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9일, 한 여성 검사가 방송 카메라 앞에서 검찰 내 성추행 피해를 공개적으로 고발했습니다. 그 용기 있는 말 한마디가 불씨가 되었습니다. 정치권, 문화예술계, 학계, 종교계, 스포츠계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간 미투(#MeToo)의 물결은 그동안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여성을 향한 폭력과 차별의 문제들을 한꺼번에 세상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한국여성재단은 이 역사적인 순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미투운동이 확산되자 한국여성재단은 위드유(#WithYou) 캠페인을 통해 미투기금을 긴급 모금했습니다. '당신 곁에 있겠다'는 뜻의 위드유. 피해를 고발한 여성들, 숨죽여 말하지 못하고 있는 여성들, 그리고 변화를 갈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재단이 든든한 방패가 되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재단은 이 소중한 기금을 바탕으로 '#MeToo 지원사업'을 기획하여 총 30,000,000원을 현장에 신속히 투입했습니다. 지원사업은 크게 두 가지 트랙, 즉 '미투운동의 전국적 활성화'와 '성폭력 피해자의 안전한 일상 회복'을 방향으로 설계되었습니다.
미투운동이 수도권 중심의 광장에만 머물지 않고 전국 곳곳으로 들불처럼 번지도록 자원을 분배하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미투운동이 일회성 고발로 끝나서는 안 되기에, 용기 있게 세상에 말을 건넨 이후 '피해자가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돌보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성폭력생존자 일상회복프로젝트 '생존키트'>를 진행했습니다. 피해자를 단순히 수동적인 보호 대상으로 보지 않고, 스스로 회복하고 연대하는 능동적인 '생존자(Survivor)'로 바라보는 시각적 전환을 이끌어냈습니다. 동시에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이주여성들의 MeToo> 사업을 통해 제도적 장벽 앞에서 이주여성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촘촘한 안전망을 다졌습니다.
정기 사업 외에도 한국여성재단은 수시지원사업을 발동해 미투운동의 중심 거점을 확보했습니다. 재단 건물 1층 공간을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의 사무실로 전격 제공하여 매일의 이슈 브리핑과 매주 집회가 열리는 전초기지로 활용하게 했습니다.
더불어 한국여성단체연합의 <2018분 이어말하기>, 한국여성의전화의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 등 전방위적 현장 연대 활동에 총 18,243,350원의 수시재원을 신속히 추가 집행했습니다.
“끝까지 울고 웃고 같은 말을 하는 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밤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함께 세상과 싸울 것입니다.”
— 2018분 이어말하기 참가자, 2018 성평등사회조성사업 결과보고서#미투 지원사업은 한국여성재단이 단순한 배분 기관을 넘어, 시대의 가장 뜨겁고 긴급한 요청에 실시간으로 응답할 수 있는 유연하고 역동적인 조직임을 증명한 사례였습니다.
2018년의 미투가 남긴 것은 외로운 개인들의 파편화된 고발이 아닙니다. 흩어져 있던 분노와 용기가 재단을 통해 '조직된 사회적 힘'으로 결집되었고, 마침내 구조적 차별을 타파하는 거대한 제도적 의제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한국여성재단은 그 거대한 역사적 전환의 여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탱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