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익환_<이 한 장의 사진>

전태일 묘소의 늦봄 (2025년 11월호)

“전태일 아닌 것들아, 다들 물러가라”

 

경기도 남양주 화도읍 모란공원. 공원 내 네번째 계단을 올라서면 전태일 열사의 묘소가 있다. 묘 뒤에는 어머니 이소선 여사가 잠들어 있다. 문익환 목사는 1983년 11월 전태일 13주기 때 전태일 묘역 앞에서 시 <전태일>을 카랑카랑하게 낭독했다.

사진은 문익환 목사가 묘소앞에서 동지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청계천 피복 공장에서 죽음과 맞서 싸우는
미싱사들 시다들의 숨소리들아
...
우리의 맥박도 야위어 병들어 가는 살갗도
허파도 염통도 발바닥의 무좀도
햇빛 하나 안 드는 이 방도
...
무엇 하나 전태일 아닌 것이 없다
...
전태일 아닌 것들아
다들 물러가거라
눈물 아닌 것 아픔 아닌 것 절망 아닌 것
모든 허접쓰레기들아 모든 거짓들아 당장 물러들 가거라
온 강산이 한바탕 큰 울음 터뜨리게
(시 <전태일> 중)


 
월간 문익환_<이 한 장의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