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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10년의 노하우로 홍어를 손질하다
최지은
게시일 2022.02.09  | 최종수정일 2022.03.29

10년의 노하우로 홍어를 손질하다

 
구 술 자 : 홍길순(1959년생)
면 담 일 : 2021년 6월 24일(목)
면 담 자 : 고재봉
면담장소 : 흑산도홍탁

홍어의 맛과 변화
사장님은 그러면 고향이 어디신가요?
전라남도 나주요. 나주 밑에 영산포.

전라도에서 홍어를 삭혀 먹는 지역이 있고, 삭혀 먹지 않는 지역이 있지 않나요? 
우리는 어려서부터 삭힌걸 먹어가지고, 안 삭힌거를 또 못 먹겠더라고.


그러면 고향에서 삭혀서 드신거랑 인천에서 장사하시면서 삭혀 드시는 거랑 정도의 차이가 있나요?
많죠. 어렸을 때는 국산 홍어만 흑산도에서 오는 거라 오래 둬도 굉장히 깊이 있게 깊은 맛이 나면서 삭혀졌는데, 지금은 국산을 써도 오래되면 짜져버려요. 그리고 요즘은 바닷물도 오염되고 옛날하고 다르잖아요. 물속도 온도가 옛날에는 환경이 별로 나쁘지 않아서 괜찮았는데, 지금은 많이 삭혀지지가 않아요. 짜져버려요.

저희 집에서도 홍어를 쪄먹거나하면 짠 맛이 강해지더라고요.
그런다니까요. 옛날에는 안 그랬어요. 옛날에는 어렸을 때는 진짜 맛있었어요. 지금은 옛날 맛이 안 나요.

그렇긴 한데, 홍어를 쪄먹으면 왜 이렇게 짜지? 이런 이야기를 했었어요.
오래돼서, 오래놔두고..

그러면 예전에 삭혀 먹었던 게 더 심하게 삭혀 먹었었나요?
맛이 깊은 맛이 있었죠. 오래되고.

사실 깊은 맛이 어떤 맛인지 모르니까요.
아무리 먹어봐도 옛날에 먹었던 맛은 안 나요. 우리 전라도에서는 홍어무침도 삭힌 홍어로 무쳐요.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까 안 삭힌걸로..



고향음식, 홍어
그러면 인천은 언제 오신거에요?
어려서 중학교 때 서울에 올라 와가지고, 90몇년도에 인천에 왔나..

그럼 여기서 장사는 몇 년도부터 하신거에요?
2005년. 10몇년이 됐죠.

 

그러면 고향음식을 파는거에요?
여기서 장사하기가 냄새 때문에 사람 구실을 못해요. 냄새가 옷이고 신발에도 배서 택시타면 냄새나니까 택시아저씨가 문열어놔요. 날마다 사우나를 10년 넘게 끊어 놓고 다녀요. 그러면 그나마 낫지. 머리도 여기 있다가 집에 가면 냄새가 엄청나요. 그러니까 아침에 일어나서 사우나 가서 땀 쫙 빼고 나면 그나마 낫지.

어떻든 간에 남도 음식에서 제일 대표적인 음식이잖아요. 꼭 빠지지 않는 음식이고요. 잔치에서도 나오는 것도 그렇고 초상집에서 반드시 나오는 것 중에 하나로 알고 있는데, 대중적이지 않고 보통은 유난히 찾는 사람들만 찾거나 고향사람들이 찾는 음식인데, 그럼 손님분들 중에 전라도 분들이 조금 많으신 편인가요?
네, 그런데 전라도 분들도 별로 못 드시는 분들도 많아요.

아, 그런가요? 그럼 이거는 삭힌걸 가지고 오시는 건가요?
제가 많이 삭혀봤어요. 그런데 손질하기가 힘들어. 11kg만한게 이 상보다 조금 적어요. 10kg 조금 넘는걸 내가 작업을 해요. 내가 홍어 가져오고, 거기서 손질해서 싸서 내가 삭혀요. 항아리 밑에 막걸리를 붓고 채반 넣고 지푸라기 넣고 막걸리는 물에 닿으면 안 되니까 올려놓고 포대자루로 하루 이틀 덮어놔. 그러면 조금 더 삭혀지지.

보통 삭힐 때는 술이나 짚만 있는거죠?
술은 거기다 붓는게 아니라 가쯤에 부으면 막걸리 냄새가 올라오잖아. 그러면 조금 삭히는 냄새가 나더라고.

예전에는 홍어가 굉장히 비쌌던걸로 기억해요.
지금도 비싸요.



인천에서의 홍어
아, 네. 어쨌든간에 전라도에서 오신 사장님이 홍어를 가져다가 장사를 하시는거네요.
그런데 흑산도도 먼데 만약에 서울이나 그런 곳에서 하면 막히는데 여기서는 위치가 골목이다 보니까 그것도 비싸다고 그래. 비싸다고 그러면 어쩔때는 눈물이나.

사실 사람들이 가치를 모르니까요.
또 어떤 분들은 송도에서 드셔 본 분들은 여기가 만원 이만원 이상 싸대요. 그런데 가려고 대리를 부르면 그 가격이 그 가격이야.

예전에는 그래서 홍어 크게 말린 것들 선물로도 막 주고 그랬던게 기억이 나요. 그러면 애도 삭혀서 먹나요?
애는 안 삭혀요. 애도 싱싱한거는 안 얼려 놓은게 있는데, 어제 그래서 삭히려고 새로 가져온거야.


 


어쨌든 홍어회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 중 하나 아닙니까? 말씀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