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 협력
[2001] 교회 안의 전문성을 모아, 이웃의 삶에 더 가까이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이하 '복지회')가 사회복지 현장에서 마주한 어려움은 복지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었다. 현장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연구와 교육이 필요했고, 생활시설의 돌봄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에는 전문적인 의료가 필요했다. 사회복지시설이 책임 있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세무와 회계의 전문성이 필요했으며, 잘 드러나지 않는 이웃의 삶에 사회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는 일도 중요했다. 이에 복지회는 교회 안의 대학과 의료기관, 전문직 단체, 언론 등 서로 다른 영역에서 축적되어 온 전문성과 경험을 사회복지 현장과 연결해 왔다. 각 기관이 가진 역할은 달랐지만 지향하는 바는 같았다. 사람의 존엄을 지키고, 어려움에 놓인 이웃에게 조금 더 온전한 도움을 전하는 것. 이는 교회 안의 다양한 전문성을 한 사람의 삶을 중심으로 모아 온 과정이었다. 1. 현장의 경험과 대학의 연구·교육을 잇다 1) 2001년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와 공동연구 2001년 복지회는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 정무성 교수와 함께 「기업재단이 종교 및 사회복지단체 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한 요구조사를 실시하였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에 대학의 연구 역량을 더하여, 민간의 자원이 사회복지 현장에 보다 적절하게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살펴본 것이다. 같은 시기에는 북한이주민의 생활적응 현황을 조사하고 하나원을 방문하였으며, 주교회의와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등과 함께 북한이주민의 사회적응을 위한 공동지원사업도 추진하였다. 이는 현장에서 만난 어려움을 경험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조사와 연구를 통해 깊이 이해한 뒤, 다시 구체적인 지원으로 이어가려는 협력이었다. 2) 가톨릭대학교 협력단체 협약 (2002.10.14.) 이러한 연구 분야의 교류는 2002년 보다 공식적인 협력으로 이어졌다. 2002년 10월 14일 복지회와 가톨릭대학교는 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에서 협력단체 협약을 체결하였다. 양 기관은 사회복지 교육프로그램 공동 기획 및 실시, 사회복지 정책세미나를 위한 공동연구와 조사 등을 포함한 6개 항목에 협력하기로 하였다. 복지회가 가진 현장의 경험과 대학이 가진 연구와 교육의 전문성을 만나게 함으로써 사회복지 실천의 전문성을 높이고, 변화하는 사회문제에 보다 깊이 있게 대응하기 위한 협력이었다. 가톨릭대학교와 협력단체 협약(2002.10.14) 사회복지회 회장 김홍진 신부(좌)와 가톨릭대 총장 오창선 신부(우) [관련기사] 가톨릭신문「서울사회복지회-가톨릭대학교 협력단체 협약」, 제2319호, 2002.10.20., 22면. [기사원문]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200210200024300?utm_source 2. 교회 안의 여러 나눔의 힘을 하나로 모으다 (2007년) "2007년 가톨릭신문 사랑나눔캠페인 ‘천사운동’" 2007년에는 가톨릭신문,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한국카리타스), 복지회,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서울 카리타스 자원봉사센터가 함께 사랑나눔캠페인 ‘천사운동’을 전개하였다. 각 기관이 해오던 일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가진 강점을 나누는 방식이었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는 전국 교회 사회복지의 연결망을, 복지회는 복지현장의 경험을, 서울 카리타스 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자 교육과 연계를,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나눔과 후원의 기반을, 가톨릭신문은 이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기부만이 아니라 자원봉사와 기업의 참여까지 함께 연결하여 교회 안에 잠재되어 있던 나눔의 마음이 실제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이어지도록 한 공동 실천이었다. 특히 자원봉사에 참여하려는 이들에게 기본교육을 실시하고 적합한 사회복지시설을 연결함으로써, 선의가 보다 책임 있고 지속적인 봉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가톨릭신문, 천사운동 홈페이지 [사진출처 및 관련 기사] 가톨릭신문「[사랑나눔캠페인 ‘천사운동’] 천사소식-홈페이지 개설」, 2007.5.6. [기사원문]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200705060166239?utm_source 3. 교회 언론과 함께 보이지 않던 이웃의 삶을 전하다 "2009년 가톨릭신문 공동캠페인 ‘당신이 희망입니다-서로 사랑하세요'" 2009년 복지회와 가톨릭신문은 ‘당신이 희망입니다-서로 사랑하세요’ 공동캠페인을 시작하였다. 