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놈 목소리
바뀌지 않는 현실
작성자 조진경 게시일 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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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오늘'展, 두 번째 이야기 - 당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2관 <그 놈 목소리>


한글을 떼기 전부터 스마트폰이 익숙한 세대들이 등장했다. 10대들에게는 손 안의 온라인 공간이 오프라인 대화보다 익숙하고 편하다. 익명성에 기댄 온라인 공간은 미처 타인과의 경계와 관계의 윤리를 습득하기도 전에 낯선 타인을 만나는 주요한 매개가 되었다.

주의 깊게 관찰하고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한 아동·청소년의 손바닥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가끔 텔레비전 뉴스에서 나오는 끔찍한 뉴스를 보며 혀를 끌끌 차면서도 정작 내 주변의 아동·청소년들이 숨 쉬듯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온라인 공간에 대해서는 기가 찰 정도로 무지하다.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오늘’展: 두 번째 이야기〉는 바로 그 지점,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실상은 전혀 무지한 아동·청소년이 타인을 만나고 관계를 맺는 온라인 공간에서 시작된다. 무명 천 조각이 겹겹이 늘어져 시야를 가리고 있는 답답한 터널을 지나다보면 실제 온라인 공간에서 성적 목적을 가지고 아동·청소년들에게 접근하여 길들이는 성인 남성 성착취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떻게 아동·청소년들에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지, 기가 막힌다. 그 놈 목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불쾌해져 이 답답한 터널을 빨리 빠져나가고만 싶다.

그러나 우리는 들어야 하고 알아야 한다. ‘온라인 그루밍’이라는 평범한 말이 얼마나 끔찍한지. 아동·청소년들의 일상을 보내는 환경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이런 환경에서 우리 아동·청소년들은 얼마나 상처받고 있을지.

 
아동·청소년 성착취 범죄자 우쭈쭈 녹취록 듣기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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