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봄 문익환 아카이브

월간 문익환_6월 <늦봄과 6.25>

🈷️ 전쟁 중에 보낸 편지

“아직 보지 못한 의근의 첫 돐, 전란의 자식이니 어찌하리까”

 

“전시에 그 어린 것을 키우느라고…”

▲의근의 첫 돐
전쟁으로 떨어져 있던 아내 박용길에게 늦봄이 보낸 편지. 의근의 첫 돐 무렵에 쓴 것으로 1951년 3월 4일경 쓰인 것으로 추정됨
 

사랑하는 아내 용길에게
무엇으로 나의 그리움을 표현하리오.
가슴에 하나 가득한 심회 풀 길이 없나보우. 
뭉클하는 심장의 느낌. 울고 싶음인지 목이 터지게 당신의 이름을 불르고 싶음인지?
만날 날이 멀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니 안타까운 심정이 더한가 보우.
어제 그저께는 아직도 보지 못한 의근의 첫 돐임을 어찌 무심히 지냈겠오. 전란의 자식이니, 어찌 하리까? 그런 전화 속에서 길러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전시에 그 어린 것을 갂우느라고 애쓰신 할머님, 그리고 당신의 수고를 어찌 크다하지 않겠오. 할아버님 이하 온 식구의 기도 속에서 자라나는 의근의 일생이 빛나기를. 사랑의 사람이 되어지기를!! 오늘과 같이 사랑이 요청되는 날은 전에도 후에도 없을 것이외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랑 외에 믿을 것도 없고 그것 이외에 소망이 없을 것이외다. - 사랑의 사람-
당신과 아가들의 사진은 참으로 반가웠소이다. 
나는 몸 건강한 중에 별고없이 지내고 있오. 그저 다시 만날 날이 안타까울 뿐.
1951. 3.

 

◇1951년 3월쯤 늦봄이 봄길에게 보낸 편지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34번째 돐을 맞이하는 당신에게…”


▲늦봄의 생일에 보낸 박용길의 축하카드

전쟁으로 궁핍하던 시절에도 남편의 생일을 기억하며 보냈던 생일축하 카드. 소박하게 빨간 리본 장식이 달려 있고 한껏 공들여 쓴 흔적이 보인다. 발신자 부분에 박용길의 사진이 작게 붙어 있다.
 

“축 생신. 34번째 돐을 맞이하시는 당신께 하느님의 크신 축복을 빌어 마지 않나이다”.
1952. 6. 1 

 


월간 문익환_6월 <늦봄과 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