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7신 1981. 8. 10(월)
아버님 모시고 서울대 병원 안과에 갔읍니다. 9시부터 2시까지 검사를 받았는데 왼쪽 눈 망막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고 사진 찍고 18일에 다시 가기로 했읍니다. 집에 도라오니 아직도 멀었으려니 생각한 8월 서신이 와 있어 반가웠읍니다. 이 달에는 너머 기다리시게 했군요. 내일 아침 첫 차로 가겠읍니다. 바우를 데려가겠다는데 좋은 인편이 있기를 바라겠읍니다. 허전해서 어떻게 하나 벌써부터 걱정을 하십니다. 그럼 내일 뵙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
용길이가
[악보-<릿자로 끝나는 말>]
1. 리리 릿자로 끝나는 말은 2. 보보 봇자로 3. 창창 창자로 개나리 봇따리 미나리 송사리 유리 항아리 맘-보 뚱-보 떡-보 먹-보 울보 바-보 오중창 사중창 삼중창 독창 창-합
[시 필사<외등>최규철]
땅거미 들 때 외등은 속으로 숱한 밀어를 안고 잠을 깬다. 포도 위를 더듬는 가난과 제각기 챙기어 돌아간 자리의 고 독- 모두 너의 밝음에 떠서 어두운 가슴에 길눈을 연다. 바람에 쌓인 허심한 표정들이 하나 둘 영롱한 별빛 속으로 아련히 풀리어가고, 우리들의 무성한 꿈이 너의 등심으로 몰리는 시간. 밤은 잠시 네 입김 안에서 빈 나무 끝을 흔드는 바람으로 머물렀다가 지내는 풀섶에 내려 흔건히 고이는 이슬로 내린다. 아아 일체는 어던 길로 돌아가고 한숨을 삭히는 원만한 눈빛으로 인정의 숲을 잠재우는 온밤을. 새로록 불 밝히는 꿈의 둘레. 스산히 들려 오는 발자국 소리에 잠 못 이루는 밤이면 너도 너와 함께 온 누리를 비 추는 외등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