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께 1979. 5. 3 (목)
안녕하세요. 오늘은 석가탄일로 휴일입니다. 아침에 어머님 뫼시고 기도회에 나갔읍니다. 강 목사님 처남 되시는 목사님이 에스겔서를 인용하시면서 좋은 말씀을 해주셨읍니다. 도라오는 길에 예학이 동생 문희집에 들렀다가 도라왔읍니다. 오후에는 바우 데리고 은숙.의근이와 같이 여의도 시범 아파-트 채원이 집에 갔읍니다. 연락 관계로 우리가 못 오는 것으로 알고 계셔서 모두 늦게야 모이게 되 었지요. 작년 10월부터 벼르던 일이고 당신, 할아버님 기다리다니 늦었는데 아빠.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를 대신해서 바우가 간거죠. 채원이 아버지 생신이라기에 맛있는 cake 가지고 갔어요. 성근.채원이도, 의근이가 데리러 가랴고 나서는데 마침 전화가 와서 일이 잘 풀려나갔어요. 당신 편지에 순대 이야기가 있어서 함경도 순대는 명태에 하는 것도 있다며 세 마리를 할머님 드리려고 가지고 왔어요. 채원 아버지는 다리 다친 것 때문에 아직 한 달쯤 더 있어야 보행이 자유롭겠답니다. 방안에서 조금은 걸으세요. 도라오는 길에 여의도에서 조계사까지 등 행렬이 있어서 장관을 이루었지요. 큰삼춘이 내일 시간을 내실 수 있다 하니까 내일 한 달만에 뵈올 수 있겠습니다. 건강이 많이 좋아 지셨나 기대해봅니다. 어머님께서는 내일 면회 후에 은희 집에 들르시겠다고 하십니다. 남길언니 편지 동봉합니다. 순전한 문안편지기에... 그럼 내일 빠이 빠이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