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비스트 시선으로 바라 본 '이채관 아카이브'

1. 아키비스트의 시선으로 본 이채관의 삶
2023428일은 이채관 선생 2주기 추모식이 열리는 날이었다. 기록을 등록하면서 자주 보였던 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에서 이채관을 기억하는, 기억하고자 하는 동료, 지인, 후배들이 코로나가 끝나면 술을 사겠다는 이채관의 공약을 지키기 위해 함께 모였다. 동료의 추모공연과 그들이 기억하는 이채관과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더 함께하지 못한다는 아쉬움과 떠나보내기 힘든 마음에서인지 잠시 눈물바다가 되곤하였다. 가만히 듣고 경청했다. 이채관은 누구인가? 아니 이채관이 누구인지 보다,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이 이채관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보고 싶었다.
모임, 친근한, , ‘같이’, ‘함께하는’, 멘토,사업성을 추구하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은’, ‘따듯하신 분’, ‘격의 없는’, ‘무엇인가 명료하지 않은 계획’, ‘인간적 감성적’. 그 자리에 참석하면서 이채관과 인연을 이야기하는 지인들의 자유로운 토크가 이어지면서 받아 적은 감정을 축약해 보았다. 이채관의 삶을 무어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그러면서도 떠오르는 단어는 관계이다. 이채관은 끊임없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추구했고, 축제를 통해 늘 누군가를 만나 소통하고 싶어 했다. 그동안 공연 기획자가 일방적으로 청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방식에서 벗어난 이채관의 철학을 느낄 수 있었다.

2. ‘문화기획자 이채관’, ‘벗과 함께하는 이채관으로 기록 맥락을 구분하다.
이채관 아카이브는 두 가지의 큰 맥락을 가진다. 첫 번째는 문화기획자 이채관이다. 1968년부터 2021년까지 아카이브 타임라인에 그리고 이력서에 빼곡이 담길 정도로 이채관의 삶은 부지런히, 그리고 바쁘게 살아왔다. 문화기획자 이채관문화기획자직업을 가지면서 활동해온 그간의 사업, 그리고 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철학을 온전히 담아내고자 했다.
두 번째 맥락은 이채관, 벗과 함께이다. ‘은 친구이다. 이채관의 인간관계는 나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교류를 맺어 왔음을 추모식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벗과 함께하는 이채관에서는 숙명여대 겸임교수 시설 함께한 인연, 사업 과정에서 만나 멘토로 활동했던 인연을 함께 모아 벗으로써 이채관과의 관계를 담아내었다.
 
3. 아카이브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자.
 하지만 이채관 아카이브는 지금까지의 학문에서 정의한 아카이브의 체계에서 벗어나 새롭게 '관계형 아카이브를 추구하고자 한다먼저 이용자는 아카이브의 정책에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현재 관리자가 규정한 아카이브내 분류 규칙은 아카이브를 개설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에 불과하다. 앞으로 이채관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기록의 숨은 맥락을 발굴한다면 새롭게 분류 규칙을 정하는데 이용자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이는 시스템에서 방명록을 통해 구현해 냈다. 더나아가 이용자가 이채관 아카이브의 콘텐츠 구성에도 참여한다면, 오직 관리자만 관리하는 것이 아닌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통해 풍성한 아카이브를 채워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새로운 이채관과의 관계 형성이다. 그동안 이채관에 대해 알지 못했지만, 이채관 아카이브의 기록을 열람하면서 철학과 가치관에 공감해 창의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한다면 아카이브와 이용자의 관계가 새롭게 형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이연창은 논문에서 아카이브의 이용자이면서 생산자 역할에 기여하는 아카이브 프로슈머가 아카이브 운영에 새로운 환경주체로 등장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채관 아카이브 또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아카이브가 되어야 한다.
 이채관은 문화도시 수원을 추진할 때 자유로운 개인들이 발현하는 문화적 전환의 상상들을 수용해 낼 수 있는 참여의 플랫폼을 구성해 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이채관 아카이브가 그의 철학이 반영되어 앞으로 아카이브의 구성에 이정표가 될 수 있는 선구적인 시스템이 되기를 바란다.

작성자: 채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