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결 따라 살아온 삶
짜맞춤으로 가구를 만드는 뚝심
미추홀학산문화원
게시일 2022.12.23  | 최종수정일 2023.02.25



"나무가 좋아서 일을 했고요. 지금도 나무가 좋아서 하고 있고, 그냥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게 행복해요."
 


1. 숭의 목공예마을에 정착하기까지 

태어나시고 목공을 하며 숭의동에 정착하시기까지의 과정은 어떻게 되시나요?
충남 태안에서 태어나서 인천으로 와서 시작은... 직업으로 가진 지는 오래됐죠. 뭐 거의 40년 넘게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제 직장생활을 많이 했어요. 여기 온 거는 한 10년 좀 못 된 것 같은데 제가 이 동네에서는 막내일 거야. 솔직히 나무 만지는 걸 좋아했었어요. 원래 그러다 보니까 이제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취미로 하면 참 좋은데 이제 직업으로 하기에는 좀 배고픈 직업이라고…. 저만 그렇지 뭐 잘하시는 분들은 또 돈도 잘 버시고 그래요.

요즘에는 은퇴를 준비하시는 분들 중에 목공 배우시는 분들도 꽤 있었어요. 다른 공예하고 다르게 이런 나무를 만지고 하는 게 훨씬 정서적으로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주부 생활가구 교육도 하고 그랬었는데…. 다들 좋아들 하시고 만드는 거 좋아하시고. 나무 따뜻하잖아요. 그리고 실질적으로 싱크대 이런 재질로 하는 것은 몸에 해롭지만은 이 순수한 나무는 그렇게 해롭진 않아요. 원목이니까요. 우리가 이렇게 먼지를 마셔도 그렇게 해롭거나 뭐 일부러 먹어서 좋을 건 없겠지만은요.





2. 목공(예) 작업 이야기 

요즘 나무로 뭐 많이 만드셔요?
요즘에 저 같은 경우는 여기 사람들하고 좀 다른 게 저런 가구를 만들잖아요. 저런 가구를 만드는 사람은 이 거리에서는 없어요. 옛날에는 짜 맞춤이라고 그런 식으로 했잖아요. 그런 기계가 우리는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물건을 제가 만들면 좀 고급스럽게 만들고 싶은 그런 욕심은 있어요. 손님들이 뭐 해달라고 하는 거는 손님이 취향에 맞게끔 만들어 주지만, 제가 아까 얘기했듯이 물건을 만들어서 공방에다가 전시한다고 그러면은 진짜 예쁘게 만들어야 할 거 아니야. 그래야 볼거리도 있고. 그래서 아까 그런 말씀을 한 게 공방 카페를 하면은 이제 진짜 물건을 하나 만들더라도 좀 이렇게 가치 있게 짜 맞춤식으로. 일회용이 아니고. 요즘에 가구가 일회용 됐잖아요.

주문받으시고 작업하실 때 어떤 종류의 나무로 작업하시나요? 색깔도 직접 입히시나요?
거기서 원하니까 좀…. 밖에 있는 것도 같은 학교에서 주문받은 건데 그거는 또 그냥 나무 색깔이 그 자체로 이런 색깔도 나오잖아요. 저 뒤에 보면 월넛(호두나무)이라고 저기에다가 그냥 도장만 하면은 자연스러운데 인위적으로 이렇게 스테인을 넣으면은 좀 덜 이뻐요. 아무래도 이제 그런 게 있어요. 자연 그대로가, 나무 색깔 그대로가 예뻐요. 저는 사실 이렇게 색깔 넣는 거 별로 안 하는 편이에요. 색깔 넣기도 힘들고요. 거기서 원하는 색을 만들어서 도장해야 되니까요. 이렇게 해놓고 사포질도 잘 못 하면 다 이게 까지잖아요. 그러면 거기 또 커버해야 하고 해서 그냥 나무 색깔 그대로 하는 쪽을 좋아합니다.

