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이모저모’에서는 디지털 아카이브와 관련된 모든 사람을 찾아갑니다. 직접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있는 분들, 아카이빙을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기록 전문가분들, 더 나은 아카이브 시스템을 개발하는 분들 등등. 아카이브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이모저모 전해드릴 텐데요. 첫 번째 인터뷰는 아카이브센터의 구성원분들과 함께했습니다. 아카이브센터가 어떤 사업을 하는 곳인지 궁금하셨을 분들을 위해 ‘아카이브센터의 모든 것’을 알려드릴게요!
Interviewer : 강선원
Interviewee : 임종철 (아카이브센터 대표)
김동일 (아카이브센터 기술이사)
안상진 (아카이브샵 부장)
현승인 (Product Manager)
정혜지 (선임연구원)

| 아카이브. 들어봤는데… 아카이브는 무엇이고, 디지털 아카이브는 무엇인가요?
정 아카이브를 쉽게 말하자면 ‘잘 정리된 무언가가 모여 있는 공간’인 것 같아요. 학문적 기준을 떠나서, 아카이브라고 명명한 곳들을 보면 어떤 주제나 활동을 중심으로 모아놓은 것들을 외부 혹은 내부에 잘 보여주기 위한 공간인 것 같거든요. 그 공간이 온라인일 수도 있고 오프라인일 수도 있죠. 아카이브센터의 캐치프레이즈가 ‘기억의 공유, 지혜의 발견’이에요. 어떤 조직이 지식 자산을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지혜를 발견하려고 한다면 그런 환경이 필요하죠. 요즘은 디지털 사회로 전환됐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온라인에 그 환경을 마련하는 거예요. 그게 바로 디지털 아카이브죠.
김 우리 생활 속에서 예를 들어볼게요. 가을에 밖에 나가면 나뭇잎이 막 떨어져 있죠. 그럼 한쪽으로 막 모아요. 시간 날 때 그렇게 모으는 게 나름의 재미인데, 낙엽을 모으면서 제가 농담으로 “이거 아카이빙이야!” 그랬거든요. 그랬더니 옆에서 정혜지 선임님이 딱 그러는 거예요. “그건 아카이빙이 아니고 컬렉팅이에요.”라고. “무슨 차이죠?” 그랬더니 옆에서 안상진 부장님이 그러는 거예요. “이 낙엽이 어떤 나무에서 떨어졌는지, 또 언제 떨어졌는지, 어떤 종류인지 이런 걸 분류해서 놓은 것이 아카이빙이죠.”라고요. 아하! 그제야 아카이빙의 개념이 조금 확 와닿더라고요.
정 단순히 모아놓는 행위 자체는 컬렉팅이라고 부를 수 있지만, 아카이빙은 구분할 수 있는 접점들을 기재해서 분류하고, 그 묶음의 의미를 부여해서, 나중에 다시 찾아보려고 했을 때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정리하는 거죠.
| “디지털 아카이브 vs 일반 홈페이지” 다른 점이 무엇인가요?
현 아카이브를 웹으로, 디지털로 보여주고자 하는 게 디지털 아카이브에요. 구축 주체가 보여주고자 하는 정보를 왜곡 없이 잘 전달하는 것이 일반 홈페이지의 목적이라면, 디지털 아카이브는 구축 주체가 잘 정리해서 쌓아온 자료를 디지털 아카이브의 이용자가 목적에 맞게 잘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전달하는 정보의 층위와 깊이 정도에서 차이가 있고, 보여주는 방식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각각의 요소를 분류하고 체계적으로 정보 조직화하는 것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는 거죠. 아카이브센터는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임 즉, 디지털 아카이브는 아카이빙에 최적화되어있는 홈페이지라고 생각해요. 홈페이지의 한 종류인 거죠. 굳이 비교하자면 도서관 홈페이지처럼 특정 목적의 홈페이지와 비교 가능할 것 같아요. 도서관 홈페이지는 도서 정보의 검색/조회 기능을 갖추고 있죠. 디지털 아카이브는 기록의 분류와 관리, 검색, 탐색 및 요약, 콘텐츠 생성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고요. 단순히 검색/조회 정도를 넘어서 의미와 맥락을 설명해 주는 것들이 더 강화되고 있어요.
참고로 서구 사회에서는 3대 문화기관으로 뮤지엄, 라이브러리, 아카이브를 꼽아요. 우리는 도서관과 박물관은 가봤는데 기록관/아카이브는 가본 적이 없어요. 도서관을 생각하면 공간이나 이용 방식이 어떻게 구성된다는 상이 떠오르는데 아카이브는 떠오르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전시회나 문서고, 책 등 여러 다른 목적의 영역들까지 아카이브라고 통칭해 버리는 경향이 있어요. 경험이 없으니 아카이브의 상을 그리기 어려운 거죠.
| 아카이브를 구축할 때 아카이브센터의 솔루션을 이용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임 어딘가를 갈 때, 걸어갈 수도 있고 교통편을 이용할 수도 있죠. 전문지식과 기술, 재료가 있다면 자동차를 직접 만들 수도 있어요. 그런데 모두가 그런 지식을 습득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누군가 미리 버스를 만들었다면 그 버스를 타면 되는 거죠. 아카이브센터가 이 버스를 미리 만든 거예요. 디지털 아카이브라는 목적지에 가장 빠르고 쉽게 도착할 수 있는 버스를요.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은 전문가들이 일반 이용자들을 위한 체계를 미리 만들어 둔 거죠.
