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0629 안양 빈소에는 어제 다녀왔기에 오늘은 결혼식 참석


당신께 제24신 1991. 6. 29(흙)

장대 같은 비가 쏟아지고 있읍니다. 오늘 어떻게 지내셨읍니까?

밖에서 치러지는 안양 일이 마음에 걸립니다. 당신께서는 제가 그곳에 가기를 원하셨을 텐데 어제 미리 다녀왔었지요. 마음만은 간절하였는데요. 원일이는 그 집 형제들이 우리 집에 각별하게 마음을 써왔고 얼굴을 다쳐 죽을 고비를 넘은 일 생각하고 그곳으로 갔읍니다. 한국 신학 예배실 앞에다 축하를 천에다 인쇄하여 붙일 만큼 정성을 드렸고 여섯 형들이 정성을 다하는 것이 흐뭇했읍니다. 우리 성가대는 "함께 가자"를 불렀고 송 양은 우리 가락으로 사랑 노래를 불렀어요. 비가 내리는 중에도 많은 하객들이 와서 축하해 주었읍니다. 이제 오 권사는 일곱 며느리를 거느렸는데 딸의 효도는 못 받지만 여생이 평안하기를 바랍니다. 당신 편지 6신, 7신이 와서 반갑게 읽고 복사해서 보내야 곳에 보내겠읍니다.

요사이는 앞집에 가서 먹으면서 호사를 하고 있지요. 당신께는 미안한 마음뿐이구요. 안녕.

[침대에서 양이 자는 모습 그림 위에 글] 이렇게 잘 주무세요. 이젠 잡수시기도 하시구요. 용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