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히사시 : 1947년 미야자키현 출생. 1991년 시 ‘바다의 말(馬)’로 제1회 ‘이토 세이유 상’ 수상. 1992년 시집 《과수원》으로 제42회 ‘H씨 상’ 수상. 시집 《피뢰침》, 《말(馬)》, 《진혼제》, 《성몽담》, 《양지》, 《가시》 등 14권에 달함. 에세이집 《시에서 시로》, 시론집 《작은 여운-시와 일상과》 등 다수. 영역시집 《Tales of Holy Dreams》, 한국어역시집 《7개의 밤의 메모》(문학수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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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정원사
위대한 정원사가 정원을 말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생을 돌고 도는 생명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자기 자신을 비우는 것이다.
말 못하는 것들의 사랑에 안기는 것이다.
위대한 정원사가 정원을 만드는 것은
끝나지 않는 것을 만드는 것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산천초목을 닮은
자기 자신을 만드는 것이다.
말 못하는 것들과의 대화를 즐기는 것이다.
위대한 정원사가 늘 미소를 담고 있는 것은
흙과 물, 빛과 바람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비애로 가득 찬 이 세상의 덧없음에 비춰보면
자기 자신이 작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다.
말 못하는 것들의 대변자가 되고 싶어서다.
(혼다 히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