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께 제14신 1991. 6. 19(수)
밤사이 안녕하십니까? 생수도 많이 드셨겠죠.
당신께서 감기가 드셨기 때문에 아마 때때로 추우셨나봐요.
소포 받으시면 춥지 않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오늘은 호근이가 일찍 들어오면서 당신께서 보내신 1신을 가지고 들어와 같이 읽었읍니다. 오래만에 기다리던 친필이여서 반가웠읍니다. 영금이가 아파-트앞 초소가 늘 비어있었는데 그날따라 초소에 사람이 많아서 물어 보려고 하다가 그냥 왔다는군요. "우리 아버지 모시라 왔느냐고? 그 말을 집에 들어서면서 부터 했는데 무심히 지나쳐 버렸지요. 미안합니다. 호근이가 당신 서제에서 원고를 쓰면 좋겠다고 해서 당신 계실때는 잘 못치우던 방을 오늘은 아침부터 잘 치웠읍니다. 치우다가 "그대 오르는 언덕... 악보가 나와서 정성드려 베꼈읍니다. 오래만에 피아노에 앉아서 익히기도 하구요. 어디가서 노래 부르게 되면 이곡을 부르려고요. 함께가자 우리이길도 좋지만 부를수록 좋은 노래라고 느끼면서 안동을 생각하며 부르렵니다. 바우집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그집 마당에는 생추, 쑥갓, 깻잎, 푸초, 고추, 가지, 호박, 오이, 비망, 도라지, 공 없는 것 없이 자라고 있어서 식탁이 채소로 다양하니까 드리고 싶어지는군요.
할머님께서 계시면 얼마나 대견해 하셨겠어요.
당신께서는 이번에 파스요법에 대한것 더 많이 연구하셔서 책이 나와야 겠지요. 오늘 총회 사무실에서 전화가 왔는데 총회회보에 8.15 특집글을 부탁드린답니다. 배 목사 아버님 배 목사님 환갑이 9월인데 회갑설교집에 설교를 부탁드린 답니다. 어디가시나 바쁘시군요.
그전에 하신 설교라도 관계없으니 골라 주시랍니다. 면회 가시겠다는 분들이 많지만 멀기도 하고 천천히 하시라고 하지요.
그럼 오늘밤도 편히 주무십시요. 우리 결혼 50주년에는 40주년으로 고쳐야겠어요 왠지 아시죠 10년은 감해야 하지요 안녕
용길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