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6호 뉴스레터 기획기사
“2025년 지원단 엽합 워크샵 & 송년회”
“2025년 지원단 엽합 워크샵 & 송년회”
배수진 변호사
법무법인 천지인/십대여성인권센터 법률지원단
법무법인 천지인/십대여성인권센터 법률지원단
2025년 11월 29일(토) 오후 4시 십대여성인권센터 법률지원단으로 활동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전체 워크샵이 열렸다. 십대여성인권센터에는 변호사들 모임인 법률지원단 이외에 의료인들 모임인 의료지원단, 심리지원단, IT지원단 등 다양한 지원단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다 같이 모인다고 해 은근 기대되었다. 안타깝게도 워크샵에는 법률지원단과 심리지원단 단원들만 참석하였지만 다음 워크샵에는 다 같이 모여서 고충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면 좋겠다.
워크샵을 시청 인근에서 했는데 당일 공교롭게도 시내에 큰 집회와 시위가 개최돼 버스가 운행하지 못할 정도로 차가 붐볐다. 서울역에서 버스를 우회해 급히 지하철로 갈아탔는데 다행히 잘 도착했다. 시청 인근은 교통이 통제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질없이 모두들 참석해서 반가운 얼굴을 보여주었다. 변호사의 직업상 사건과 변호사 단 둘이 있는 경우가 많아 늘 고독하기 때문에 동료들을 만난다는 건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보는 느낌이다. 늘 빡빡한 분위기인 법률지원단과 달리 심리지원단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말랑말랑한 모습이다. 보드랍고 푹신한 느낌이 들어서 경직된 심리상태를 녹여주시나보다. 물론 우리 법률지원단 변호사님들은 언제나 따뜻하고 반갑다.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님의 환영사와 운영위원장 장민혜 선생님의 축사를 들으며 대대적인 워크샵이 문을 열었다. 두 분은 십대여성인권센터를 지켜주시는 큰 축이신데 오랜 인연인만큼 두 분의 케미가 멀리서도 느껴지는 듯했다. 다음에는 옆자리에 앉아야겠다. 언제나 늘 지나칠 정도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십대여성인권센터의 활약상은 언제나 기대 이상이다. 십대여성인권센터의 자그마한 나사정도로 발을 담그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뿌듯하고 영광스러운 일임을 새삼 느꼈다. 이어 야심차게 준비한 심리지원단 단장님 김동심 선생님의 강의가 있었다. 김동심 선생님은 호흡에 대한 강의를 해주셨다. “알아차림”. 자기 호흡을 알아채고 내 몸과 마음상태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다. 늘 숨을 쉬고 있으니 호흡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기 마련인데, 내 호흡에 집중해서 들이쉬고 내쉬고를 하면서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조금 어렵게 느껴졌지만 호흡을 하면 할수록 새로웠다. 김동심 선생님이 중간 중간에 퀴즈를 내면서 선물 보따리를 풀었기 때문에 분위기가 뜨겁게 무르익었다. 자기 자신이 어떨 때 기분이 가라앉고, 어떻게 회복하는지, 회복하기 위해 하는 일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였다. 낙서하기를 좋아하는 나는 선물로 뚜껑있는 연필을 받았다.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추리소설을 읽는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날씨와 정세로 인해 가라앉았던 심장이 활기차게 뛰는 기분이 들었다. 전문가는 다르다. 언제나 마음이 아픈 친구들과 보호자를 감싸 주시는 김동심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심신을 잘 챙기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어 법률지원단 부단장 김병희 변호사님의 굵고 무거울 수 있는 강의가 있었다. “두 개의 사건과 4명의 피해자”. 아이들 사건을 하면, 모든 송사가 그렇지만 승소 판결을 받는 게 꼭 이기는 게 아니다. 원래 재판이라는 게 진실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증거로 진실 비슷한 상황을 찾아가는 것이다 보니 자기 아이를 위해 무리수를 두는 보호자가 많아졌고 엉뚱한 증거로 사실관계가 뒤죽박죽이 되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김병희 부단장님께서 그런 상황에 대한 우려를 사례를 통해 잘 풀어주셨다. 피해자를 지원하는 법률지원단들이 피해자를 두둔하는 데 그치지 말고 숨겨둔 진실이 가급적 드러나도록, 더욱 면밀하게 더욱 꼼꼼하게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는 묵직하고 강한 교훈을 주셨다. 사건을 잘못 처리하면 피해자도 가해자도 모두 피해자가 돼버리고 진실은 묻히고 관련자들 모두가 수용하지 못하는 결론이 내려져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상흔만 남을 수 있다. 법이 생물처럼 살아 움직이듯 법을 해석하는 변호사일도 정체되지 말고 항상 신선한 시각을 유지해야 함을 느꼈다.

이어 맛있는 한식이 코스로 나왔다. 테이블이 원탁이 아니어서 옆 사람이 아니고서는 대화하기 어려운 것이 아쉬웠다. 모두들 옆 자리에 있는 단원들과 스몰토크를 하며 워크샵을 마무리했다. 4시간이라는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재미있었고 유익했다. 제1회 워크샵이 성황리에 마무리된 만큼 내년에는 다른 지원단 선생님들도 다 같이 참여해 친분을 다졌으면 좋겠다. 여러 전문가의 다양한 시각을 엿보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내년에는 앉은 자리를 이동하면서 가급적 많은 사람들과 짧게나마 서로서로 가까이 인사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준비하는 십대여성인권센터에서는 힘들겠지만 이런 워크샵이라면 일년에 두 번도 할 수 있겠다. 2025년 첫 송년회를 오래 오래 기억할 수 있겠다. 한해 잘 마무리하시고 자랑거리나 고민거리를 더욱 많이 가지고 내년에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