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연대기 Performance History>
2017.11.24.Fri.-11.26.Sun.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플랫폼 라이브
기획‧연구: 김정현
연출‧무대미술: 송주호
드라마터그: 정세영
출연: 강진안 주혜영 최은진 현지예
무대팀: 김희찬 이인혁
세트제작: 괄호
그래픽디자인: 사슴그래픽스튜디오
사진: Pop Con
기록 영상: 비디오소리
장소: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역사는 어떻게 퍼포먼스가 될 수 있을까?
한국 미술에서 퍼포먼스는 1960년대에 처음 등장한 이래로 오랫동안 잊혔다가 2000년대 이후에 적극적으로 재발견되고 있다. 주로 김구림, 이건용, 정강자 등의 1세대 퍼포먼스 미술가를 조망하는 회고의 형식으로 원작자의 대동 하에 사진이나 구술 기록으로만 남아있는 작업을 전시하거나 재현하는 일은 한국 퍼포먼스 미술의 저작권을 등록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렇게 역사화된 퍼포먼스 미술은 현재와 어떻게 관련될까? 한국 퍼포먼스 미술은 시간 순서대로 차곡차곡 역사에 기입되어 가장 최근의 유망한 예술가로 이어지며 계보를 이루게 될까?
<퍼포먼스 연대기>는 한국 퍼포먼스 미술의 장소를 미술관에서 극장으로 옮겨놓으며 공연의 ‘재연(reenactment)’ 개념을 환기한다. 다시 행한다는 뜻의 재연은 이미 지나가버려 동일하게 반복할 수 없는 작업의 일시성을 창작의 조건으로 삼는 극장 공연에서 중요한 개념이다. 전시장과 극장의 경계에 있는 플랫폼-엘의 화이트큐브 극장에서 역사의 재연은 원본성을 강화하여 퍼포먼스 미술의 역사를 연장하는 대신, 역사 자체를 퍼포먼스의 대상으로 삼게 한다.
연출가 송주호는 단선적 역사의 시간을 흩트리는 장치를 고안하고 역사적 아이콘의 반복 재생에 거리를 둔다. 시간적일 뿐 아니라 도상학적으로 해체된 한국 퍼포먼스 미술은 비로소 고유성과 독특성의 환영에서 벗어나 그것이 본래 접속해있던 다종다양한 참조물과의 관계를 드러내며 지역적 근거(한국)에 괄호를 칠 것이다. 또한 극장 공연의 사고 경험을 지닌 연출가(송주호)와 드라마터그(정세영) 및 현대무용의 신체적 경험을 거친 네 명의 퍼포머(강진안, 주혜영, 최은진, 현지예)는 한국 퍼포먼스 미술에 접속하여 그것의 장르적 근거(미술)에 괄호를 칠 것이다. <퍼포먼스 연대기>는 이렇게 역사의 퍼포먼스(performance ‘of’ history)를 보여주고자 한다.
- 김정현, 미술비평가
* “2017-2018 플랫폼엘 라이브 아츠 프로그램” 최우수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