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울기록원은 총 5개의 크고 작은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필자는 그 중 ‘여공(女工, Factory Girl) : 근대적 여성 노동자의 탄생’, ‘서울사진아카이브’, ‘한강, 서울_기억이 흐르다’ , ‘기록의 발현 : 주공아파트 주민기록’, 의 4개의 전시를 관람하였다.
2층 복도에서 진행된 ‘여공(女工, Factory Girl) : 근대적 여성 노동자의 탄생’전시는 식민지 시기 여성 공업 노동자의 사진을 각 공간별로 전시하고 있다. 전시설명에 의하면 해당 전시는 사진에 등장한 여공의 모습과 표정 등을 통해 근대적 감시체계와 공장의 기계화에 따른 ‘노동 소외’라는 근대적 자본주의의 폐해를 표현하였다고 한다. 바로 옆에서 진행된 ‘서울사진아카이브’ 전시는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수집된 시정 사진 100,000장 중에서 ‘국민학교 생활, ‘서울시 선거 현장, ‘어린이날 행사’ 등의 8개 주제를 중심으로 선별한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의 경우 문서나 박물과는 달리 그 내용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용이한데 사진의 크기가 작거나 수가 많아서 그 정보들을 일일히 파악하기 어려웠고 이로인해 함께 전시된 맥락정보와의 호응이 어려웠다.
제1전시관에서 진행되는 ‘한강, 서울_기억이 흐르다’ 전시는 한강 개발의 역사와 폐해, 의의 등과 관련한 도시계획도, 기안문 등의 공문서들을 위주로 전시하고 있다. 이러한 공문서들은 행정의 투명성의 차원에서 전시의의가 있겠으나 수기로 작성되어 가독성이 떨어지고 내용이 많은 것에 비해 핵심적인 정보를 포착하기 어려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이어 ‘신문 속의 한강’이라는 제목으로 한강 개발과 관련한 신문기사들의 헤드라인만을 모아 전시한 것도 있었다. 이렇게 기록물의 핵심적인 정보만을 모아 큐레이팅하는 컨텐츠 전시는 기록물 자체를 소개하는 것에 비해 이용자들에게 더욱 쉽고 직관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기록의 발현 : 주공아파트 주민기록’ 전시는 재건축을 앞두고 있던 둔촌, 고덕, 개포, 과천주공아파트에서 생겨난 다양한 시민기록을 수집∙전시하였다. 가장먼저 1980년대 주공아파트의 건설과 관련한 타임라인 안내판이 있었으며 둔촌동 주공아파트에서 수집한 여러 박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둔촌 사운드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둔촌초등학교 앞 가방 던지는 아이’, ‘3단지 놀이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세탁소 아저씨’ 소리를 수집하여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둔촌주공아파트의 사례가 개포동, 고덕동, 과천 주공아파트로 확장되어 기록화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는데, 이 과성에서 생산∙수집한 사진기록과 구술 인터뷰를 전시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해당 전시는 둔촌동 주공아파트에서 수집한 박물을 4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서 전시하고 있다. 그 중 세 곳은(오른쪽 사진) 박물의 대한 설명이 적혀있었지만 그 맥락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웠는데, 그 중 한 곳은(왼쪽 사진) 경비실에서 수집한 박물을 그대로 수집∙전시하여 경비실이라는 공간을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그 맥락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