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2월 12일 조선태권도위원회 황봉영 위원장이 남북태권도시범단 교환을 위한 국장급 실무접촉을 제의해 왔다. 이어 9월 17일 서울에서 열린 제5차 남북장관급회담 2차 전체회의와 실무접촉에서 북한이 제기한 남북태권도시범단 교환 방문을 10월과 11월에 평양과 서울에서 갖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10월 12일 북한이 남한의 정세를 이유로 태권도시범단 사업을 연기한다고 발표했고, 2002년 8월 제7차 장관급회담에서 양측은 다시 남북태권도시범단의 교환 방문에 합의했다. 그런 가운데 2002년 8월 28일 IOC 집행위원회가 프로그램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여 2008년 올림픽 종목을 태권도 등 27개 종목으로 채택했고, 11월 29일 개최된 제114차 IOC 총회에서 이를 최종 결정했다. 남북의 태권도 교류와 함께 두 연맹의 통합 논의도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2002년 9월 16일 평양의 태권도전당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린 남한 태권도 시범단 공연 이후 북한의 장웅 IOC 위원은 “어느쪽 혼자의 힘만으로 되는 게 아닌 만큼 쌍방이 힘을 합치면 태권도가 통일에 앞장 설 수 있다”46고 말했다. 당시 남한의 대한태권도협회는 태권도 교류 정례화, 선수교환 훈련, 국제대회 동시 참가 등을 제의 했으나 진전되지 못했다.47 2002년 10월 11일 부산에서 김운용 WTF 총재 겸 IOC 위원과 북한의 박명철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 장웅 IOC 위원이 만나 북한의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경기 출전에 의견을 같이했다. 장 위원은 북한을 중심으로 하는 ITF가 WTF의 경기 규칙을100% 따르는 방식보다는 양 단체의 룰을 절충하는 방식으로 협상이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 총재도 남북 태권도 시범단의 교류가 양 단체 태권도 룰의 기술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며, 장웅 위원이 이끌고 있는 국제무도경기연맹이 2002년 안에 김 총재가 회장으로 있는 국제경기연맹총연합(GAISF)에 가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48 2002년 10월 24~25일 북한태권도 시범단이 사상 처음으로 남한에서 두차례 공연을 했다. 11월 24일 김운용 GAISF 회장 겸 WTF 총재는 6.15 남북공동선언과 시드니올림픽, 부산아시안게임 동시입장, 태권도 시범단 교류 등을 통해 이어지고 있는 화해협력 차원에서 두 연맹 회담이 “무도로서 태권도 진로를 모색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의 김운용과 장웅 IOC위원은 양측의 접촉을 위해 우선 문서교환을 통해 구체적인 일정을 잡게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에 앞서 9월 몬테카를로 접촉에서도 김운용 총재는 “북한 태권도가 IOC의 유일한 승인단체인 WTF의 경기규칙을 따르고 있지 않지만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할 수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 고 밝혔다.

46 “<태권도> 南 시범단 평양공연 의의와 전망,”연합뉴스, 2002.9.17.
47 “北 태권도시범단, 핵 파문 속 23일 방한,” 연합뉴스, 2002.10.21.
48 “아시안게임-북한,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출전,” 연합뉴스, 2002.10.1.
49 “北 장웅 IOC위원, "태권도 현안 내년 2-3월 조율",” 연합뉴스, 2002.11.24.
출처: 홍성보(2021). 서울평양 태권도 문화융합. 교보문고, 34-3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