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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명승팔경(平壌名勝八景) - 평양기생학교의 그림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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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대정사진공예소(大正寫眞工藝所)에서 발행한 평양명승팔경 사진그림엽서 8매 중 평양기생학교의 그림 수업 모습이 담긴 자료이다. 한복을 입은 두 여성이 실내 바닥에 무릎을 꿇고 각각 넓은 종이를 펼쳐 놓은 채 붓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두 사람 앞의 종이에는 먹을 사용한 회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종이 아래에는 검은색 받침 또는 깔개가 놓여 있다. 화면은 두 학생과 작업 중인 그림을 가까운 거리에서 크게 포착하여 이들의 복식이나 외모보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가 두드러지도록 구성되어 있다. 
사진그림엽서에서 ‘평양기생학교’로 소개된 기관은 1926년 평양에 설립된 기성기생양성소이다. 기성은 평양의 옛 이름으로, 기성기생양성소는 기성권번과 같은 건물에서 운영된 전문 기생교육기관이었다. 3년제로 운영된 교육과정에는 전통적인 가곡·시조·가사·무용뿐 아니라 조선어·일본어·산술·음악·창가와 함께 **서화(書畵)**가 포함되었으며, 1934년 확인되는 교육과정에서는 서화가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모든 학년의 교육과목으로 편성되어 있었다. 따라서 본 자료의 도상은 기생에게 요구되었던 예능 가운데 그림과 서예를 포함한 서화교육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기성기생양성소는 기존의 사적이고 비정형적인 기생교육과 달리 교육과정과 평가방식을 제도화한 근대적 전문교육기관이었다. 이곳의 졸업생 가운데에는 선우일선·왕수복처럼 전 조선에서 활동한 유명 예인도 있었으며, 전통 가무뿐 아니라 당대의 새로운 음악과 공연문화까지 교육하였다. 대정사진공예소 역시 학교 건물, 음악·무용·기타 교육장면 등 평양기생학교와 관련된 여러 사진그림엽서를 제작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듀크대학교 소장 자료에도 대정사진공예소가 제작한 기성기생양성소 사진그림엽서가 남아 있다. 
동시에 본 자료는 이러한 교육활동을 단순한 학교 기록으로만 제시하지 않고 平壌名勝, 즉 ‘평양의 명승’이라는 틀 안에 편입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평양의 성문·누정·고적과 함께 기생학교와 그 학생들의 예능활동까지 관광객이 감상할 ‘평양의 볼거리’로 재구성한 것이다. 특히 일본어 표제는 이들을 彩筆にもその技豊かな妓生, 즉 그림에도 재능이 뛰어난 기생으로 표현하며 교육을 받은 여성 예능인의 능력을 강조하는 동시에, 기생 자체를 평양의 지역적 명물로 소비하는 당시 관광출판물의 시각도 함께 보여준다. 따라서 본 사진그림엽서는 1920~1930년대 평양의 기생교육과 여성 예능교육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자료인 동시에, 그 교육과 학생들의 모습을 관광 이미지로 재구성하여 유통한 식민지기 사진그림엽서라는 두 가지 성격을 함께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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