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팝이 하나의 포맷으로 진화하면서, 새로운 얼굴을 찾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전석환 모드하우스 신인개발팀 팀장이 이 일을 관통하는 마음가짐으로 꼽은 단어는 딱 하나, '혹시나'다. 트리플에스(tripleS), 아이덴티티(idntt)를 직접 발굴한 그는 화려한 무대가 시작되기 훨씬 전, 원석을 찾고 다듬고 기다리는 자리에 있어 왔다. 국적보다 먼저 보는 것은 오직 하나, '팬이 되고 싶게 만드는 무언가'다. 팬이 아티스트의 탄생에 직접 참여하는 오픈 아키텍처 엔터테인먼트를 실험하는 모드하우스에서, 그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모드하우스 전석환 신인개발팀 팀장
(출처: KOFICE 직접 촬영)
Q1. 한류나우 독자분들께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전석환: 안녕하세요, 저는 모드하우스 신인개발팀 팀장 전석환입니다. 케이팝 팬들에게 에너지를 주고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을 찾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원래부터 케이팝을 너무 좋아해서 직접 이 업계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운 좋게 모드하우스에 입사해 4 년째 신인개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신인개발팀이라는 직무가 생소하게 느껴지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원석을 발굴하고, 그 원석들이 케이팝산업에서 잘 활동할 수 있을 때까지 교육하고 지원하는 역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요즘은 글로벌 시대인 만큼 다양한 국적과 개성을 가진 분들이 케이팝 안에서 자신의 색깔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드하우스 소속의 ‘트리플에스(tripleS), 아르테미스(ARTMS), 아이덴티티(idntt)
(출처: 모드하우스 , 빌보드코리아)

전석환 모드하우스 신인개발팀 팀장
(출처: KOFICE 직접 촬영)
Q2. 트리플에스, 아이덴티티 등 모드하우스 아티스트들을 직접 캐스팅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원석을 발굴하시는 과정이 궁금한데요, 어떤 기준과 방식으로 캐스팅을 진행하고 계신가요.
전석환: 특별히 정해진 캐스팅 방식이 있다기보다는, 어딜 가든 계속 눈여겨보는 게 기본입니다.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도 많이 보고, 거리에서 직접 눈에 띄는 분들께 연락을 드리기도 하죠. 중요한 건 제 경험에 비추어 판단하고, 직접 만나서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이미지나 비주얼은 좋은데 아이돌로서의 결이 조금 다를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꼭 오디션을 통해 직접 확인합니다. 그리고 캐스팅 현장에서 늘 마음에 새기는 게 있다면 바로 '혹시나'라는 마음가짐이에요. 혹시나 하면서 연락해 보고, 혹시나 하면서 만나보고, 혹시나 하면서 1년 뒤에 다시 연락해보고. 그렇게 항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게 저만의 방식인 것 같습니다.
Q3. 요즘은 숏폼 반응이 캐스팅 판단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던데, 실제로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데뷔 전 신인 홍보 전략 차원에서도 숏폼을 활용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전석환: 숏폼은 캐스팅과 홍보 양쪽에서 모두 중요해졌어요. 접근성도 좋고 팬들의 반응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데다, 유행에 맞춰 바로바로 올릴 수 있다는 시의성도 큰 장점이거든요. 트리플에스와 아이덴티티 모두 다인원 그룹이다 보니 멤버마다 매력도 제각각인데, 각자의 개성에 맞는 콘텐츠를 올리는 방식으로 숏폼을 활용하고 있고 반응도 좋습니다. 예전에는 아이돌 하면 신비주의 콘셉트가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친근감과 소통이 훨씬 중요해졌잖아요. 연습생들을 교육할 때도 이런 소통 방식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Q4. 케이팝 업계에서 '중소의 기적'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대형 기획사와 비교했을 때 모드하우스만의 캐스팅·프로듀싱·팬 소통 방식에서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지 궁금합니다.
전석환: 저희 회사의 가장 큰 차별점은 '코스모(COSMO)'라는 자체 앱을 통한 팬 소통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코스모는 팬들이 좋아하는 멤버의 오브젝트(디지털 포토카드)를 수집하고, 라이브 방송 시청이나 포스트 확인 등 팬 활동 전반을 하나의 앱 안에서 경험할 수 있는 종합 플랫폼이에요. 단순한 소통 창구를 넘어 팬들이 그룹의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기존 플랫폼과는 결이 다릅니다. 더 많은 팬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능도 계속 확장되고 있고, 캐스팅 단계에서 연습생들에게 코스모를 직접 설명하며 저희만의 차별점을 어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정 중 하나입니다.

