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길.
용길, 속으로 중얼거려 보니까 눈물이 핑 도는군. 보고 싶소. 사흘 후면 당신 생일인데, 더욱 그립소.
무거운 몸 가지고 퍽 괴롭겠지? 얼마나 뚱뚱해졌는지 좀 상상해 보아도, 만주에서 나올때 생각밖에는 나지 않는군?
호근, 영금 얼마나 재롱을 부리고 귀염성 있게 튼튼히 잘자라는지? 보지 못한다니, 참 기가 맥히군? 이럴 법도 있나 싶우오.
운니동, 명륜동, 왕십리, 아현동 다 별고 없으시겠지?
운니동에는 돈으로 보내도 2000원을 초과했다니까 좋지 않을가 싶소. 약을 보내야 제일 좋을 텐데 약값이 떨어졌다니까? 알려주시오.
명륜동에는 예산이 좀 달라졌기 때문에 못보내고 있오. 600, 불에서 남는 것을 내마음대로 쓰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에 기회를 보아서 보내리다. 어떻게들 지나는지. 큰 언니는 지금도 이화에 나가시겠지?
나의 사랑하는 하나밖에 없는
용길에게
기도해주시요!!
당신의 사랑하는
익환 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