기록의 분류방식은 기관마다 다를 수밖에 없어요. 만 개의 기관이 있다면 만 개의 분류 체계가 존재하는 거예요. 자신의 조직에 맞는 분류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어려움이 발생하죠. 물론 각자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어요. 그것이 효율적이라고 본다면 그렇게 하면 돼요. 하지만 그런 시행착오를 이미 겪었고 그것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 놓은 것이 있으니 그것을 쓰는 것을 추천하는 거죠.

안 옛날에 영국에서 체류할 때 와인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어요. 와인이 코스마다 다 다른데, 와인잔 모양도 달라요. 처음에 먹는 샴페인 잔은 길죠. 레드와인 잔은 둥글고. 온도 때문에 손이 닿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아카이브 시스템도 그런 것 같아요. 와인을 그냥 컵이나 대접에도 마실 수 있어요. 기록도 다른 시스템을 사용해서 정리할 수 있겠죠. 그런데 와인의 진정한 맛을 알려면 그에 맞는 와인잔을 쓰듯이, 기록도 정말 맛있게 먹으려면 아카이브센터의 솔루션을 쓰는 게 좋지 않을까. 이게 훌륭한 와인잔이 아닐까. 싶어요.
현 그리고 아카이브센터는 가입형/구독형(subscription)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해요. 구독형 모델을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비용 절감 측면에서 가장 메리트가 있는 것 같아요. 디지털 아카이브는 분류체계에 맞는 전문적인 소프트웨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 커스터마이징 과정을 거쳐야 했어요. 이 과정에는 시스템 부분은 물론 기록 전문가의 지식도 포함되어 있죠. 옷으로 보면 내 몸에 딱 맞는 맞춤복인 거예요. 반면 아카이브센터의 서비스는 기성복이에요.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에 필요한 조건과 기능을 미리 갖춘 거죠. 잘 만들어진 기성복은 맞춤복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그리고 쉬운 방식으로 구매할 수 있어요.
김 개발 측면에서 보자면, 디지털 아카이브의 시스템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은 DB, 데이터베이스라고 생각해요. 데이터베이스 안에 우리는 모든 것들을 기록하려고 하잖아요. 그리고 용도에 맞춰서 저장소들을 나눠 놓기도 하고요. 이런 걸 표현해 주는 웹페이지도 중요하지만 일차적으로는 데이터베이스와 기록의 데이터 구조가 제일 중요해요. 하지만 개발 측면에서 까다로운 부분이죠. 이렇게 까다로운 개발적 부분을 구독형 모델을 통해 해결해줄 수 있다는 점이 아카이브센터의 장점이에요. 유치관리 측면에서도 훨씬 효율적이고요.
임 하나의 전산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두 가지 영역이 있는데, 전산적 관리 영역과 해당 업무적 관리 영역이 있어요. 전산적 관리 영역에는 물리적인 서버의 관리, 네트워크 관리, 소프트웨어의 관리, 응용 시스템의 관리 등 복잡다단한 관리가 포함돼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이라면 이런 업무에 전담 인력을 배치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어렵죠. 그래서 이런 전산적 관리 영역을 아카이브센터 개발팀에서 전담해서 케어를 해주는 거예요. 전산적 관리 영역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거죠. 아카이브센터에서 알아서 해주니 이용만 하면 되는 것이고, 업무적 관리 영역만 신경 쓰면 되는 겁니다.
현 심지어 그 업무적 관리도 어려우시면 저희가 도와 드리거나 컨설팅을 드릴 수 있습니다.
| 그래도 어려울 것 같아요.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도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할 수 있나요?
현 네.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야 하고요. 평범한 사람도 누구나 아카이브를 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예요. 그리고 이 목표를 위해서 아카이브센터 직원 모두가 오늘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런데 아카이브 자체가 어렵다기보다 기록 문화적 관점에서 조직 내 업무 관리가 어떻게 되고 있고, 그 결과물로 어떤 기록이 나오는지에 대해서 고민해본 적이 없어서 느끼는 어려움이라고 생각해요. 이 부분이 개선된다면 아카이브센터의 시스템을 사용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업무적 차원에서 계속 활용할 수 있도록 유지관리도 도와드리고 전문적인 교육도 하고 있으니깐 적극적으로 활용하셔서 더 건강한 조직 문화를 위한 디지털 아카이브를 해보시는 것을 추천해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조직이든 개인이든 저희와 함께라면 누구든지 훌륭하게 잘, 디지털 아카이브, 야 너도 할 수 있어!
Click! <아카이브센터의 모든 것 2편> 에서 이어집니다.
일시: 2021.11.25.목. 오후 2시 / 기획 및 편집: 현승인, 강선원
아카이브센터 홈페이지: https://archivecenter.net/members
아카이브샵 홈페이지: https://www.archivesho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