모드하우스 로고
(출처: KOFICE 직접 촬영)
Q5. 리스크 관리와 케이팝 트렌드 파악을 위해서는 어떤 방식을 활용하고 계신가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AI 한류 빅데이터 대시보드 같은 공공 데이터와의 연계 가능성에 대한 팀장님의 의견도 궁금합니다.
전석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모든 회사가 공통적으로 모니터링을 핵심으로 삼고 있어요. 사전에 리스크를 파악해 선제적으로 조치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최대한 빠르게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연습생 관리, 아티스트 활동, 콘텐츠 등 리스크의 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에 종합적인 모니터링 체계가 중요합니다.
AI 한류 빅데이터 대시보드는 이런 모니터링과 트렌드 파악 측면에서 유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현장에서는 이미 SNS를 직접 모니터링하는 방식이 꽤 세밀하게 돼 있어서, 공공 데이터가 실무에 더 잘 녹아들려면 케이팝 팬덤이 실제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트위터나 커뮤니티 채널과의 연동성을 높이는 방향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업계 종사자뿐 아니라 팬들도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형태라면 활용도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요.
Q6. 예전에는 해외 멤버를 그룹에 포함하는 것 특별한 일이었다면, 이제는 당연한 흐름이 된 것 같아요. 다국적 멤버 구성에 대해 요즘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실까요.
전석환: 요즘은 어느 회사든 글로벌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다국적 멤버를 구성하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 됐습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봐도 다양한 국적의 연습생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요.
다만 외국 멤버를 영입하는 것 자체보다, 그들이 케이팝 트레이닝 시스템에 잘 적응하고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와서 매일 트레이닝에 임하고, 여러 제약 안에서 생활하는 과정이 심리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거든요. 끼가 넘치는 사람일수록 이 시스템에 적응하는 게 더 어려울 수 있다는 딜레마도 있어요. 결국 그 과정을 버텨낸 사람이 데뷔 후에도 오래 활동할 수 있다고 봅니다.
캐스팅 기준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국적보다 그 사람 자체의 매력, 즉 팬이 되고 싶게 만드는 무언가를 가장 먼저 봅니다. 다국어 능력이나 국적은 2차적으로 고려하는 요소예요.

한류나우 인터뷰 현장(좌측부터 전석환 모드하우스 신인개발팀 팀장, 김정현 KOFICE문화교류연구센터 연구원)
(출처: KOFICE 직접 촬영)
Q7. 코로나 이후 공연 산업이 다시 활발해지고, 케이팝 아티스트들이 코첼라 같은 해외 대형 페스티벌에도 서게 되면서 글로벌 무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이런 공연산업의 변화나 장르적 흐름 등 현장에서 체감하시는 케이팝의 변화가 있으신가요?
전석환: 가장 크게 체감하는 건 공연산업의 회복과 확장입니다. 코로나 이후 공연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글로벌 무대로의 진출도 눈에 띄게 늘었어요. 코첼라 같은 대형 페스티벌에 케이팝 아티스트들이 서는 것 자체가 이제 하나의 흐름이 됐고, 콘서트, 투어, 팬미팅 등 오프라인 활동 전반이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활발해진 상황입니다.
장르 측면에서도 변화가 있어요. SNS의 영향으로 과거의 음악이나 장르가 다시 바이럴되는 경우가 많아졌고, 요즘 팬들은 다양한 음악과 장르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케이팝이 다양한 문화를 흡수하고 우리 방식으로 재해석해내는 유연함이야말로 케이팝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석환 팀장 인터뷰 모습
(출처: KOFICE 직접 촬영)
Q8. 케이팝이 글로벌화될수록 'K'라는 정체성이 희석된다는 시각도 있어요. 신인 개발 실무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전석환: 개인적으로는 'K'라는 정체성이 희석되는 것이 반드시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저는 어떤 국적이든, 어떤 언어를 쓰든, 팬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사람이거든요.
오히려 제가 케이팝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건 '휴머니즘'입니다. 팬들이 아이돌에게 깊이 빠져드는 건 언어나 국적을 초월한 인간적인 매력, 그 사람에게서 느끼는 진심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숏폼 소통이든, 콘서트 무대든, 팬미팅이든 형태는 달라도 결국 팬들은 그 사람의 휴머니즘을 느끼면서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는 것 같아요.
케이팝이 글로벌화되는 현상도 마치 예전에 일본 문화가 한국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던 것처럼, 문화가 서로 섞이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봅니다. 그 안에서 케이팝만의 유연함과 흡수력이 계속 발휘된다면, 'K'의 정체성은 희석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넓어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Q9. 마지막으로, 한류나우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한류나우를 자세히 들여다봤는데, 케이팝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국 문화 전반에 걸쳐 정말 좋은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더라고요. 이렇게 많은 일을 하고 계시는구나 싶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팬들이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는 아티스트를 찾기 위해 계속 열심히 뛰겠습니다. 한류나우 독자 여러분도 케이팝, 그리고 한국 문화 전반에 꾸준한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FAX 02 3150 4872
E-Mail research@kofice.or.kr
발행처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발행인 박창식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기획·편집 이현지, 김정현
디자인 디자인인트로
발행일 2026년 5월 22일
E-ISSN 2714-04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