그럼 이렇게 자르실 때는 보통 어떤 기계를 많이 쓰셔요?
기계도 저희만 있잖아요. 다 가봐도 이런 기계 없잖아요. 장단점이 있어요. 요즘에 이 나무가 중국산 같은 거 보면 이렇게 각이 딱 안 맞아요. 사 왔을 때 각이 딱 안 맞다 보니까 그냥 여기다 안 자르고 그냥 밀어서 자르면은 조금은 가내(직각이 안 맞는)가 이렇게 될 수가 있어서 사면을 다 재단을 하고나서 만들고 이제 그런 부분은 장점이죠. 또 다른 분들 가지고 있는 기계는 또 없는 것도 있고 대패라든가, 평대패 그런 거는 또 저는 없고 가게도 좁고 하니까요.

사장님께서 가장 자신 있게 많이 만드시는 종목이 무엇인가요? 
이거는 이제 앞으로도 계속 가구를 자기가 만들면 저런 식으로 만들려고 그러죠. 
그냥 뚝뚝 잘라서 하는 것보다 이렇게(짜 맞춤) 좀 하면은 보기도 예쁘고 뒤틀림도 좀 덜하고 그래서 앞으로 만들어서 판매하는 가구는 뭐 거의 저런 식으로 만들 거예요. 싱크대를 만들어도 그렇고 장롱을 만들어도 그렇고 장식장이든 서랍이든 그 앞판은 저런 식으로 원목으로 하되 저렇게 짜 맞추는 식으로 만들고 싶은 거죠. 무게도 조정은 가능하죠. 그냥 나무를 이게 아무리 붙였어도요. 그냥 나무를 잘라서 문을 달아놓아도 저런 식으로 하면 뒤틀리는 거는 방지가 돼요. 이거는 저렇게(어슷하게 짜 맞춤으로) 하려면 그만큼 공정이 많이 들어가니까. 그러면 제가 가지고 있는 기계가 있으니까 그게 가능한 거고요.

짜맞춤 작업을 하려면 왠지 수학적인 뭔가 계산이 잘 돼야 할 것 같아요.
날을 잘 만들어야죠. 그렇게 깎아주니까 이게 가능한 거죠. 옛날처럼 손으로 하는 건 아니고 기계로 하니까. 날은 맞추죠. 그렇게 맞춰야 만이 저런 식으로 짜 맞춤이 되는 거고요. 많이 연구를 해야 돼요. 타카 후 본드 발라서 하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가구를 완벽하게 만들려고 그러면 짜 맞춤이나 그래도 피스 조립 정도는 해줘야 튼튼하지. 사포도 잘 해 가지고 타킹만 해도 제가 봤을 때 나쁘지는 않아요.


3. 목공예거리 이야기

사장님은 요즘에 숭의 목공예거리가 어떤 것 같으신가요?
조금 썰렁하죠. 그냥 다른 분들은 워낙 이제 오래 하셨으니까 배다리에서부터 오래 하셨으니까 모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그냥 여기가 목공예거리니까 지나가다가 빈 가게도 있고 해가지고 우연치 않게 오게 됐어요. 처음부터 계획을 가지고 온 건 아니고. 옛날에는 진짜로 이 거리가 저 운동장 있는 데서부터 이렇게 배다리까지 이렇게 해서 참 많이 활성화돼 있었는데 저는 늦게 와서 잘 모르겠는데 저 10년밖에 안 됐잖아요. 다른 분들은 한 삼 사십 년씩 다 하셨나 보더라고 그래서 근데 일이 그만큼 없는 거죠. 뭐 지금 옛날에는 나무문으로 많이 하고 그랬는데 자꾸 우리 지금 뭐 다 그냥 그거 ABS(합성수지) 문짝인가 그거로 이제 대체하고 그러다 보니까 일이 많이 없지.


