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0925 현기순 7순 잔치에서 친지들 만남


당신께 제146신 1989. 9. 25(월)

오래만에 모녀가 같이 안양에 가서 당신을 뵐 수 있어서 기뻤읍니다. 지하철을 안 타고 뻐쓰로만 갔더니 장장 두 시간이 넘게 걸렸읍니다. 사당역에서 내려서 교대 앞까지 가서 이 교수님 언도 공판을 보고 싶었으나 오래만에 동행이였고 또 저녁에 있을 형님(현기순) 7순 잔치도 있고 해서 그냥 도라왔읍니다. 당신의 56, 57신이 와 있어서 기뻤읍니다. "두 하늘 한 하늘"과 축의금을 가지고 새로나 백화점 5층으로 갔읍니다. 7시에 모이는데 용래가 먼저 와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읍니다. 명일동 성당에 나가는데 세례명이 바우로 부인은 테레사라고 한답니다. 형님이 들어오시는데 허리가 굽어서 놀랬읍니다. 용혜 동생도 오래만에 만나고 용철 오빠 아들딸 다섯이 오고 성기(용준 오빠 큰아들)가 오고 조촐한 축하연이었읍니다. 끝내기 전에 제가 기도를 드렸지요. 내일 면회 가시겠다고 하셔서 광화문에서 만나기로 했읍니다. 도라오는 84번 bus에서 한신대학원생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하는 중에 3월 어느날 당신께서 84번 bus를 타셨는데 자기가 자리를 양보했다고요. 그 몇일 후에 당신께서 평양에 가신 소식을 듣고 환성을 올렸다고 합니다. 자기는 장애자(소아마비)이기 때문에 이철용 장로의 당선이 더욱 기뻤다고 털어놓았어요 "나는 뒤로 물러설 자리가 없어요"라는 T셔츠를 입고 있어서 더욱 반가웠지요. 저더러 많이 다니며 통일운동도 하고 때로는 한신캠퍼스에 와서 거닐면서 학생들과 대화해 달라고 하는군요. 안녕히 주무십시요.

용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