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F ITF , '태권도 통합조정위원회 구성에 대한 합의서' 서명(도하, 2006년 12월 3일)

2006년 12월 3일(한국시간) 하계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카타르 도하에서 남북이 주도하는 WTF와 ITF가 태권도 기술통합문제를 다룰 ‘태권도통합조정위원회’ 구성에 대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서에는 두 태권도 기구의 행정 및 기술 통합 문제를 동시에 다뤄 나갈 조정위를 구성하되 기술 규정 통일을 선행시켜 나가기로 명시했다. 조정위 구성은 양 측이 2005년 6월 3일 IOC위원장 입회 하에 원칙적 합의를 한 뒤 합의서에 서명하는 데에만 1년 6개월이 걸린 것이었다. 앞으로 두 기구는 부총재급 공동위원장을 포함한 3~5명의 위원으로 조정위를 구성해 통합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해나가기로 했다.75 2007년 4월 2일 두 연맹이 태권도 기술 및 행정 통합 논의를 위한 ‘태권도통합조정위원회’를 정식 구성했다.76 4월 7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태권도통합조정위원회’가 3월 31일 제1차 본 회의를 열고 제반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77 남북이 주도하는 두 연맹의 합의 내용을 국내외에 공식화한 것이다. 4월 7일 북한의 장웅 IOC 위원 겸 ITF 총재가 사단법인으로 창립한 ITF 한국태권도협회 창설 축하를 위해 북한 태권도시범단과 함께 방한했으나, 남한 태권도계의 반응은 싸늘했다. 78 WTF 조정원 총재가 스포츠와 무도를 분리하고 WTF와 국기원의 역할을 구분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갈등이 빚어진데다, 자크 로케 IOC 위원장에게 WTF 총재 명의의 명예단증을 수여해 국내단체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이었다. 북한과 연계된 ITF 태권도가 남한에 세력을 넓히는 것을 경계하려는 국내 태권도계의 이해관계도 작용했다. 방한한 장웅 위원은 “남북 태권도의 교류, 나아가 통합을 이뤄내는 일은 국제스포츠 경쟁 속에서 태권도가 살아남는 민족 내부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태권도 퇴출 문제를 제기하며 두 연맹의 통합 논의를 촉구했다. “올림픽에선 태권도 퇴출문제가 제기됐는데 그게 바로 내일 모레로 닥쳤다. 태권도 문턱에 가라데가 와 있다. 재미없는 걸 개선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퇴출문제는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단결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이번에 조정원 총재를 만나 베이징 회의 결과를 원만하게 가동해가면서 속도를 높여가자고 했다”79고 말했다. 10월 1일 조정원 총재는 로게 IOC 위원장이 맨체스터 세계예선에서 “메달들이 특정 나라에 편중되지 않고 골고루 나눠져 다행스럽다”고 말했다며 태권도 경기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ITF에 소속돼 있다고 하더라도 경기방식만 WTF 방식으로 바꾸면 올림픽에 출전이 가능하다” 80며 두 연맹의 통합 논의에서 기존의 WTF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자 10월 4일 장웅 위원은 “WTF쪽에서 기득권을 갖고 있는 것을 인정한다”고 전제한 뒤, “기득권의 유무를 따지는 입장에서 대화하면 서로 힘들게 되며 태권도가 (올림픽에) 잔류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올림픽 잔류를 위해서는 협상이 진전돼야 하는데 벌써 2009년이면 28개 종목 가운데 3종목을 탈락시켜야 하는 형편”이기 때문에 “어느 종목이 탈락할 것이냐를 생각한다면 빨리 협상을 진전시킴으로써 국제적으로 두 기구가 무언가 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하며 실패하면 우리 모두가 손해” 라며 두 연맹의 통합 논의를 거듭 촉구했다. 81 2007년 10월 24일 WTF와 ITF는 공동보도문을 통해 “22일과 23일 양일간 중국 베이징에서 태권도통합조정위 제3차 회의를 개최, 통합조정위 산하에 품새와 겨루기 분과위원회를 설치해 태권도의 기술 통합 문제를 구체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82고 밝혔다. 그러나 양 측의 만남은 구체적인 통합안을 내놓지 못한 채, 남북교류에 소극적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08년 9월 제5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중단되었다.

75 “<아시안게임> WTF·ITF, 태권도통합조정위 구성 합의,” 연합뉴스, 2006.12.03.
76 “남북태권도, 통합조정위 정식 구성,” 노컷뉴스, 2007.4.3.
77 “北통신, 태권도통합조정위 1차 회의 보도,”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2007.4.7.
78 “장웅 北 IOC위원 "南 평창유치 활동 맵시있다",” 연합뉴스, 2007.4.7.
79 ““태권도 분열 올림픽서 퇴출위기…단결할 때다”,” 한겨레, 2007.4.8.
80 “<인터뷰> 조정원 WTF총재 "태권도 통한 세계화 전략 필요",” 연합뉴스, 2007.10.2.
81 “장웅 北 IOC위원 "남북 단일팀 가능하다",” 연합뉴스, 2007.10.5.
82 “태권도통합조정위 내 겨루기·품새 분과위 두기로,” 연합뉴스, 2007.10.24.
출처: 홍성보(2021). 서울평양 태권도 문화융합. 교보문고, 42-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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