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0503 형제들이 탁구를 치는것을 보니 작년 6월 6일 생각나


당신께 제333신 1992. 5. 3(주일)

오늘 성일을 잘 지내셨읍니까? 오늘은 어린이 주일로 지키면서 5월 생일 축하도 있었지요. 요사이 출타하는 식구들이 많아서 세계적인 교회가 된 느낌입니다. 미국에서 일어난 일로 많은 충격들을 받았지만 화가 복이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많이 반성도 하고 인류는 평등을 누려야 한다는 것을 모두가 명심하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오래만에 모여서 큰삼춘 생신을 닥아서 채려드렸어요. 학교 숙제가 많아서 아이들도 굉장히 바쁘거든요. 신짱 위에 놓아둔 화분에서 보라색 붓꽃이 몽우리를 비치고 있읍니다. 어머님 모란꽃은 예쁘게 터지고 있어요. 오래만에 형제들이 탁구를 치는것을 보면서 작년 6월 6일을 생각하게 되는군요. "어쩌다 내가 탁구치는 구경을 다 하다니" 하시며 후둘거리는 다리로 집을 나스셨지요. 벌써 1년이 다가오고 있읍니다. 당신만 계시다면 만점일 텐데···

교회에서는 유원호 집사를 위해서 후원회를 다시 일 년 더 새로 모집을 하고 있어요. 모두가 마음을 쓰는 것이 고마울 뿐입니다. 안 장로님은 N.C.C에서 단체로 영변 여행을 떠나신다는군요.

당신 편지에 자잘구레한 일상생활을 써 보내 주세요. 그럼 내일은 찾아뵙도록 하지요.

성수가 오늘은 어머니를 모시러 갔는데 다시 일어나시기는 어려운 형편입니다. 누구나 한번은 맞이해야 할 일이지만··· 건강 주시는 것을 새삼감사드리면서... 당신 건강을 빌며

용길



* 미국에서 일어난 일은 미국 LA 흑인 폭동을 말함 : 1992년 4월 29일부터 5월 4일까지 발생

* 1년 전 1991년 6월 6일 아침 집에서 연행될 때 가족들이 탁구를 치고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