 
장식장 수평 맞추기



4. 앞으로의 바람

그렇다면 앞으로 숭의 목공예거리에 대한 바람이 있으시다면요?
그냥 뭐 저 같은 경우는 그냥 거리라기보다도 나무가 좋아서 일을 했고요. 제가 지금도 나무가 좋아서 하고 있고, 그냥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게 좋아요. 저는 경제적인 것하고 상관없이 행복해요.
누군가도 나무 만지면서 사는 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거라면, 체계적으로 좀 교육을 해서 창업까지 이어진다면 좋겠죠. 지금 숭의 목공예센터가 있잖아요. 센터를 중심으로 해서 후계자를 양성까지는 아니더라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을 거 아니에요. 아니 이 거리 꼭 아니더라도 목공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또 귀농하시는 분들도 좀 배워가지고 시골에 가서 요즘에 또 공구가 잘 나오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할 수는 있어요.

그러면 이 거리가 말씀하신 대로 발전하기 위해서 혹시 사장님의 역할이나 필요한 곳이 있을까요?
만약에 센터를 중심으로 1층에 또 기계 같은 게 돼 있으니까 관심 있는 분들 와서 배운다고 그러면 제가 좀 많이 다쳐봤잖아요. 안전 교육도 하고 또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면은 수업도 할 수 있고 그런 식으로 활성화됐으면 좋겠어요. 학생들 교육 위주의 수업도 좋지만, 센터에 전시공간도 생겨서 여러 사람의 작품들 상설 전시도 하면 좋겠습니다. 주차 공간도 그렇고 좀 아쉬운 게 많죠. 와서 볼거리가 있어야 되는데, 그런 게 없어서 아쉽습니다.
교육도 그래요. 제가 할 때는 주부 생활 가구 맡았었는데 그때는 그분들이 진짜 원하는 걸 제가 만들어 드렸거든요. 





만약에 좀 가까운 곳에 젊은 목공인이 온다면 혹시 선배로서 이분들한테 어떤 말씀 해 주시고 싶으세요?
글쎄 뭐 제가 조언해줄 정도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일단은 좋아해야 되요. 일을 배우시려면은 그냥 막무가내로 하는 게 아니고 자기가 좋아해야 만이 이 직업을 가질 수가 있다고 생각해요. 막무가내로 직장 생활한다고 생각하면 오래 못 할 거야. 

사장님은 직장생활도 해보시고 그다음에 이렇게 공방을 내셨잖아요. 뭐가 가장 큰 차이가 있을까요?
공방은 아무래도 자기 혼자서 하니까 그래도 자유는 있잖아요. 그리고 또 손님이 원하는 물건을 만들어다 주니까 그것도 성취감도 있고요. 회사에서는 틀에 박혀 있으니까. 회사생활 할 때는 전체적인 걸 만드는 게 아니라 일부분만 하니까요. 마음을 비우고 이제 물론 경제적인 게 좀 뒤를 따라와야 그것도 되겠지만, 그게 좀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제가 보니까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죠. 저도 요즘에 와서 조금 나아졌는데 그냥 그래도 나무 만지는 게 좋고 그래요. 뭐 만드는 거 좋아하고. 여기로 오기 전에 참 좋았는데, 여기 와서 많이 상했어요. 이거 하시는 분들도 술을 좋아해요. 저도 술 좋아하거든요.

꼭 남기고 싶은 말씀 있으세요?
글쎄요. 앞으로 그냥 열심히 해야죠! 솔직히 말해서 기회가 되면 아까 얘기했던 그 꿈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서 시골로 가던가. 이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죠. 그래도 하려고 그러면은 한 5~60평은 돼야죠. 그렇다고 뭐 공장을 하는 건 아니고 그냥 뭐 취미생활 비슷하게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노후를 그렇게 계획하고 있습니다.


 
시민기록일지
• 면담자 : 이혜숙 (면담지원: 조연희, 정은주)
• 면담일시 : 2022.10.21. 14시 / 2022.10.31. 15시
• 면담장소 : 모던목공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