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1025 그 어머님에 그 아들, 이해학 목사 어머님 보며...


당신께 제142신 1991. 10. 25(금)

안녕하십니까?

강남 오는 직행뻐스를 타고 강남에 내려 김 총무가 택시를 잡는 것을 사양하고 지하철로 집에 도라오니 9시반이었읍니다. 뻐스를 내리는데 빨간 단풍잎과 노란 은행잎이 비에 젖어 하도 예쁘기에 보냅니다. 수유리 냄새가 나는지요. 문숙이가 24일 시험을 끝내고 25일 친구들을 청한다기에 저의 일과가 되있는 우체국행에서 도라오다가 들렀더니 작으만치 15명 손님이 오셨다는데 영금이는 김밥도 기계로 찍어낸듯 예쁘고 반듯반듯한 것을 만들었군요. 꼬마 친구들이 숫기가 좋아서 음식도 더 달라고 청해서 먹었답니다.

여러 날 만에 성수가 물길라 와서 놀다가 갔는데 다음번 면회는 성수가 동행하게 되겠읍니다. 작년에는 양력생일을 고집했더니, 당신이 나와주셨는데 당신뿐 아니라 세 교회 수백명 교인들과 같이 같은 찬송, 같은 말씀, 같은 기도를 드린다는 것이 마음에 흐뭇합니다. 어제 저녁 해학 목사어머님이 나오셔서 말씀을 하시는데 어떻게 말씀을 잘하시고 믿음이 좋으신지 그 어머님에 그 아들이라고 느꼈읍니다, 어렸을 때부터 한번도 그릇된 일을 해본 일이 없는 아들이기에 이번 일도 자기는 자랑스럽다고 하시면서도 애타하는 모습 뵙고, 어머님 생각을 하였읍니다. 어머님의 사랑을 생각하면 하느님의 사랑도 피부로 느끼게 되는 거죠. 안녕.

용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