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쟁이 미니 플라타너스 탄소중립 팜풀

마치 학명과 같은 작품명은 인간의 주거 환경에 맞게 억지로 작게 개량된(난쟁이 미니), 그리고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도구로서 기능하는(탄소중립), 자연발생이 아닌 인간의 기준에 맞춰 공산품과 같은(팜풀)을 내포합니다.
작품을 들여다보면 한국 길거리에 흔히 보이는 플라타너스 가로수의 잎, 실내 장식용으로 쓰이는 관상용 화분의 잎들이 단 하나의 화분에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생태계의 질서를 거스른 이 투명하고 기괴한 잡종 식물은 전시장 안에서 제자리를 빙글뱅글 맴돌며 회전합니다. 이 때 특수 제작한 렌즈를 거쳐 나온 빛은 투명한 합성수지로 이뤄진 잎사귀를 통과하거나 반사되며 공간 전체로 흩어집니다.
관람객은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공간을 가득 채우는 거대한 그림자와 함께 일렁이며 부유하는 빛의 조각들을 경험합니다. 아름다운 숲속에서 시냇물에 반사된 햇빛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플라스틱과 렌즈, 인공의 빛이 만들어낸 철저히 무표정한 가짜 풍경입니다.
텅 빈 듯 투명한 잎사귀들, 끊임없이 돌아가는 화분 위 흔들리는 줄기, 강한 빛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환영은 실체없는 욕망으로 자연을 통제하고 조작하려는 서늘한 이면이자 다가올 미래의 생태계입니다.

 

난쟁이 미니 플라타너스 탄소중립 팜풀
Dwarf Plasanus Carbon-Neutral Farm P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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