 역사를 알리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복도 옆 계단 벽에 걸린 이한열의 영정 그림
  

◇1987년 6월 9일 '6·10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에 참가한 이한열이 최루탄 피격 당시 입고 있었던 학과 티셔츠와 바지, 운동화가 전시되어 있다. 

 
 

8.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를 기억하는 공간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11길 20) 화-토 10:00~18:00 (17:00 입장 마감)
휴관일 일·월, 1월 1일, 설 연휴, 추석 연휴, 12월 25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이 겪었던 역사를 기억하고 교육하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공간입니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상에서 아이들이 자라길 바랐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의 오랜 염원은 국내외 시민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켜 모금 활동을 통해 2012년 5월 5일에 문을 열었습니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다양한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과거의 역사와 기억을 알리고, ‘여성, 인권, 평화’를 향한 현재의 활동을 기록함으로써 미래세대에 더 나은 세상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외부 벽면에 놓여있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진.

  

◇"그걸 다 기억하고 살았으면 아마 살지 못했을 거예요." 벽면을 따라 작은 벽돌에 할머니들의 외침이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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