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주요 명승을 수록한 8매 구성 사진그림엽서 세트 「평양명승팔경(平壌名勝八景)」의 봉투이다. 봉투 전면 상단에는 붉은색 영문으로 HEIJO, KOREA.가 인쇄되어 있고, 중앙에는 녹색의 대형 활자로 平壌名勝八景이라는 세트명이 배치되어 있다. 좌측 상단에는 날개를 펼친 비둘기를 형상화한 상표가 인쇄되어 있으며, 하단에는 전통 누정과 석축·계단·수목을 단순화하여 표현한 다색 삽화가 배치되어 있다. 해당 누정은 형태상 평양 모란대의 최승대(最勝台)를 모티프로 한 것으로 추정되나, 봉투에 시설명이 직접 기재되어 있지는 않다. 도안 우측 하단에는 O.B로 보이는 서명이 확인된다. 봉투 후면 하단에는 붉은색으로 不許複製라는 복제금지 표시와 비둘기 상표가 날인되어 있고, 상표 아래에는 大正寫眞工藝所製, WAKAYAMA JAPAN, TAISHO P.T.CO.가 인쇄되어 있다. 이에 따라 본 봉투가 일본 와카야마의 대정사진공예소(大正寫眞工藝所)에서 제작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대정사진공예소는 1913년 와카야마에서 창업하여 비둘기 모양의 등록상표를 사용하며 일본 각지와 조선·만주 등의 명소·풍속 사진그림엽서를 대량 제작한 업체이다.
「平壌名勝八景」이 실제로 봉투와 8장의 사진그림엽서로 구성된 세트로 현존하며, 그 가운데 대동문과 대동교를 소재로 한 엽서가 포함되어 있음이 확인된다. 따라서 본 자료는 평양의 특정 명소 한 곳을 소개하는 개별 기록물이 아니라, 평양의 여러 역사유적·누정·도시경관을 ‘팔경’이라는 관광적 틀 안에 선택하여 묶고 판매하기 위해 제작된 사진그림엽서 세트의 포장물이다. 전면의 강렬한 황색 바탕과 적색·녹색의 대비, HEIJO, KOREA.라는 영문 지명, 전통 누정을 상징적으로 재구성한 삽화를 함께 사용한 점에서 평양을 역사성과 이국적 경관을 지닌 관광도시로 시각화하려는 성격이 두드러진다. 즉 봉투 역시 단순한 포장재에 그치지 않고, 수록된 사진그림엽서들과 함께 ‘평양의 명승’이라는 관광 이미지를 하나의 상품으로 조직하고 전달하는 매체로 기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