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결 따라 살아온 삶
마루칼, 평칼, 삼부칼. 그렇게 세 가지만 가지고도 가능해요
미추홀학산문화원
게시일 2022.12.23  | 최종수정일 2023.02.25



연장은 주로 세 가지면 돼. 세 가지가 거의 다 똑같은 거예요. 마루칼, 평칼, 삼부칼이라고 부르지. 우리한테 이게 자나 다름없어. 세 가지 주로 많이 써요. 그렇게 세 가지만 가지고도 다 가능해요.
 


1. 고향에서 인천으로 정착하기까지의 여정

고향에서 보낸 어린 시절은 어떠셨나요?
고향은 경북 안동이에요. 인천에서 산 지 50년 정도 되는데 어려서 인천에 올라온 거지. 16살에 올라왔어요. 어린 시절에 고향에서 너무 어렵게 살아가지고 잘 생각도 안 나요. 부모님은 다 돌아가시고 형제들이 있는데 다 인천에 살아요. 
어린 시절에 친구하고 싸움하고 집에 못 들어온 적이 있어요. 걔는 좀 부유한 집의 자식이고 나는 없는 쪽이다 보니까 억울한 일들이 많았지. 옛날에 시골에서 학교 다녀봤지만 변변한 교실도 없고 그냥 여름에는 나무 밑에서 돌멩이 앉아서 배우고 뭐 그랬지. 학교는 시골에서 6학년까지 다녔는데 지금도 그 학교가 남아 있어요. 몇 년 만에 한 번씩 내려가는데 요즘은 못 내려가요. 국민학교 동창회도 하고 이래 했는데 이제 나이들이 내일모레 80세가 되니까 동창회도 이제 못하지. 내가 4남매인데 우리는 다 동창이 아니야. 시골은 보통 형제들이 거의 동창인데 우린 아니야. 집안 상황이 동생들이 먼저 올라오고 저는 가족이 많으면 좀 힘드니까 좀 늦게 올라온 편이에요. 

인천에 올라오셔서 경험하신 일들은 어떤 것이었나요? 
16살에 올라와서 안 해본 거 없죠. 내가 장남이니까. 한 일곱 가지 일을 해봤어요. 책가방, 깡통으로 양철로 만든 호롱 등불 등잔 그런 거 별거 다 해봤지. 옛날에 뭐 오줌통 물통 같은 거 있잖아. 그걸로 시작해가지고 저기 보이잖아요. 어디 하나 있는 거. 저기 있잖아. 옛날 그런 것도 만들고 술통 큰 것도 만들고 안 해본 거 없다니까.



동일 양복점이라고. 오래됐어요. 열일곱에 양복점에 들어갔나. 얼마 못 했어요. 그때 당시에는 목공이 돈이 더 많으니까 부모님이 가라고 해서 양복집을 그만두고 목공을 했지. 양복은 배울 때 뭐랄까 누나한테 매도 맞아가면서 그때는 새벽 12시까지 했으니까. 작업이 12시 통금이 돼야 집에 와서. 아침 7시에서 밤 12시까지. 밥도 못 먹고 했지 그때는. 아는 사람 없으면 들어가야 하루 천 원 그러니까 돈이 얼마 안 됐어. 시간은 긴데. 내가 장남이다 보니까 열심히 다녔지.

가족 관계는 어떻게 되세요?
남매는 출가하고 지금은 집사람하고 둘이 살고 있어요. 군대 생활을 69년도에 했고 결혼은 72년도에 했어요. 중매해서 여러 번 만났지. 결혼하고는 송림 3동에 제일 처음에 왔어요. 전도관 있는데. 송림동 모습이 거기는 별로 발전이 안 됐죠. 여기도 마찬가지고요. 그 동네는 예나 지금이나 발전된 게 없어요. 지금은 서구 검암에 살아요.
부모님은 다 돌아가시고 형제들이 있는데 4형제야. 다 인천에 사는데 사실 뭐 한 달에 한두 번씩 보지요. 나이가 많으니 아픈 데가 많아 가지고 자주 봐요. 지금은 즐겁기도 하고 만나서 얘기하면 또 행복하지.


2. 신정목공예의 과거와 현재

신정목공예의 전신은 어디였어요?
열일곱에 양복점에 들어와서 일하다가 그때 당시에는 목공이 돈이 더 많으니까 부모님이 가라고 해서 양복 일을 그만두고 목공 일을 하게 됐는데 도원동에서 했어요. 남의 돈, 내 돈 전부 내서 한 거지. 내 집이지만 남의 집이나 다름없었지. 그때 상호가 동생하고 같이해서 형제공예사였어요. 도원동에서 동생하고 같이 운영할 때 이거 전부 그거예요. 내 동생이 이 로구로는 인천에서 최고니까. 동생도 따로 해요. 동생은 나보다 지금 더 크게 하고 있는데. 동생은 눈대중으로 그냥 다 해. 그때 당시에도 저거 로구로만 했어요.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데 이제 나이가 있으니까 요즘은 좀 힘들죠. 힘이 드니까 어려운 거지. 내 나이가 내일모레 80인데.

지금 만드시는 제품에 사용되는 도구에 관해 설명 부탁드려요.
이건 허리 운동하는 거예요. 이 도구는 홈 팔 때 써요. 몇십 년 된 건데 철공소에서 주문 제작해서 맞춘 거예요. 이런 칼도 맞춰오고 그래요. 연장은 주로 세 가지면 돼. 세 가지가 거의 다 똑같은 거예요. 마루칼, 평칼, 삼부칼이라고 부르지. 우리한테 이게 자나 다름없어. 세 가지 주로 많이 써요. 그렇게 세 가지만 가지고도 다 가능해요. 이거는 겉목 칠 때 하는 거고 이거는 홈파는 거예요.

   

이런 기둥을 다 로구로라고 불러요. 이렇게 긴 거를 로구로라고 부르는 거예요. 이걸 만들 때 힘들어요. 만들면서 다치기도 하지. 전부 당연한 건데 뭐. 이거 하는 분들이 다 그래요.

  


주문량은 어떤가요?
주문량은 많아요. 그래서 좀 힘들긴 하지만 힘이 닿는 데까지 해야지. 집에서 놀아 보니까 더 힘들어. 그냥 내 손자 애들한테 손 안 벌리고 그 정도는 돼요.편하잖아 애들 보고 돈 달라면 좋아해 내가 벌어서 쓰면 좋지. 자기들 먹고 살기 힘들어서.
회사에서 하는 것도 여러 가지 있지. 개인도 많고 회사도 많아요. 회사에서 하는 게 조금 더 많지. 회사 숫자가 많으니까. 개인이 주문하는 건 하나씩 만드니까 몇 개 안 되니까 힘들지.

  



목공 관련 일은 얼마나 하셨는지요?
오래 했지. 삼십 년. 일을 하다 보면 아까도 말했지만, 많이 다쳐. 손도 많이 다쳤는데 오른손보다 왼손을 많이 다치는데 이상하게 이렇게 되더라고요.

  

3. 남기고 싶은 인생이야기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려요.
힘이 닿는 데까지 해야지. 애들한테 손 안 벌릴 정도는 되니까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해야지요. 지금은 행복하니까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는 주문도 받고 하려고.

작업하시는 것도 보여주시고 인터뷰도 재밌게 해주시고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시민기록일지
• 면담자 : 정은주 (면담지원: 이혜숙)
• 면담일시 : 2022.8.3 / 2022.10.21
• 면담장소 : 신정목공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