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 사람들은 이 맛을 안다
[오징어볶음] 뭘 시켜도 실패 불가
양지원
게시일 2022.02.09  | 최종수정일 2022.03.29



손님에게 정성껏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요리하신다는 사장님의 그 마음이 고스란히 음식에 담겨있습니다.

홍길자(1944년생)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27살에 결혼 후 인천에서 살고 있고, 40여 년 식당일을 해오고 있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인터뷰 응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사장님 연세와 가족관계 그리고 고향은 어디세요?
77세고요, 아들 딸 하나씩이고 고향은 익산이에요.

미추홀구에 얼마 정도 거주하셨어요?
지금 여기서 한 50년. 시집 와가지고 바로 살았어.

그러면 가게를 오픈한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지금 40년 됐어요.

동네에 있는 밥집이라 몇 번 와서 먹었었거든요. 근데 어떤 분께서 이 가게가 맛집이라고 얘기해 주셔서 내가 아는 그 집 맞나 했었어요. 가게를 처음 하시면서 백반집을 시작하신 거예요? 백반집으로 선택하신 이유는요?
그냥 집에 있으면 좋아하고, 생활하기 위해서예요.

다른 음식점 종류도 많은데 백반집은 좀 더 힘드실 것 같아요. 반찬들도 준비를 하셔야 하니까요.
그래도 혼자 할 수 있는 거도 있어요. 아침에 시장 봐서 하고 그래요.

아침에 장 보시고 반찬을 준비하셔야 되잖아요. 백반은 찬이 매일 바뀌고 국도 바뀌어야 되는데 준비하실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으실까요?
매일매일 바꿔주고 백반의 반찬은 여러 가지 생선이 들어가요. 여기 꼭 생선이 있어요.

 


쌀은 어디 거 쓰세요? 백반의 기본이 밥과 반찬이니까요.
쌀은 이마트 쌀. 그러니까 지역은 상관없이 이마트 우리 쌀.

거기 쌀을 쓰시는 이유는 따로 있으세요?
아니 그냥 먹어보니 괜찮아.

반찬을 매일 준비하실 때 메뉴를 선정하실 거 아니에요. 오늘은 무슨 반찬을 할지 선정 기준이 있으세요?
백반은 매일매일 다르게 줘야 돼. 똑같은 음식을 해도 신경 써서 하고.

아침에 일어나셔서 메뉴를 머릿속에 생각하고 시장을 보러 가세요? 아니면 시장에 가서 정하시나요?
아니, 머릿속에 생각하고 가겠지.

그 재료가 없을 수도 있잖아요. 아니면 그날 너무 비싸던가.
비싸도 사고 싸도 사고 생각한 대로 사요. 40년을 그렇게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반찬 하실 때, 집에서 드시는 반찬 만드는 거랑 다르게는 안 하시나요?
똑같아. 우리 식구들도 여기 와서 많이 먹어요.

저는 집에서 하는 요리하고 식당 할 때 좀 뭔가 다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똑같게 해. 그래서 착오가 없어. 손님들이 아침에 자주 먹어도 맛있다 해.

 


음식에 손맛이 많이 들어갈 거 아니에요. 사장님의 손맛은 어디서 왔을까요?
엄마가 음식을 잘했어. 옛날에 엄마가 그랬어. 전라도 고향이시니까 믿고 먹는 거죠.

전라도는 저도 여행으로 몇 번 갔는데, 그냥 아무 집이나 들어가도 맞아요. 기본 이상은 했던 것 같아요. 실패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어머님 솜씨도 좋으셨구나.
친정엄마가 그러니까 딸들이 다 잘하더라구.

그렇기 때문에 백반집을 선택하실 때 무리가 없으셨을 수도 있겠어요. 요즘에는 코로나 때문에 달라지신 점이나 어려우셨던 점은 없어요?
손님이 없지. 많이 줄어든 거야. 그래도 그냥 현상 유지보다도 그냥 그냥 오시는 분들이 맨날 오고 또 깔끔하고 이러니까.

전보다 아무래도 손님이 좀 줄어서 매출은 많이 차이 나셨겠네요?
많이 차이 나. 그래도 찾아오시는 단골분들은 많이 오니까 그냥저냥 하는 거야. 동생하고 둘이 동업하니까 적자는 안 보니까.

요즘 폐업하는 데가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도 사장님이 가게를 유지하시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노느니 뭐해. 그냥 하는 거야.

이제 손님이 좀 줄어서 전처럼 이득이 많이 남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직은 유지가 가능하실 정도라는 거네요. 그것만 해도 정말 다행인 것 같아요. 요즘에 힘나게 하는 손님이 있으실까요?
여기는 그런 건 없어. 그냥 손님이 꾸준해. 꾸준한 손님들 다 단골이니까. 몇 십년지기. 그분들이 힘 나게 해.

지금 한 40년 되셨는데 조금 더 하실 거 아니에요. 건강이 허락하시는 한?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해야지.

사람들한테 어떤 가게로 기억됐으면 좋으시겠어요. 바람이 있으세요?
바람이라면 그냥 저 주안7동에 맛있는 백반집이라고 말하는 거지.

처음에 가게 간판 이름 정하실 때 정성식당으로 정하신 이유가 있었을까요?
막내아들이 3학년 때, 엄마 그냥 정성스럽게 해드리면 손님 많을 것 같다고.

아드님이 힌트를 주신 거네요. 손님한테 정성스럽게 대접하는 식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앞으로 이제 몇 년 하시다 보면 이 가게를 스스로 혼자 운영하시기 어려운 시기도 분명히 올 거란 말이에요. 그럼 자녀분들 중에 이어서 누가 이 가게를 계속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하시고 계신가요?
없어. 다 자기 사업들 하니까. 그리고 또 나이도 많고 하니까 2~3년 하면 마지막이 되겠지.

같이 하신다는 분이 여동생이신 가요?
근데 허가증은 내 언니 꺼.

가게를 지금 한 40여 년 하셨는데 앞으로는 이런 점은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하는 점 있으세요?
그런 거 없는 것 같아.

한결같기를 바라세요?
응 그래. 바뀌기는 뭘 바뀌겠어.

저희가 시민 기록단이에요. 저희가 문화원에서 작은 책자를 만들고, 지역 주민들이 또 책을 받아보시는 분들이 계실 거예요. 그럼 그분들에게 부탁이나 당부의 말씀 있으실까요?
우리 가게는 국산, 전부 국산. 그리고 집에 여기서 손수 만든다는 거. 사서 쓰는게 하나도 없어요. 고기 종류만 호주산 쓰는 거고 나머지 다 국산이에요. 특히나 쌀부터 시작해서. 그래서 여기는 수입이 없어. 그러니까 소고기 돼지고기도 다 국산이에요. 육개장 할 때 그 쓰는 거, 그거 다 만들어. 그니까 피곤해.

궁금한 게 있는데 40년 전부터 언니랑 같이 식당 하신 거예요?
나는 내 장사를 하고 또 나는 서울에서 살고. 밑에 동생이 있는데, 언니하고 그 동생하고 하다가, 나중에 내가 같이하게 됐지.

사장님이 같이 하시게 된 거는 언제 정도 된 거예요?
이제 한 15년 20년.

오늘 인터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민기록일지
· 면담자 : 이혜숙 (면담지원 : 정지선)
· 면담일시 : 2021. 10. 15.
· 면담장소 : 정성식당