장애인·아동·노인·여성 등 다양한 사회복지 현장을 찾아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웃과 종사자, 봉사자와 후원자의 이야기를 전하고, 독자가 직접 후원과 자원봉사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도 함께 소개하였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만나는 어려움은 누군가 알아보아 주고 함께할 때 비로소 변화의 계기를 얻기도 한다. 이 캠페인은 잘 드러나지 않던 이웃의 삶을 교회 언론의 전달력을 통해 세상에 알리고, 그 관심이 다시 나눔과 참여로 돌아오도록 한 협력이었다. ‘비둘기집’, ‘해뜨는 집’, 성동데이케어센터, 송파지역자활센터 등 다양한 복지현장의 이야기가 한 해 동안 이어졌다. 어르신들을 위한 사랑 나눔 잔치(가톨릭신문) [사진출처] 가톨릭신문,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마련한 어르신 사랑 나눔 잔치에서 봉사자들이 식사를 배식하고 있는 모습. [관련기사] 가톨릭신문「가톨릭신문-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공동캠페인-당신이 희망입니다」, 제2642호, 2009.4.5., 24면. [기사원문]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200903310000432?utm_source 4. 전문직의 지식을 사회복지 현장에 나누다. "가톨릭세무사회와 업무협약" (2009.10.23.) 사회복지시설의 운영이 점차 전문화되면서 좋은 뜻만큼이나 책임 있는 행정과 투명한 회계가 중요해졌다. 2009년 10월 23일 복지회는 가톨릭세무사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협약에 따라 가톨릭세무사회 소속 세무사들은 8개 팀을 구성해 아동·장애인·여성복지시설 등을 대상으로 회계업무를 점검하고 자문하였다. 이는 외부 용역을 단순히 제공받은 것이 아니라, 교회 안의 전문직 종사자들이 자신이 오랫동안 쌓아 온 지식과 경험을 사회복지 현장과 나눈 전문적 재능 나눔이었다. 사회복지시설의 투명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돕는 일은 결국 후원금과 보조금 등 소중한 자원이 본래의 목적에 맞게 사용되고, 그 혜택이 다시 이용자의 삶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일이기도 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이사장 김운회 주교(좌)와 가톨릭세무사회 대표자(우) 가톨릭세무사회와 업무협약(2009.10.23) [관련기사] 가톨릭신문「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세무사회 업무 협약」, 제2670호, 2009.11.1., 21면. [기사원문]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200910270269688?utm_source 5. 일상의 돌봄에 전문 의료의 힘을 더하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의료지원 협약"(2011.5.27.) 2011년 5월 27일 복지회는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과 의료지원협약을 체결하였다. 협력의 출발점은 생활시설에서 지내는 이들이 겪고 있던 현실적인 의료의 한계였다. 당시 복지회가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던 은평의 마을과 서울시여성보호센터 입소자의 80% 이상이 장애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약 30%는 중증 와상환자로 분류될 만큼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생활시설에서 제공하는 일상의 돌봄만으로는 2·3차 의료기관의 진료와 수술이 필요한 이들을 충분히 지원하기 어려웠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직할병원의 전문적인 진료와 치료체계를 이들에게 연결하기로 하였다. 복지시설이 지켜 온 일상의 돌봄에 의료기관의 전문적인 치료를 더함으로써, 한 사람에게 필요한 돌봄이 중간에서 끊기지 않도록 한 협력이었다. [관련기사] 가톨릭신문「가톨릭중앙의료원,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와 협약」, 제2749호, 2011.6.5., 4면. [기사원문]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201105310140802?utm_source 각자가 가진 것을 나누어, 한 사람의 삶을 함께 돌보다 복지회의 교회 내 협력은 여러 기관이 서로의 이름을 나란히 세우는 일이 아니라, 각자가 축적해 온 전문성과 경험을 이웃의 삶을 위해 나누어 온 과정이었다. 현장에서 마주한 문제를 더 깊이 이해해야 할 때에는 대학의 연구와 교육이 함께했고, 나눔의 참여를 넓혀야 할 때에는 교회 언론과 사회사목기관들이 힘을 모았다. 시설의 책임 있는 운영에는 전문직의 지식이 보태졌으며, 복지의 돌봄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질병 앞에서는 의료기관의 전문성이 이어졌다. 오랫동안 간직해 온 나눔의 뜻 역시 그 뜻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또 다른 현장으로 건너갔다. 각자가 가진 것은 달랐지만, 그 서로 다른 힘이 향한 곳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었다. 한 기관이 모든 것을 감당하기보다 서로가 가진 것을 내어놓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한 사람의 삶을 조금 더 세심하고 온전하게 돌보는 것. 복지회의 대내협력은 그렇게 교회 안에 자리한 다양한 전문성과 나눔의 힘을 이어, 어려움에 놓인 이웃의 곁에 더 깊이 다가가려는 공동의 실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