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비가(悲歌)


사월의 비가(悲歌)

-여덟 분 아벨을 생각하며



이루 다 이름할 수 없는

풀바람 꽃바람 별바람들의

흐드러진 사랑의 몸짓에서

어쩌다 태어났더냐?



아-

벨/아벨/

아벨/아-

벨/아벨/아벨/아-

벨/아아아아아아아아





허리 부러진 태초의 산기슭에는

머리 터진 아벨의 피

지금도 흐르고



자다란 개나리 꽃 나팔들이

네 가닥으로 찢어지며

불어제끼던 눈부신 새 봄의 찬가

그만야 함몰하는가



-아벨의 피는 꽉 목이 잠겼다-



시무룩하니 모여섰던

진달래 어설픈 꽃잎들은

핏기 바래가는 슬픔을

차마 가누지 못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